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집단 ‘기업’에서 온 정치인들

삼성 출신 고동진·CJ 출신 최은석, 국민의힘 텃밭에 공천돼 당선
尹 대통령, 정무수석으로 굽네치킨 창업주 홍철호 전 의원 임명

  • 기사입력 2024.04.25 09:50
  • 최종수정 2024.04.25 10:26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집단은 ‘기업’이다. 국민의 삶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다. 하지만 기업 출신 인사의 정치 진입은 쉽지 않고, 진입했더라도 생존하고 성장하기는 더 어렵다. 이번 22대 총선 결과가 잘 증명하는 현실이다.

공천 과정에 기업 출신 후보들이 꽤 주목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생환에 성공해 22대 국회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배지를 처음 달게 된 기업출신 영입 인재는 단 2명에 불과하다. 당락을 결정한 많은 요인이 있었겠지만, 당락 후보들의 지역구를 보면 어쩌면 결과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CEO에서 당선자로…“오랜 현장 경험으로 기업 애로사항 잘 알아”

고동진 당선자. 사진=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당선자. 사진=삼성전자 제공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CJ제일제당 출신 기업인이 나란히 지역구에서 당선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장을 역임한 고동진 당선자(서울 강남병·국민의힘)는 66.29%의 지지를 얻어 32.75%의 득표율을 보인 박경미(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고 당선자는 1984년 삼성전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 겸 IM(무선사업) 부문장을 맡아 ‘갤럭시 신화’를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무선사업부 개발관리팀장 시절부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기획하는 등 차별화된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이끌었다.

고 당선자는 1월 22일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를 얻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CJ제일제당 대표를 역임한 최은석 당선자(대구 동구군위군갑·국민의힘)는 74.48%의 득표율을 거두며 25.51%의 득표율을 보인 신효철(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최 당선자는 3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의 국민추천제를 통해 공천을 받았다.

최은석 당선자. 사진=CJ제일제당 제공.
최은석 당선자. 사진=CJ제일제당 제공.

2004년 사업2팀장으로 CJ에 입사한 최 당선자는 2018년 CJ그룹 경영전략 총괄부사장을 거쳐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CJ제일제당 대표를 맡아왔다. 2011년 CJ그룹 대한통운 인수, 2019년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Schwan's) 인수 등 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재계에서 오래 근무를 해 왔던 분이라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잘 알아 기업들이 성장, 발전할 수 있는데 도움을 많이 줄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새 정무수석으로 홍철호 전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의 창업주라는 이력이 눈에 띄는 홍 수석은 총선 낙선자다.

윤 대통령은 홍 수석 임명을 직접 발표하며 “정치인이기 이전에 먼저 역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라고 소개했다.

인선 배경으로는 “당의 많은 분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소통과 친화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해서 추천을 받았다”며 “자수성가 사업가로서 민생 현장의 목소리도 잘 경청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경기 김포에서 나고 자라 예산농업전문학교(현 공주대) 축산과 졸업 후 고향에서 닭 가공·유통업체 ‘크레치코’를 창업해 운영했다. 이후 2005년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 사업을 시작해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2014년 7월 김포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됐다.

25년간 김포에서 사업을 했던 홍철호 수석은 의원 출마 당시 “성공한 CEO가 부자 김포를 만든다”는 문구를 내걸었으며, “기업을 운영하면서 김포가 당면한 지역 현안들을 많이 알게 됐고, 이런 문제들을 직접 해결하고 싶어서 정치에 투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 비서실장으로 활동했으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복당 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이준석 당대표 시절에는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았다.

온건 보수로 분류되는 홍 수석은 21·22대 총선에서도 경기 김포을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김포 서울 편입’ 공약을 내세워 수도권 표심을 공략했다.

여권 관계자는 “기업인 출신답게 사고의 폭이 넓고 창의적이어서, 앞으로 대통령실과 국회 사이의 소통 가교 역할을 훌륭히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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