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상 타결, 한국에 남겨진 난제
이란 핵 협상 타결, 한국에 남겨진 난제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4.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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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국제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거둔 성과…이제는 북핵 문제에 힘 모아야”

[더피알=강미혜 기자] 이란 핵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북한 핵 문제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이란과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지난 2일 합의했다. 이란이 앞으로 10년 간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유엔 안보리는 이란 경제제재 조치를 해제하기로 한 것.

2002년 8월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 존재가 알려지면서 야기된 이란 핵 위기 이후 12년 만이다.

언론들은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이번 비핵화 합의는 국제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거둔 성과라고 보면서, 이제는 북한의 핵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경향신문은 4일자 사설에서 “북한 핵은 이란 핵보다 더 위험하고 그래서 더 시급한 과제이다. 오바마의 외교가 북한에도 적용되기 바란다”고 말했고, 동아일보는 “핵 개발로 유엔의 제재와 경제위기를 자초한 북한은 남의 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는 “특히 미·중이 북한에 대한 압박과 설득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북핵 문제에 있어 우리정부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서울경제의 경우 이란 핵 합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에 주목하면서 “당장 중동발(發) ‘오일뉴딜’이 기대된다.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왼쪽부터)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핵 협상을 마무리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모습. ⓒap/뉴시스

<주요 신문 4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이란 핵 합의, 다음은 북한 핵이다 / 세계유산이 일본 과거사의 세탁장 전락해서야 / '관심 병사'보다 '관심 간부' 대책 절실하다
▲ 국민일보 = 고난을 넘어 부활의 새날 반드시 열리리니 / 해외자원개발 투자실패 규명ㆍ수습 서둘러야 / 이란 핵 협상은 타결됐는데 북핵은 어찌할꼬
▲ 동아일보 = 이란 핵 해결한 미-중-러, 북핵도 책임지라 / 개성공단 임금에 억지 부리는 北 속셈이 궁금하다 / 제주 4ㆍ3공원에서 좌익 무장폭동 주도자 위패는 빼야
▲ 서울신문 = 이란 핵협상 타결… 이젠 북한이다 / 여야 말로만 경제 외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라 / 박범훈-중앙대-두산 '커넥션 의혹' 제대로 밝혀야
▲ 세계일보 = 이란 국민은 "고립 끝났다"고 환호하는데… / 美 펠로시의 충고, 아베 총리 귀 열고 들어야 / '교과서 판결' 앞에서 집필진이 돌아봐야 할 것들
▲ 조선일보 = 김정은, 이란 국민들 환호 보며 어떤 생각 하나 / "해군이 도둑놈 됐다" 해군 참모총장의 자탄 / 수십兆 손실 위기 자원 투자, 마구잡이 매각은 피해야
▲ 중앙일보 = 이란 핵 타결로 시험대 오른 한국의 외교 역량 / 산림 보호에서 산림 관리로 넘어가야 한다
▲ 한겨레 = 획기적인 '이란 핵 합의' / 역사인식까지 재단하겠다는 가당찮은 판결 / 평창올림픽 분산개최 반대론자들의 책임
▲ 한국일보 = 무조건 이기고 보자, 황당 공약 판치는 재보선 / 이란 핵 타결, 핵 위협 없는 세상 가는 계기되길 / 4ㆍ3추념식, 대통령 참석해 화해 실천 보였다면
▲ 매일경제 = 현대차 임금협상 회사측案이 주목되는 까닭 / 이란 核협상 타결했으니 美ㆍ中은 북한 쪽에 눈 돌려야 / 보복ㆍ난폭운전자 완전 뿌리 뽑힐 때까지 단속하라
▲ 서울경제 = 이란 핵협상 타결…중동發 '오일 뉴딜' 기회 잡아야 / 곳곳에서 싱크홀, 봄철 공사 철저히 점검하라
▲ 한국경제 = 엉터리 경제ㆍ역사교과서 저자들 교단서 퇴출시켜야 / 저축의 종말,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는 두려움 / 통계가 바로서야 올바른 정책 나온다

중앙일보는 ‘이란 핵 타결로 시험대 오른 한국의 외교 역량’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은 이란이 보유한 우라늄 농축시설의 대부분을 폐기 또는 폐쇄함으로써 현재 2~3개월인 ‘브레이크아웃 타임’(핵무기 제조를 결심한 시점부터 핵 물질을 확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소 1년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며 “이란은 연구에 필요한 최소한의 저농축 활동은 계속할 수 있게 돼 ‘핵 주권’ 수호라는 명분과 함께 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적 실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명분과 실리의 적절한 조화다”고 평가했다.

중앙은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와 이란 핵 협상 타결에 이어 북핵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오바마는 외교적 ‘대업(大業)’을 이루게 된다”고 보면서도 “북한은 이란과 다르다. 북한은 핵 보유를 헌법에 명기하고 핵 무력 증진과 경제 발전의 병진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2·29 합의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오바마 행정부의 체면을 짓밟은 전례도 있다”고 현실적 문제를 짚었다.

그러면서도 “오바마가 ‘전략적 인내’ 뒤에 숨어 팔짱을 끼고 있는 동안에도 북한 핵무기에 들어갈 핵 물질은 계속 쌓여가고 있다”며 “우리마저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이란 핵 협상 타결을 계기로 정부는 이들과 긴밀히 협의해 7년째 중단 상태에 있는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은 ‘이란 핵협상 타결… 이젠 북한이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핵협상 타결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이란 경제봉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폐쇄 상태에서 수십년간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경제제재 속에 버텨 온 북한의 경제상황에서는 위력도 크지 않고 중국이라는 뒷문마저 열려 있다”면서 북핵 문제의 복잡성과 국제적 성격을 감안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이란 핵 해결한 미-중-러, 북핵도 책임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적국으로 거명한 북한 이란 쿠바 가운데 북한에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이란 핵 타결로 여유가 생겼으니 북한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쿠바와 비밀 협상을 벌여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듯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도 북핵 전략을 바꿔야 한다”면서 “두 나라가 국경을 맞댄 북한의 핵 위협을 해소하는 데 소극적이면 그동안 국제사회에 약속한 ‘북핵 불용’은 거짓말이 되고 만다.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 편입을 수용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민일보는 ‘이란 핵 협상은 타결됐는데 북핵은 어찌할꼬’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우리 정부가 주도해 만든 전제 조건에 북한을 제외한 5자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며 “정부는 이를 적극 추진해 동력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중이 북한에 대한 압박과 설득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은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5·24조치 해제든, 2·29합의 재조정이든 검토를 함으로써 현 국면에 변화를 줘야 한다”면서 “동시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북한에 핵을 갖고 있는 한 국제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영원히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김정은, 이란 국민들 환호 보며 어떤 생각 하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란의 변화는 2013년 8월 온건 개혁파로 분류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민생 우선’과 ‘개혁·개방’을 내걸었다”면서도 “김일성-정일-정은으로 이어져 온 3대 세습 왕조가 지배하는 북한에서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 같은 인물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조선은 “북이 자발적으로 핵 포기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며 “한·미는 이제 북핵 문제에 관한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제 북핵은 ‘북한 문제’라는 좀 더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미·중은 이란 핵 타결 이후 북핵 문제에 관한 전략적·포괄적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획기적인 ‘이란 핵 합의’’라는 사설에서 “이번 합의가 북한 핵 문제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며 “대화를 통한 해법 마련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북한은 이미 세 차례나 핵실험을 한 터여서 이란과 다르다고 강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오바마 정부 임기가 2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아 북한 핵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동력이 모자란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겨레는 “중요한 것은 의지다. 오바마 정부가 이제까지 이란 핵 문제를 풀려는 노력의 절반 정도라도 북한 핵 문제에 쏟았다면 상황은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라며 “대북 대화는 ‘적과의 악수’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번 합의가 북한 핵 합의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는 ‘이란 핵협상 타결…중동發 ‘오일 뉴딜’ 기회 잡아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란은 중동 제1의 제조업 국가이자 세계 4대 원유 매장국이며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15~18%를 보유한 자원부국이다. 경제봉쇄가 풀리면 이란은 해외 자본을 적극 유치해 유전 등을 개발하고 원유를 대방출하는 등 세계 경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 전망했다.

“그만큼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보면서 “우선은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원유정제 시설, 석유화학 분야 등 플랜트 부문의 진출 타이밍에서부터 투자폭까지 주도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이란이 전통적으로 한국에 우호적이고 최근 수년간은 한류 콘텐츠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에 주목해 업체 스스로는 현지화 전략을 가다듬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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