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수단 발달해도 휴먼 네트워크는 공존해야”
“소통 수단 발달해도 휴먼 네트워크는 공존해야”
  • 김영순 편집장 (ys.kim@the-pr.co.kr)
  • 승인 2012.11.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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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PR인’ 이길주 KT 홍보실장의 PR원칙…첫째도 둘째도 ‘신뢰’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올해의 PR인’ 시상식에 2012 PR인으로 이길주 KT 홍보실장(전무)이 선정됐다. PR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거라며 겸손하게 선배와 후배 그리고 회사에 공을 돌린 이길주 전무를 만나 이번 시상의 의미를 되짚어 보았다.

[The PR=김영순 편집장] 지금의 PR인들은 전통적인 PR인들에 비해 역할이 매우 많이 확장돼 있다. 우선 예전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들이나 매체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회사에서 PR인들에게 요구하는 범위도 크고 다양해졌다. 이 전무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저희 회사가 2002년도에 민영화 되고, 또 근래에 와서는 혁신을 거듭하여 ICT 기업의 리더 기업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에 이번 수상도 가능하지 않았나 봅니다. 이처럼 모두가 함께 성취한 업적이지만 단지 PR쪽에서 저를 지칭해 상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다 할 홍보실이 없던 시절, 당시 사장 비서실의 홍보담당 비서(부속실)로 일을 시작했고 정식으로 홍보실이 생긴 87년부터 대략 25년 정도 홍보 업무를 하고 있는, 홍보 2세대 이 전무. 회사의 역사와 거의 궤적을 같이 하고 있는 그에게 이 수상은 후배들에게 일종의 롤 모델이 되어달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지식기부 직원들 200여명 수행의 중심 축

“KT의 경우 홍보실에 사회공헌에 대한 미션이 주어져 있고, 실제로 IT서포터즈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을 지원자로 뽑거나, 저희 회사의 직원들이 업무와는 별개로 스마트 기기 사용법이라든지 IT기기 사용법을 노년층, 저소득층, 지역 아동센터 공부방에 있는 아이들에게 사회봉사 차원에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KT에는 이런 식으로 일종의 지식기부를 하는 직원들이 200여명에 달하고 그 직원들을 이끌어 온 사람은 바로 이 전무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전무 스스로는 이번 수상 결과에 이 부분이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PR쪽은 다른 분야보다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빠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점들이 항상 있어왔습니다. 저는 회사가 공기업 시절에도 이 일을 해왔는데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PR쪽이 치열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환경 역시 지금처럼 매체도 많지 않았고 또 커뮤니케이션 수단들 역시 발달이 안 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면대면 접촉으로 언론과 같이 생활하다시피 했었죠. 그리고 KT가 민영화 되고 최근에 와서 혁신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는 일에 대한 양이나 질이 예전보다 많이 증가됐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일에 대한 보람이나 만족도도 비례적으로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공기업 시절이나 민영화 이후나 나름대로 힘든 부분과 그에 비례하는 만족도가 있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은 신뢰

최근에는 SNS 등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나 매체도 많아졌기 때문에 직접적인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전무는 커뮤니케이션이란 결국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리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휴먼 네트워크가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PR인들은 반드시 면대면 접촉이 아니더라도 각자 특성에 맞게 신뢰를 이어 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서로의 연결 고리를 단단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제가 보기에는 최근 소셜로 대표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진정성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고 아무리 큰 변화가 일어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신뢰입니다. PR인의 이야기가 PR대상에게 제대로 전달되려면 신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마치 해명자료에 신뢰가 없다면 아무도 그것을 의미 있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노력도 중요하지만 상대에게 주는 신뢰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은 인터넷이 아닌 실제 현실속의 만남과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전무는 이처럼 신뢰와 인간관계를 PR인의 기본 덕목으로 짚어주었고 PR의 역할도 ‘언론의 언어를 회사의 언어로 바꾸어 회사에 전달해주고, 회사의 언어를 언론의 언어로 바꾸어 언론에 주는 것’이라고 간략히 정리해 주었다.

“제가 느꼈던 건 여러 회사의 간부들이나 의사결정권자들, 심지어 ‘이 정도는 충분히 커뮤니케이션 할 때 참고로 하거나, 참작을 할 수 있는 분들이겠지’라고 여겼던 분들조차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회사의 현안을 그저 밖으로 잘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다소 초보적인 것이지만, 그리고 회사의 미션이나 철학이 담겨야 하겠지만 회사와 언론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언어를 바꿔주는 것이야 말로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KT가 ICT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보니 직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자료의 양도 그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 특히 PR인 입장에서는 매체가 다양해면서 이 자료가 어디에 적합한지 더 많이 심사숙고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 구분이 모호하고 명확한 타깃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 결과 자료의 양은 많아질 수 밖에 없고 늘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확실한 타깃을 대상으로 자료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항상 고민합니다. 예를 들면 인터넷 쪽에 맞는 자료는 인터넷 쪽에, 방송에 맞는 자료는 방송 쪽에 제공해야하겠죠. 이처럼 매체 특성에 적합한 자료로 채택율을 높이는 작업이 큰 과제입니다. 또 시대의 화두가 컨버전스다 보니 KT역시 통신회사이지만 여러 가지 통신 외적인 분야들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다루어야 하는 영역 역시 커졌고 그만큼 많은 변수를 가져왔죠. 하지만 어쩌면 이 고민은 저희뿐만 아니라 이런 컨버전스 시대를 사는 모든 이들이 ‘선택과 집중’에 대해 안고가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ICT쪽에서는 필연적으로 컨버전스가 일어날 수밖에 없고, 제대로 된 컨버전스를 하려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고, 그 방법은 상생일 수밖에 없다는 이슈를 던졌다.

마지막으로 이 전무는 달라진 PR환경이 요구하는 PR인의 자질을 경험과 융화로 정리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요즘 후배들의 실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활용도도 높고 반짝이는 개성들을 보며 놀랄 때도 있죠. 다만 예전 선배들과 다르게 남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 경우 그것을 받아들이고 융합하는 면에 있어 조금은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책으로 보고, 공부를 해서 얻는 것도 좋지만 아무리 현실적응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직접적인 경험과 체험을 통해서 얻는 것과는 본질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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