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광고 규제 공격적 홍보 힘들어”
“의료광고 규제 공격적 홍보 힘들어”
  • 강주영 (kjyoung@the-pr.co.kr)
  • 승인 2010.04.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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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영 한국병원홍보협회 회장

병원도 PR시대다. 병원 수가 크게 늘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건강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병원 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 위상 또한 높아져 병원홍보담당자들의 역할에 힘이 계속 실린다. 이런 변화에 발맞추고자 한국병원홍보협회는 전문홍보인 양성을 위해노력 중이다. 회원 간 친목도모는 물론, 홍보인 교육 및 문화사업 등을 펼치며 병원홍보 발전을 돕고 있다.

올해는 오기영 한국산재의료원 홍보팀장이 회장(임기 1년)을 맡았다. 오 회장은 숙원사업인 사단법인 등록에 사활을 걸었다. 법적지위를 확보해 병원홍보인의 위상을 한 단계 더 ‘업’ 시키려는 것이다. 회장 아닌 ‘일꾼’이라는 그를 만났다.

“사단법인화로 협회의 법적지위를 확보하겠습니다.”

올해 한국병원홍보협회의 가장 큰 과제이자 목표는 협회의 사단법인화다.

한국병원홍보협회는 지난 수년간 힘 써온 사단법인등록 문제를 올해 안으로 매듭짓고 협회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인을 만들어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 교육 및 문화 사업을 보다 활발하게 펼치고 사회공헌활동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다. 법인등록은 협회가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단체로 자리 잡는 계기도 된다.

사단법인화로 법적지위 확보…홍보전문가 양성도

한국병원홍보협회 오기영 회장은 “법인화를 계속 추진해왔으나 아직 보건복지부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며 “이번 임기 안에 이 문제를 마무리 짓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산재의료원 홍보팀장으로 활동 중인 오 회장은 지난 1월 한국병원홍보협회 12대 회장으로 선출돼 올 연말까지 전국 병원 홍보인들을 대표한다.

그는 창립멤버 중 한명으로 1996년부터 지금까지 협회에 몸담고 있다. 이번에 회장까지 맡게 돼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각종 세미나 및 체육행사 준비 등 협회 일이 많아 직장에서 눈치가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한쪽 일도 소홀할 수 없어 요즘 같아선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병원홍보 발전을 위한 여러 사업을 구상 중입니다. 정기적으로 학술연구 및 세미나를 여는데, 올해에는 홍보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병원이나 지방병원 홍보담당자들이 쉽게 접근 가능한 현지교육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병원홍보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하고, 체육행사에 의학담당기자들을 초청해 언론과의 유대관계도 더욱 돈독히 할 계획입니다.”

협회 및 병원홍보 분야의 발전을 향한 오 회장의 포부가 크다. 협회가 법인화되면 홍보마케팅 전문가에게 자격증을 교부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전문화된 홍보인을 양성하는 사업도 추진할 작정이다.

오 회장이 한림대의료원으로 홍보에 첫 발을 들였던 1990년대 초만 해도 병원 홍보의 의미가 크지 않았다. 그가 당시를 “병원 문만 열어놓으면 환자가 넘쳤던 시절”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러나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병원홍보의 필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요즘은 개원하는 병원 수가 증가해 홍보경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오 회장은 “병원홍보담당자는 정확한 건강정보를 전달함으로써 국민건강을 증진시킬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준의료인이나 다름없다”면서 “단순히 언론홍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부 갈등을 조정하고 사내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병원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일도 병원홍보담당자들의 역할”이라고 힘줘 말했다.

병원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그 기법이 진화하고 있다. 고객만족이 강조돼 CRM, 네트워크 마케팅, 의료관광 등을 실시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 기관은 홈페이지 외에도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홍보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병원은 의술이 상품이기 때문에 병원홍보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생명은 돈으로 거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오 회장에 따르면 의료법이 개정됐어도 아직까지 의료광고에 대한 법적 규제가 심해 공격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기 힘들다. 의료광고 심의기준이 애매해 기사와 광고의 구분이 불분명하다는 게 이유다. 따라서 오 회장은 “심의를 위한 명확한 잣대가 필요하다”며 “현 심의위원단은 의료관계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는데, 앞으로 홍보전문가의 자문이 심의에 반영될 수 있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중소·지방병원 홍보 교육 강화…창의적 병원홍보시대 개시

홍보의 제약 속에서도 오 회장을 비롯한 병원홍보담당자들은 언론의 눈길을 끌만한 기삿거리를 찾아내야 한다.

의학이라는 전문성이 강한 분야에서 기사화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공부도 필요하다. ‘아이템’ 확보를 위해 의학논문을 뒤지며 어려운 의학용어와 씨름할 때도 많다.

오 회장은 “때로는 직원들과 밥 먹는 자리에서 ‘며칠 전부터 빈혈이 심하다’, ‘몸이 으슬으슬한 게 감기 기운이 느껴진다’ 같은 동료들의 이야기가 보도자료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며 “소재가 결정되면 통계를 조사해 자료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황사철이 다가오면 황사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자료를 두 달 전부터 작성하는 등 건강에 대한 시의성 있는 자료를 미리 만들어 놓는다. 자살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을 다룬 자료 등을 재빨리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홍보를 담당하다 보면 업무시간 외에도 기자나 회사 등으로부터 연락 받기 일쑤다.

오 회장은 “퇴근해도 퇴근한 게 아니다”라며 “밤 12시가 넘어서도 병원에서 전화 오는 일이 허다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알려야할 사항을 때맞춰 잘 알리고 위기를 예방하거나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처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 새로운 질환을 소개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국민 보건향상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면 뿌듯하다”라고 홍보의 매력을 전했다.

끝으로 오 회장은 병원홍보인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지길 기대하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의료기관들이 홍보의 중요성을 점차 알아가고 있긴 하지만 아직 일부 병원에서는 홍보에 대한 인식 및 지원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앞으로 홍보성과에 대한 평가와 보상이 보다 잘 이뤄질 수 있는 터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으며,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병원홍보시대를 여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문지인 ‘더피알(The PR)’이 저희 협회에 대한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부탁합니다.”
 

▶ 한국병원홍보협회는?

병원홍보담당자들 간 정보교환 및 유대강화로 국민보건향상에 이바지하고자 1996년 1월 창립됐다. 병원홍보 발전에 관한 사업, 회원들의 업무능력향상을 위한 연수 및 교육사업, 친목도모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국 200여 병원에 소속된 600여명의 홍보담당자들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 의료관련 기관에 종사하면서 병원홍보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가입을 원하면 협회 홈페이지(www.khopra.co.kr)에서 회원가입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뒤 이메일 등으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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