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주주의는 전진했나 퇴보했나?
세계 민주주의는 전진했나 퇴보했나?
  • 신인섭 (1929insshin@naver.com)
  • 승인 2021.03.23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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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하우스 2021 자유 보고서 발표…자유국 82개, 부자유국 54개
2005년 이후 민주주의 후퇴, 팬데믹 강타한 2020년 가장 심각

[더피알=신인섭]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최근 ‘2021년 세계의 자유(Freedom in the World 2021)’ 보고서를 내놓았다. 멋진 세계 지도가 있다. 녹색은 ‘자유’, 노란색은 ‘부분적 자유’, 보라색은 ‘부자유’ 국가를 표시한다. 언뜻 보기에는 보라색이 더 커 보인다.

출처: 프리덤 하우스
출처: 프리덤 하우스

보라색 가운데는 땅이 큰 두 나라가 있는데 러시아와 중국이다. 녹색이 넓은 지역은 역시 미국과 캐나다가 있는 북아메리카와 남미, 오스트레일리아와 유럽이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 일부이다.

전세계 195개국 가운데 42%인 82개국이 자유국가이고 30%(59개국)가 부분적 자유, 28%인 54개국이 부자유 국가로 분류됐다.

인구수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자유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 20%로 15억6000명이고, 부분적 자유국가는 42%로 32억8000만명에 달한다. 부자유가 38%로 29억6000만명으로, 부자유 국가의 인구가 자유 국가 인구의 거의 갑절이다. 러시아가 있는 유라시아 12개국에는 자유국가는 없고 부분 자유국가가 33%이고 부자유 국가는 67%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지난 15년간은 민주주의 후퇴의 시기였다. 아래 <그림>을 보면 2005년에 +31 이후 2020년까지 줄곧 내림세다.

2005~2020 민주주의 격차 

출처: 프리덤하우스
회색은 자유지수가 개선된 국가, 진회색은 떨어진 국가를 표시. 출처: 프리덤하우스

가장 심한 때가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강타한 팬데믹의 해였다. 허위 정보와 오보가 난무했고 국가에 따라 정치가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조작을 했다. 민주주의의 본산이라는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 15년 기간을 5년 단위로 쪼개 자유(FREE), 부분 자유(PARTLY FREE) 및 부자유(NOT FREE)로 나누어 보면 추세가 더욱 손쉽게 눈에 들어온다. 자유는 89개에서 82개 국가로 줄었고, 부분 자유 국가의 수는 58에서 59개로 1개국 늘었으며, 부자유 국가의 수는 45에서 54로 9개국이 증가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어떤가? 세계 지도를 보면 보라색(부자유)에 둘러싸여 있는 큼직한 녹색 지역이 몽골이다. 일본과 한국(남한) 역시 녹색이지만 작아서 눈에 얼른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좀 아래로 내려와 깨알만한 녹색은 대만이다. 남쪽의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역시 녹색이다.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라고 자처하던 인도는 작년에 지위가 내려가 부분 자유 국가가 됐다. 이유는 지난해 2월에 시행된 이슬람에 대한 시민권 차별 정책 때문이라 한다.

표에 나와 있는 바와 같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39개 국가가 포함되어 있는데 44%(17개국)가 자유 국가이고 33%(13개국)가 부분 자유, 나머지 23%(9개국)는 부자유 국가이다.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가장 큰 나라 중국이 부자유 국가이고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 역시 부자유 국가로 보라색으로 덮여 있다.

미국 성적표, 10년간 -11

프리덤 하우스의 다른 자료에는 1973년 세계의 자유 지수를 공표하기 시작한 이래 2013년까지 40년간의 추세가 나와 있다.

그림에 나타나듯이 1990년대 초에 자유와 부분 자유국이 증가했다. 소련 공산주의가 붕괴한 뒤 일어난 동유럽 위성국가의 민주화 덕분이다. 지난 15년 사이에 동유럽 전 소련 위성국이 독립해 민주주의 국가로 바뀌었고 광고와 PR이 살아났다. 일시적인 민주주의의 후퇴는 사실이지만 길게 볼 때 세계는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로 나가고 있는 것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지난 10년 사이에 미국의 ‘자유 성적표’는 94에서 83으로 꽤 많이 떨어졌다. 세 가지 요인이 있다고 분석된다.

첫째는 정치적 부패와 이해 충돌. 둘째가 정부의 투명성 부족. 그리고 셋째는 미국의 호된 이민 및 망명 정책이다.

2010-2020 미국 추세

출처: 프리덤하우스
출처: 프리덤하우스

이에 대해 짐바브웨 대통령은 “그 사건은 미국이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다른 나라를 처벌할 도덕적 권리가 없음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물론 그 사건이란 무장 폭도들이 지난 1월 6일 의사당을 난입한 사태를 말한다. (참고로 짐바브웨는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무가베(Mugabe) 대통령이 37년간 수상과 대통령에 재임한 나라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바이든 시대 미국 기업들의 메시지 - 좋은 놈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프리덤 하우스의 연간 예산의 상당 부분이 미국 정부 교부금이라 한다. 그런데도 미국의 민주주의 후퇴를 드러내놓고 지적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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