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는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는 무엇인가요?”
  • 최영롱 (admin@the-pr.co.kr)
  • 승인 2013.12.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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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이사와의 먹.톡.

[더피알] 팔방미인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십육방(十六方)미남’ 쯤으로 불려야 할 것만 같은 박용후 이사. 카카오톡을 비롯해 오콘, 선데이토즈, 파티스튜디오, 우아한형제들, 코코네, 다날 등 업종을 불문하고 무려 16개 회사의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는 능력자 중의 상능력자다. 명함도 16개, 한 달 월급도 16번 받는다. 마케팅, 홍보라는 정형화된 말이 싫어 ‘관점 디자이너’란 직업명을 만들어 스스로 국내 최초 ‘관점 디자이너’가 된 윤 이사. 최근엔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책으로 더욱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특이한 이력만큼이나 특이했던 그와의 첫 만남. 보자마자 배고프다며 식당으로 직행, 그래서 시작된 이른바 ‘먹톡(먹는토크)’이다.     글·IOUU팀/정리·홍익대 광고홍보학부 최영롱 학생


IOUU
<관점을 디자인하라>를 저술하기 전에 정말 수많은 책을 읽으셨다고 들었는데요, 한 달 책값이 월급보다 많았던 적도 있다고요?
박용후 하하. 책에 지출하는 돈이 월급보다 많다는 건 솔직히 좀 과장이고요… 책을 워낙 많이 사서 보는 편이긴 해요.

IOUU 카카오톡 일도 하셨는데, 카카오톡이 사람들에게 공짜라는 의미보다는 당신을 도와준다는 의미로 어필했다고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박용후 브랜드 퍼스낼리티가 있잖아요. 카카오톡은 왠지 산타클로스 같이 고마운 기업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은 고마움을 느끼는 대상(기업)은 공격하지 않아요. 착하다고 바라보기 때문이죠.

IOUU 그럼 고마운 기업,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박용후 저는 배려가 있는 기업이라고 늘 말해요. 소비자에게 그리고 직원들에게 배려가 있는 기업. 소비자에게만 착한 기업은 겉으로만 착한 척 하는 기업이잖아요.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도 정말로 착해야 해요. 카카오톡은 그런 배려가 있는 착한 기업이었어요.

IOUU 예전에는 ‘문자해’하고 헤어졌는데, 요즘에는 ‘카톡해’하고 헤어지는 등 카톡발 일상의 변화가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사용자들이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은 그만큼 소비자(사용자) 마음을 꿰뚫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떻게 하면 소비자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나요?
박용후 내(기업)가 받고 싶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됩니다. 자꾸 자기가 고객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려운 거예요. 자신이 생각했을 때 ‘이걸 쓰면 편할 것 같다’면 그대로 하면 되는 것이고, ‘이건 불편하고 싫을 것 같다’ 하면 하지 말아야 하는 거죠.

IOUU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괜히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시작부터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한 건가요?(웃음) 잠깐 화제를 개인사로 돌려보겠습니다. 항상 바쁘신데 특별한 취미생활은 없으신지?
박용후 음…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게 취미생활이 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영화를 빠짐없이 보는 편이니 영화보기가 취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IOUU 지금 맡고 있는 일도 워낙 많고 강연도 많으신데, 여러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분명 힘들었던 시기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박용후 많았죠. 그때마다 ‘좋은 사람 옆에 있자’라는 생각으로 극복했어요. 좋은 사람 옆에 있으면 무조건 되요. ‘세상이 왜 이래?’ 하고 욕하는 사람과 신세 한탄이나 하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그러면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이냐. 절대 말로만 때우지(?) 않는 사람이에요. 젊은 사람들에게 ‘꿈을 가져라’고 말하면서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죠.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언가가 있는 사람이 바로 좋은 사람입니다.

IOUU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박용후 기발함? 남들이 잘 생각하지 못하는 생각을 해요. 음… 그런데 기발하다는 건 좀 자랑 같으니까 엉뚱함이라고 하죠. 예를 들면 욕을 하는데 그게 왜 욕일까 궁금했어요. ‘야 씨X’이 왜 욕이지? 왜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져야 하지? 그런 생각을 했어요. 좀 특이하죠?(웃음)

IOUU (웃음)특이하신 분이니 16개 회사에서 일하면서 얻는 수입도 특이하게 쓰실 것 같아요.
박용후 불행하게도(?) 지출은 그리 특이하지 않아요.(웃음) 저는 저축과 투자를 많이 하고, 또 여행을 자주 다닙니다. 물론 여행지에서 엉뚱한 시도나 도전(?)들을 하죠. 이번에는 유럽여행을 하면서 정말 잘 사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으로 어떻게 여행하는지가 궁금해서 돈을 펑펑 써봤어요. 비싼 음식도 먹어봤는데, 해보니 비싼 것들은 대부분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웃음)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IOUU 바쁘신 와중에도 여행을 꾸준히 다니셨네요. 여태 가보셨던 나라 중에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신다면?
박용후 전세계 웬만한 나라는 거의 다녀온 것 같은데요… 아, 그러고 보니 아프리카는 아직 갈 기회가 없었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는 터키예요. 이스탄불은 도시 가운데 골든 혼(Golden Horn)이라는 강이 흐르는데 그게 강이 아니라 거의 바다예요. 도시 가운데 바다가 흐르고, 다리를 건너면 유럽, 그 반대는 아시아. 정말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터키는 아시아의 문화도 유럽의 문화도 공존하는 곳이었어요.

IOUU 상상만 해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곳이네요. 매력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저희(IOUU팀)가 처음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IOUU팀의 인터뷰는 꼭 하고 싶습니다”고 하셔서 굉장히 기분이 좋으면서도 인상 깊었습니다.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저희 팀이 매.력.적이라서?(웃음)
박용후 글쎄요~ 딱히 매력적이라기보다는..?(웃음) 농담이고요. 그저 젊은 사람들의 도전을 항상 도와주고 싶어요. 특히 IOUU팀의 프로젝트가 팀원들의 성장 그리고 같은 시기를 걷는 타인의 성장을 돕는 프로젝트라는 것을 알고 더욱 더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IOUU팀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제가 말해주고 싶었고요. 저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얻는 것이 있다면 저는 행복합니다. 이런 만남 하나하나가 지적 오블리주(의무)의 실천이라고 생각해요.

IOUU 그렇다면 지적 오블리주에 입각해 특별히 조언해주실 것이 있다면요?
박용후 저는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항상 당신의 인생을 바꾼 책 3권을 소개해 달라고 말해요. 인터뷰를 다니면서 물어보세요. 인터뷰이끼리 겹치는 책도 있을 것이고 각자의 넘버원도 있을 거예요. 이상하게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읽은 책들이 있다니까요~

IOUU 거꾸로 이사님께 여쭤볼게요. 당신의 인생을 바꾼 책 3권은 무엇인가요?
박용후 <생각의 탄생> <어린 왕자> <내 영혼의 비타민> 이렇게 3가지를 꼽을 수 있겠네요. 가장 좋아하는 책은… <관점을 디자인하라>예요.(웃음)

박용후 조언 한 가지 더! 이건 여러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데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5개를 써보세요. 그리고 그 단어에 대한 정의를 내려 보세요. 사전적 정의 말고 나만의 정의. 예를 들어볼까요? 돈이 뭘까요? 돈에 대한 본인만의 정의를 내려 본다면?
IOUU (한 사람씩 돌아가며) 살면서 꼭 필요하지만 구속되면 피곤해지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좀 더 여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제일 좋아하는 것, 돈이란 자유다.

박용후 저마다 돈에 대한 정의가 다 다른데요. 카카오톡 대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힘’이라고 말했어요. 개인적으로 그 답이 마음에 들어요. 자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하잖아요. 그렇지만 정답은 없어요. 한번 생각해 보라는 거예요. 이걸 왜 물어봤냐면, 여러분은 아주 당연하고 쉽게 생각하는 것도 정의를 못 내리고 있잖아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는 뭐죠? 20초 안에 대답 해보세요. (…) 다들 생각하고 있잖아요. 무슨 말이냐, 내가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면서 살지 않는다는 이야기예요. 생각하라고 하니까 지금 막 생각하고 있잖아요. 다음에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5개가 금방 입에서 나와야 해요. 나는 어머니, 가정, 돈, 행복, 성취감 이 다섯 가지예요.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성취감. 나도 누리고 싶고 여러 사람이 함께 누리고 싶은 행복. 여러분도 꼭 한 번 생각해보세요. 단어가 바뀔 거예요. 정의가 바뀔 수도 있고.


IOUU 당연한 것을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는 대학생들이 꽤 많을 것 같아요. 혹시 대학생들에게 ‘대학 시절 이건 꼭 해봐라’고 당부하시고 싶은 부분이 있으세요?
박용후 훌륭한 사람 100명을 만나보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훌륭한 사람을 만나다 보면 그들에게서 듣는 말이 겹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서 직접적으로 와 닿는 말도 있을 거예요. 얼마나 크고 소중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지 해보지 않는 사람들은 모르기 때문에 꼭 훌륭한 사람을 만나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IOUU 소위 스펙에 열중하는 것보다 훌륭한 사람을 만나고 조언을 얻는 것이 인생에 있어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박용후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그저 스펙만 늘어놓으면서 ‘나는 이런 일을 했습니다’고 내세우기만 하지 말고, 다른 이와 차별화될 수 있게 썼으면 좋겠어요. 내 안에 내재된 가치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죠. 이런 동아리 활동을 했고, 이런 봉사활동을 했고 이렇게 쓰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면서 어떤 내 모습, 어떤 내재된 가치를 발견했는지를 말해야 합니다.

IOUU 스펙을 쌓고 그것을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적어내는 이유가 ‘내 안에 있는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왔는데요, 그것만으로 나의 가능성이 입증될 수 있지 않을까요?
박용후 아니에요. 봉사를 다녀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유아용품 회사에 지원을 하는데, 언제 어디에서 봉사, 보육원 10회 방문이라고 적을까요? 저는 아마도 이렇게 쓸 것 같아요. ‘봉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고 행복해 하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저는 아이들에게 나눔을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꿈이 생겼고,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즉, 이 일을 하면서 내 안에 어떤 가치를 발견하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나는 이것을 하였습니다’에서 그치지 말고 ‘그것을 통해 이러한 내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가 필요한 것 같아요.

IOUU 저녁식사를 하면서 인터뷰한 건 처음인데요. 하하. 생소하긴 합니다만, 왠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이사님에게 성공이란 무엇인가요?
박용후 내가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OUU 그럼 어떨 때 행복하신가요?
박용후 나로 인해서 남이 행복해질 때 저도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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