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핑계 대지 말란 말이야~!!!”
“기자 핑계 대지 말란 말이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1.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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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ieve or Not]오는 선물 속 가는 ‘빈정 상함’?

[더피알=강미혜 기자] 다가오는 설 명절에 기자들에 선물 보내는 기업(홍보팀) 많을 텐데요. 이 선물이 자칫 잘못하면 독으로 날아들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겠습니다. 언론계 몇몇 인사들의 ‘제보’에 따르면, 오는 선물 속 가는 ‘빈정 상함’이 더러 있다고 하니까요.

우선 ‘차별’에 따른 설움을 토로합니다. ‘급’에 따라 선물급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기자라고 다 똑같은 기자가 아니란 말씀. 쉽게 말해 홍보팀이 영향력 있는 메이저언론사와 그렇지 않은 언론사를 달리 대접하는 것입니다.
 


모 언론사 기자는 “가령 A일보 기자에 갈비세트 보내면, F일보 기자에는 그보다 단가가 낮은 과일세트 등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식”이라며 “매체별 혹은 직급·연차별로 선물이 다른 경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자존심 상해서 대놓고 말은 안 해도 안 받느니만 못한 기분이 절로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해당 기업에 좋지 않은 감정을 품게 되는 건 당연지사겠죠.

여기에 더해 일부 기자들 사이에선 홍보팀이 기자를 핑계로 예산을 ‘비축’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기자 선물비를 핑계로 속된 말로 ‘삥땅’을 친다는 것인데요. 선물비용이나 선물수량을 조절하는 식입니다.

모 언론사 산업부 기자는 “기자들끼리 얘기하다 보면 받지도 않은 선물이 받은 격으로 돼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황을 이리저리 조합해 보면 결국 홍보실에서 기자 핑계를 댄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했습니다. 그러면서 “접대·선물비 책정은 홍보실에서 부족한 실비를 충당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말도 있다”면서 “필요에 따라 (예산을) 따로 챙겨놓는 건 좋은데 엉뚱한 언론사나 기자 이름을 팔아먹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불쾌해 했습니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기업에선 실제 홍보팀이 기자 핑계를 대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하네요. 익명을 요구한 한 홍보계 관계자는 “개인이 돈을 가로챈다거나 그런 개념은 아니고, 홍보비용이 부족할 경우 기자 핑계를 댈 수도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다른 한편에선 홍보팀도 모르는 ‘선물테러’가 간혹 발생하기도 합니다. 기자에게 질 낮은 제품이 배송되는 일이 단적인 사례인데요, 이와 관련해 모 언론사 기자는 ‘뼈다귀’를 받은 동료기자의 황당한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취재처에서 명절선물로 유명백화점에서 구입한 갈비세트를 모 기자에게 보냈는데 진짜 거짓말 조금 보태 뼈만 있는 갈비였다고 합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백화점측에 항의전화를 했더니, 담당자가 당황하거나 변명하기는커녕 그러려니 하면서 상품권으로 대신하려 했다고요.

이 기자는 “그 기자 말이 마치 백화점 측에서 갈비세트 상태가 그런 걸 알고 있는 듯한 뉘앙스였다고 하더라”며 “더 얄미워서 (구매한) 기업측에 다시는 당신네 백화점과 거래하지 말라고 할 거”라고 엄포 아닌 엄포를 놨다고 했습니다.

기자정신을 발휘해 그 이유를 집요하게 추론해 본 결과, 백화점측이 단가를 낮추기 위해 일종의 ‘꼼수’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고요. 가령 홍보실이 100개 선물세트를 구매하면 백화점측에서 10개 정도는 서비스 개념으로 공짜로 제공하는데, 이 ‘공짜선물’이 문제가 될 소지가 큰 것이죠. 모 언론사 기자는 “홍보실에서도 백화점측에서 보낸 샘플을 보고 구매계약을 하니깐 실제 배송과정에서의 디테일한 부분은 모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홍보팀(인) 입장에선 기자선물이란 게 줘도 탈, 안주면 더 탈인 ‘요물’격인데요. 들었다 놨다 할 필요 없는 쿨함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지혜로운 홍보가 필요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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