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군 파동’ 동서식품, 소비자 직접 커뮤니케이션 ‘실종’?
‘대장균군 파동’ 동서식품, 소비자 직접 커뮤니케이션 ‘실종’?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0.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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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은 시끌, 홈페이지 평온…페이스북 계정은 ‘접속불가’

[더피알=강미혜 기자] 동서식품이 시리얼 생산 과정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된 부적합 제품을 섞어 썼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로 한바탕 곤혹을 치르는 가운데, (관련기사: 치약, 분유, 과자 이어 시리얼까지…도대체 안전한 게 없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사측의 대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 식품 관련 부정적 이슈가 돌출되면 해당 업체는 언론대응은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나 블로그, 페이스북 등과 같은 자사 소유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안심 커뮤니케이션’에 나서기 마련이다.

▲ 동서식품은 대장균군 이슈와 관련해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조차 별다른 언급이 없다. 사진은 동서식품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하지만 동서식품은 언론기사를 통한 입장 표명 외 소비자와의 직접 커뮤니케이션 활동에는 소극적이다. 단적인 예로 이번 대장균군 이슈와 관련해 인터넷 홈페이지(www.dongsuh.co.kr)에서조차 별다른 언급이 없다. 회사소개 카테고리 내 ‘NEWS’란을 통해 ‘식약처 발표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만을 짤막하게 올려놓은 상태다.

시리얼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개설한 브랜드 페이스북 페이지도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포스트 페이스북’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페이지가 대장균군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14일부터 접속이 안되고, 대신 페이스북 메인페이지로 연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비공개’로 전환하면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페이지를 폐쇄하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뜨면서 방문이 불가능하지만 비공개로 돌려놓을 경우엔 메인페이지로 접속된다는 설명이다.

동서식품 측이 시리얼 대장균군 논란 이후 자사 시리얼 브랜드 페이스북 계정을 잠시 비공개로 전환시켜놓았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사실일 경우 회사(브랜드)와 소비자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막아놓은 셈이다.

▲ 동서식품 시리얼 제품 브랜드 사이트에는 ‘포스트 페이스북’을 홍보하고 있지만(오른쪽 파란 박스) 14일부터 페이스북 페이지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포스트 브랜드 페이지 화면 캡처.

이와 관련, 동서식품 관계자는 “마케팅파트에서 자체적으로 (브랜드) 페이스북을 운영하는지는 몰라도 기업 계정 페이스북은 없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온라인상에서 소비자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이유에 대해선 “식약처의 조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켜보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서식품의 이같은 ‘침묵’은 제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을 키우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식약처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대장균군 시리얼’로 확신, 갖가지 자의적 해석들을 내놓고 있는 것. 실제 온라인상에는 언론기사를 인용해 동서식품의 부도덕성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한다.

전문가 역시 위기 시 기업의 신중함은 커뮤니케이션의 ‘빈 공간’을 유발, 도리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컨설턴트는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이 사과나 해명을 하면 자칫 잘못에 대한 인정으로 비쳐질 수는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소비자를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면 (이슈관리의) ‘빈 공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슈 발생 초기에 ‘사실이 아니다’ ‘조사결과를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라도 전달해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위기발생시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대한 관리부재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송 대표컨설턴트는 “최근엔 하나의 기업이라도 브랜드별 SNS를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위기가 터졌을 때 소비자들은 ‘브랜드=기업’으로 받아들인다. 결국 기업 SNS를 비롯한 전체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기업이 평소 자사 채널에 대한 ‘자산관리’를 해야 위기상황을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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