토론 스킬은 문재인, 메시지 전달력은 안철수
토론 스킬은 문재인, 메시지 전달력은 안철수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11.22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文-安 맞장토론, 커뮤니케이션 승자는 누구?

“토론 기법은 문재인 후보가 한 수 위였고, 메시지 전달력에선 안철수 후보가 더 나았다.” _ 정성호 동명대 교수(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전체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참여정부의 과오를 인정하면서까지 국정 경험과 연륜을 보여줬다면, 안 후보는 경청의 자세를 부각시켰다.” _ 정진호 플레시먼힐러드 팀장

[The PR=강미혜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국민적 큰 관심 속에 21일 밤 진행한 TV 맞장토론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의 평가다. 각 후보의 토론 스타일에 따라 장단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대화의 주도권 측면에선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질렀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정 교수는 변호사 출신인 문 후보의 토론 스킬에 보다 후한 점수를 줬다. 정 교수는 “문 후보가 상대 후보에 대한 응대나 주장에 대한 재반론의 적극성에서 뛰어났다”면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토론이었던 만큼 흥미나 관심도에선 문 후보 쪽이 앞섰다”고 평했다.

여기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 쌓은 경륜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정 교수는 “안 후보가 청춘콘서트를 통해 대학생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해왔다고 하지만, TV토론은 대중을 상대하는 것과는 완전 다르다”면서 “상대적으로 문 후보에게 TV토론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 팀장 역시 문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정 팀장은 “문 후보는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등의 공세를 펼치며 자신감 있게 토론을 주도했다면, 안 후보는 자료를 찾고 책 읽는 듯한 소극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메시지 전달력에선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다소 우세했다는 의견이다. 정 교수는 “토론의 주도권은 문 후보가 가져갔다고 할 수 있지만,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펼치는 데에는 안 후보가 훨씬 더 차분하고 조리 있게 얘기했다”며 “(안 후보)지지층 입장에선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세 펼친 문재인 vs. 소극적 모습의 안철수…긴장도는 다소 떨어져

하지만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 있어 용어 선택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정 교수는 “안 후보가 준비된 자료에 충실하다 보니 단어 선택이나 문장 구사에서 다소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았다”며 “젊은층은 몰라도 나이든 장년층은 ‘저게 무슨말인가’ 할 법한 내용들이 있었다. 한 마디로 전체 유권자의 평균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두 후보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주목했다. 문후보가 전반적으로 논리성을 추구했다면, 안 후보는 감성적인 접근법을 취했다고.

정 팀장은 “문 후보는 숫자 중심의 근거 제시로 커뮤니케이션에 안정감을 줬고, 안 후보는 가슴에 품고 있던 편지를 꺼내거나 그간의 민생 탐방 사례·경험을 이야기함으로써 친근하게 접근했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두 후보 모두 발음이나 전달력에서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서로간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는 확실하게 전달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TV토론의 분위기는 단일화 방안에 대한 입장차를 제외하곤 ‘훈훈함’으로 요약될 수 있다. 정 교수는 “적이 아닌 동지 입장에서 만난 사람들이니 첨예하게 대립되는, 혹은 주고받는 식의 토론은 애초부터 기대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정 팀장도 “전체적으로 정책 차이가 크지 않은 두 후보간의 토론이어서 ‘날선 토론’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재미는 다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단일화를 위한 토론회였다곤 하나, 어차피 선거는 제로섬게임이다. 그런데 어제 토론회는 너무 정중했다”면서 “그런 밋밋함 때문에 시청자들의 채널이 돌아갔을 수도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