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음악, 배경이 아닌 ‘주인공’으로 우뚝
광고음악, 배경이 아닌 ‘주인공’으로 우뚝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2.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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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음악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활발

[더피알=조성미 기자] 광고음악이 또 다른 마케팅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광고 영상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이 아닌 광고음악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직접 소비자와 연결 고리를 만들어 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광고음악들은 기존 음악이 광고에 활용된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트렌드에 맞는 세련된 스타일이 특징이다.

때문에 광고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음원 사이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소비자들이 ‘찾아서 듣는 음악’이 되고 있다.

실제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소니코리아 헤드폰의 광고음악은 소비자들이 정식 음원으로 유통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관심 끌기에 성공했다. 이 광고음악은 2009년 발표된 리쌍의 6집 앨범 HEXAGONAL에 수록된 <Carousel>을 편곡해 리쌍과 김예림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곡이다.

특히 ‘음악에 대한 예의(Music Deserves Respect)’라는 철학을 가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와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을 위한 가장 완벽한 사운드를 전달하겠다는 소니의 MDR 캠페인에 걸맞게 완성도 있는 광고음악으로 소비자와 소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현대카드 mc옆길로새의 앨범 재킷.
최근 광고음악으로 관심을 모은 광고로는 알바천국과 현대카드가 있다. 우선 알바천국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이들을 모델로 내세워 탈락의 심경과 그들의 처절한 모습을 락, 힙합, 발라드 등 세 곡의 노래와 세 편의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광고를 진행했다.

특히 이들 세 곡의 노래는 <This is DISS>라는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어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특히 한 음원 사이트에서는 앨범 평점이 5점 만점에 4.7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앨범 리뷰 역시 코믹한 가사의 광고음악이라는 점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음악 자체는 완성도가 상당히 좋다고 평가하고 있다.

광고음악, BGM을 넘어 콘텐츠로

이와 함께 현대카드가 내놓은 광고음악 MC옆길로새의 <make break make>는 각종 음원차트 50위권에 진입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또한 유튜브 등에서 영상을 볼 때 광고는 건너뛰기 마련이지만, 옆길로새는 끝까지 감상하게 된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설마’하는 마음에 음원 사이트를 검색해봤는데 정식 음원으로 나온 것이 재미있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광고 음악을 마케팅 콘텐츠로 활용한 것은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2005년 삼성전자 애니콜은 모델 이효리와 함께한 뮤직비디오 <애니모션>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끈 후 애니 시리즈를 연달아 히트시키고 이후 <아몰레드송>까지 내놓는 등 장기적으로 광고 음악 마케팅에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2009년 LG전자가 빅뱅과 2NE1을 모델로 제작한 광고 음악 <롤리팝>은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 한 음원사이트에 올라와있는 알바천국 의 앨범 소개.
하지만 이들 음악은 전면에 ‘광고’임을 나타내고 있다. 브랜드 네임을 지속적으로 반복해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후크송인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아티스트나 뮤지션과 기업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는 톱스타가 중심에 있어야하고 또한 기업 중심에서 제작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높은 수준의 광고음악으로 자발적으로 광고를 찾아보게 만드는 콘텐츠의 힘에 대해 알바천국의 광고를 만든 TBWA 홍성혁 차장은 “모든 콘텐츠들이 생명력을 갖게 하려면 음원은 CM송이어선 안되고 M/V는 길게 만든 광고여서는 안 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한다.

최근 음악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든 광고음악들은 ‘즐거움’을 제일 앞에 내세우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팔기위한 수단이 아닌, 소비자와 함께 호흡하는 놀거리로 만들어진 덕분에 사람들이 광고를 함께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옆길로새의 히트를 두고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오래 만지작거리며 공들인 기획을 던져버리고 단기간에 즉흥적으로 다시 만든 기획이 대박. 역시 생각에서 힘을 빼야 즐거워진다”고 광고 제작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광고’보다는 ‘놀거리 공유’로 소비자 참여 유도

이처럼 광고계에서 소비자가 가지고 놀거리를 만들고 있는 것은 요즘 소비자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기업이 주는 메시지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것에서 불필요한 메시지를 거부하거나 원하는 것만 골라서 받아들이기도 하는 등 소비자의 힘이 더욱 커진 것이다.

때문에 기업들도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양적으로 많은 메시지를 도달시키려는 것에서 이제는 정확한 타깃을 두고 맞춤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가 직접 찾아와 소비하는 형태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소비자들의 경우, 기업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스스로 퍼 나르면서 확산시켜주거나 이를 가공해 또 다른 콘텐츠를 생산하기 때문에 소비자 스스로가 마케터가 되는 현상까지 나타난다.

버스커버스커, 악동뮤지션, 송소희 등 광고 음악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효과를 톡톡히 본 KT측은 “우리는 콘텐츠를 만든다고 생각하며 광고를 만든다”며 “소비자들이 재미있는 콘텐츠에 호응을 보이면서 스스로 나누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효과가 더욱 증폭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최근 광고 음악 마케팅은 단순히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생산하고 확산에 직접 참여하는, 보다 적극적으로 변한 소비자에 맞춰 그들에게 놀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성공적인 브랜딩의 한 방법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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