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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의 시대, ‘공감커뮤니케이션’이 절실하다
불신의 시대, ‘공감커뮤니케이션’이 절실하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4.06.30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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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에 있어서 공감은 필수…핵심은 ‘진정성’
▲ 지난 27일 진도를 방문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정홍원 국무총리. ⓒ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유임 직후 첫 일정으로 향한 곳은 진도 실내체육관이었다. 세월호 참사 발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국무총리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인해 지난달 26일 유임이 결정됐고, 바로 다음날(27일) 실종자 가족을 만나러 간 것이다.

이날 정 총리는 실종자 가족을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같이 이겨내자”고 다짐하듯 말했다. 아울러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까지 수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여러분 곁에서 늘 함께 할 테니 용기를 잃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정 총리는 “4월 16일을 대한민국 국민이 영원히 기억하고 세월호 사고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게 나라를 확실히 바꾸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73일째. 사고 발생 초기 집중됐던 세간의 관심이 조금씩 식어가는 상황에서 이제는 몇 명 남지 않은 실종자 가족들도 정 총리와 함께 울었다.

이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 정부를 향한 국민 불신, 정부 대처에 대한 유가족 불만에 대한 일종의 ‘참회’의 눈물로 풀이됐고, 지금껏 자식을 찾지 못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으로도 비쳐졌다.

“커뮤니케이션, 공유와 공감 의미 내포돼”

‘터키의 국부’로 칭송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1922년 터키에 공화정을 수립한 이후 지속적인 개혁안을 내놓았다. 그 중 하나는 이슬람 여성들의 머리두건인 ‘히잡’을 금지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히잡을 금지시킬 경우, 이슬람 사상에 물든 당시 터키 여성들의 반발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아타튀르크는 묘안을 내놓는다. ‘창녀는 꼭 히잡을 써야한다’는 내용의 법을 만들어낸 것. 결과는 어땠을까. 창녀로 비쳐질 것이 두려웠던 여성들은 아타튀르크의 뜻에 따라 하나 둘 히잡을 벗었다. 자신의 권력을 앞세워 강제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지 않고 터키여성들의 입장을 배려하고 공감한 방식을 사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대사전이 정의한 ‘설득’의 의미는 이렇다.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 ‘설득’의 한자어에도 ‘말(說)로 얻어낸다(得)’는 뜻이 담겨 있다.

여기서 ‘말’을 ‘메시지’라는 단어로 치환시킨다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갖가지 설득의 과정을 통해 움직인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정치인은 권력을 얻기 위해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기업들은 이윤을 얻고자 광고와 마케팅 활동, 협상을 통해 소비자와 다른 기업을 설득한다. 대학교나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면접관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것도 “나를 뽑아달라”는 의미의 설득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설득’의 사전적 의미에 담겨 있지 않은 요소가 있다. 바로 ‘공감’이다. 다른 사람을 움직이려면 그 사람이 내 말에 공감하고 동의해야 한다. 그런데 누군가를 설득할 때 사람들은 상대방이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데에 더욱 비중을 둔다. 그러나 상대방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공감하려는 노력, 즉 ‘공감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갖가지 설득의 과정을 통해 움직인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자살소동을 벌이는 남성을 설득하는 경찰관. ⓒ 뉴시스

따지고 보면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라는 말 자체에는 ‘공감’의 의미가 녹아 있다. 박지원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2012년 발표한 ‘커뮤니케이션의 걸림돌, 자기중심성’이라는 글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인 ‘communicare’는 라틴어로 ‘공유하다’, ‘함께 나누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며 “즉 커뮤니케이션에는 어떤 경험을 함께 나누어 공유하고 공감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어 “따라서 일하는 과정 중에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의미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해하며 더 나아가 확산적 사고를 통해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설득에 있어서 공감이 필수적이라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이진로 영산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상대방의 뜻을 충분히 듣고 파악하고 듣고 상대방의 뜻에 맞춰 나도 행동이나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쌍방향적이고 균형적인 커뮤니케이션일 때 설득과 공감이 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설득의 목적을 너무 강하게 내세울 때는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운 점도 있다”며 “너무 목적지향적인 면이 설득 대상의 방어시스템을 강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듣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

오미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는 ‘설득’과 ‘선전’의 차이를 이야기했다. 오 교수는 “선전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주입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설득은 공생과 상생의 의미를 갖고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공감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설득은 기본적으로 물리적 힘을 가하지 않고 말로서 상대방에게 내 의견을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설득을 하기 위해서는 공감은 필수적 요소”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인간은 너무 다른 존재지만 인간으로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 부분에서 공감을 이뤄내는 것이 설득에는 상당히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며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내가 생각하는 대로가 아니라 상대방이 나에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 맞닿아 있을때 설득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그러나 공감커뮤니케이션을 누구나 실현하기는 쉽지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기심, 그리고 첨예한 입장차이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시위와 집단간의 물리적 충돌, 이념과 종교의 대립이 이를 증명한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상상해보라”는 존 레논의 노랫말은 사실 이상향에 가까워 보인다.

이와 관련, 박지원 연구원은 앞서 소개한 글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오류의 원인 중 하나로 ‘자기중심성’을 언급하면서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과 소외를 야기한다. 또한 지적 협력이 일어나지 않고, 편협된 시각 속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사람마다 생각의 틀이 다름을 인지하고 나만의 단단한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한 다른 사람의 틀에 맞추며 내 틀을 확장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진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5월 진도 팽목항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걸어가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 ⓒ 뉴시스

‘진정성’이야말로 공감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위하고 아끼는 진실함이 있다면 자연스레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데서 이미 시각이 나에서 타인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미영 교수도 진정성에 주목했다. 오 교수는 “이제는 기득권층이 말을 하지 않고 들어야 하는 시대다. 대중들의 말에 그들이 공감하고 공감하면서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을 진심으로 찾아야 한다”며 “그냥 한 번 들어주거나 비위를 맞춰주는 식으로 지나가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 교수는 “결국 듣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듣는 사람은 기득권자면서 지도층이어야 한다”며 “예전에는 지도층이 주로 말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구조다. 그런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도 아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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