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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움트는 봄, 숲의 기운을 느껴보자[문화소통] 봄날 숲을 제대로 즐기는 법

   
▲ 아직 봄이라고 하기도 이른 3월 중순 통영 미륵산에서 내려다 본 남쪽의 금평마을 다랭이 논.(사진제공=양계탁 산악사진 전문기자)

[더피알=이슬기 기자] 매서운 겨울을 지나 볕이 너그러워지고 공기가 다정해지는 봄,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에는 숲만한 곳이 있을까. 생명이 움트는 계절의 숲은 더 풍성하다. 양계탁 산악사진 전문기자를 만나 봄날 숲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산에 잠들어있던 생명들이 깨어나는 시기잖아요. 숲에 들어서면 아주 부산해요. 싹들이 꼬물꼬물 올라오고 얼음이 녹아 물소리가 생동감 있고, 이른 봄 야생화부터 각양각색 꽃들이 릴레이로 잔치를 벌이죠.”

한 겨울에도 숲은 생명의 원기를 머금고 있다. 생명이 움트는 봄은 어련하겠느냐며 설명하는 양 팀장의 목소리에 생기가 가득했다. 물론 따뜻한 기운이 완연한 계절이라 해도 산행을 한다면 철저한 준비는 필수다. 일반적으로 고도가 100m 올라갈 때마다 온도는 0.5~1도 가량 낮아진다.

또 산은 겨울이 일찍 찾아오고 봄은 늦게 오는 편이라 잔설이 5~6월까지 남아 있는 경우가 다반사, 저체온증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양 팀장은 변덕스러운 봄철 산에 갈 때는 갑작스런 비나 추위에 대비해 땀을 잘 흡수하면서 빨리 마르는 소재의 얇은 등산복을 여러 겹 겹쳐 입기를 주문했다.

체온유지만큼 등산화의 방수기능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봄철 산은 얼음이 녹은 물로 등산로가 질퍽하기 일쑤다. 갑작스런 비도 등산화가 젖기 쉬운 조건이다. 이에 방수 기능은 등산화의 필수 조건, 열과 땀을 빠르게 배출하는 투습 기능도 살피면 좋다. 발목을 보호해주는 스패츠는 진흙 때문에 엉망이 될 수 있는 봄철에도 유용하니 꼭 챙기는 것이 좋다.

그는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산행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꼭 정상에 가고야 말겠다는 목표만 보고 갈 것이 아니라 물, 나무, 새, 바람, 냄새 등 산이 품고 있는 많은 것들을 느낀다면 그 또한 충분히 즐거운 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생각나무의 어린잎이 강물위에서 이제 막 제모습을 갖추며 커 가고 있는 봄 풍경.(사진제공=양계탁 산악사진 전문기자)

봄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산은 어딜까?
“3, 4월에는 아무래도 남녘의 산이 좋아요. 산하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 중에서 통영 미륵산을 추천하고 싶어요. 정상까지 곤돌라가 설치돼 있어서 통영시내와 다도해의 봄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바다와 어우러진 파란 마늘밭이 봄기운을 느끼기엔 그만이죠. 물론 산행을 하며 숲을 즐길 수도 있고요. 수도권에서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을 꼽는다면, 북한산 탕춘대 능선이 좋겠네요. 상명대 입구 옆 홍지문에서 시작되는 능선인데요. 3월엔 좀 이르지만 4월 중순쯤부터는 개나리 군락, 진달래, 조팝나무꽃 등이 이어져서 꽃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명소예요.”

봄나들이에 사진은 필수, 사진 전문가를 만난만큼 사진이 잘 나오는 비결 하나쯤 안들을 수가 없다. 요즘엔 카메라가 워낙 좋아서 다 잘나온다고 에두르던 양 팀장은, 그저 “꽃이랑 무모한 미모대결은 하지 말자”며 웃었다. 흔히들 꽃밭을 보면 그 사이에 파묻혀 찍는 경우가 많은데, 그 안에서 얼굴이 죽는 건 어쩔 수 없는 결과다. 그는 “꽃밭에서 인물사진을 찍을 때, 꽃은 아련한 조연으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 그 자체를 잘 찍고 싶은 욕심이 생길 때는? 그는 사진은 결국 빛이 찍는 것이라며 대상을 잘 살려줄 최고의 순간을 기다리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INTERVIEW 양계탁 산악사진 전문기자, 숲해설가

숲을 보니 산의 또 다른 매력이 새록새록

사진이 좋아 사진기자로 도심의 갈등 현장을 누비다 취미로 산을 찾기 시작한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산악사진 전문기자로 <월간 마운틴>에서 7년가량 사진을 찍었고 현재는 <아웃도어>의 사진팀장이다. 처음에는 그도 정상에 닿는 것을 목표로 산을 다녔으나 그런 산행을 10년 이상, 8년 가까이를 일 때문에 다니다보니 지금은 마음이 달라졌다고.

예전에 정상만을 향해 오르던 길에서는 보지 못했던 산 자체의 매력에 푹 빠져 숲해설가 과정을 밟았다. 그는 숲해설가보다는 생태철학자가 더 맞는 용어인 것 같다며, 산에 사는 나무, 풀, 바위, 흙, 개미, 짐승 등 갖가지 생명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동네 아이들과 숲놀이 교실도 진행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아파트촌에서 자라는 요즘의 아이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놀이터 외에는 놀 데도 없고, 함께 놀 친구들을 만나기 힘든데, 열댓 명의 아이들이 어울려 흙을 밟고 나뭇가지를 직접 만지며 숲을 맛보게 해줄 수 있는 시간이라 보람도 즐거움도 컸다.

산이라면 남부럽지 않게 다니다보니 최고의 산을 묻는 이들이 많다. 가본 곳 중에 좋은 곳은 북한산,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 국립공원이 주를 이룬다. 다른 산에 비해 확실히 빼어난 부분들이 있다. 험하고 힘들어도 고유한 풍경과 산세들이 발길을 붙잡는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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