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공사 설립 적절한가…의견 분분
국민연금 공사 설립 적절한가…의견 분분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7.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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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공격적 투자로 수익 높여야 VS 고수익 쫓다 연금 날릴수도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전문성과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며 국민연금공단에서 기금운용조직을 떼어내 공사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에 달하는 만큼 이를 더 효과적으로 투자·운용하기 위해 독립 기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1일 ‘국민연금기금 관리·운용 체계 개선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개편안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토론을 바탕으로 최종 개편안을 만들어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올해 500조원에서 2043년 2561조원까지 불어났다가 이후 연금 지급액이 급격하게 늘어나 2060년쯤에는 완전히 바닥날 것으로 추산된다. 500조원의 연금을 잘 활용해 현재 5%대 수준인 수익률을 높이면 연금 고갈 시점을 더 늦출 수 있다.

그러나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公社化)한다고 해서 전문성과 독립성이 확보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데다, 공격적으로 투자하다 원금을 날리면 국민 노후가 더 불안해질 수도 있다. 실제 외국 연기금들은 2008년 금융 위기 때 순식간에 자산의 20~30%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국민연금의 전문성을 높여 수익을 더 내자는 취지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무턱대고 고수익의 환상만 좇다 국민 노후자산을 허망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특히 “국민연금기금 운용에선 수익성 못지않게 안정성도 매우 중요하다”며 “공적 자산 관리를 무턱대고 민간에 내맡기는 독립법인 설립보다는 현행 틀 안에서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보완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 원종욱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전문위원장이 21일 열린 보건사회연구원, 국민연금 관리·운용체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뉴시스

<주요 신문 22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박 대통령, 국정원 해킹 의혹에 왜 침묵하나/정부는 언제까지 우리은행을 붙들고 있을 텐가/유명무실해진 자사고 재평가 교육부 책임이다
▲ 국민일보 = 해킹의혹 규명, 우선 국회 정보위 충분히 활용해야/거듭되는 日 독도도발에 상투적 대응은 이제 그만/교육훈련 등 청년고용 관련지출 대폭 늘려라
▲ 동아일보 = 국정원 의혹, 모든 정치 삼키는 블랙홀로 방치할 건가/野, "선심성 추경 안 된다"며 10만 원 상품권 풀겠다니/교육 불신만 키우고 끝난 조희연의 '자사고 죽이기'
▲ 서울신문 = 서민경제 살리려면 추경안 빨리 통과시켜야/실질적 효과 있는 청년 실업 대책을 기대한다/대형마트 경품사기 처벌 강화해야 재발 막는다
▲ 세계일보 = 현직 법관들 잇단 행정부 발탁, 정상 아니다/쿠바ㆍ이란 국제사회 복귀…대화조차 거부하는 北/대형 할인점은 소비자 등치는 '사기 경연장'인가
▲ 조선일보 = 國政보다 개인 앞세우는 장관은 경고 말고 교체하라/국민연금, 조직 개편 앞서 국민 신뢰부터 얻어야/이마트·롯데마트도 자동차 내걸고 사기 경품 행사했다니
▲ 중앙일보 = 메르스 추경, 법인세·상품권에 발목 잡히나/교사도 없이 소프트웨어 가르치겠다는 정신 나간 정부/대통령 약속으로 생긴 해양특수구조단이 방치되다니
▲ 한겨레 = 4대 개혁, 밀어붙인다고 될 일 아니다/잃는 게 더 많은 '국민연금기금 공사 설립'/'낙제점 자사고'를 비호하는 게 교육인가
▲ 한국일보 = 노동개혁, 아무리 급해도 타협 포기해선 안돼 /미국에만 전쟁범죄 사과하는 일본의 비열함 /자사고ㆍ특목고 평가, 이럴 거면 뭐 하러 하나
▲ 매일경제 = 장관들, 대통령의 4대 개혁 절박감 느끼긴 하나 /우리은행 매각 이번 정부서 반드시 끝내라/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별도 공사로 독립 서둘러야
▲ 한국경제 = 국민연금운용의 공사화, 리바이어던이 태어날 수도 /청년실업의 원인·결과에 대한 널리 퍼진 오해들 /인성교육이 아니라 먼저 직업교육을 해야 한다

한국경제는 ‘국민연금운용의 공사화, 리바이어던이 태어날 수도’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부가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금운용본부를 기어코 공사화(公社化)할 모양이다. 21일 열린 ‘국민연금 관리·운용체계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보건사회연구원은 500조원에 달하는 기금 운용체계에 대한 개선안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금운용본부를 확대 개편해 독립된 공사로 만들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상임위원을 두고 사무국을 설치해 상설기구화 하는 게 골자다. 이 개선안은 보건복지부 용역 결과여서 사실상 정부안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경은 “운용의 전문성을 강화해 수익률을 극대화하자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수익률을 올려 고갈시기를 늦추는 것이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의 첫째 이유다.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평균수익률이 5.64%로 세계 8대 연금 가운데 밑에서 두 번째다. 더구나 큰 방향을 결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 개선은 필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금운용을 공사화해야만 전문성과 수익률이 제고될 것이란 논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특히 수익성과 함께 안전성을 추구해야 할 국민연금에는 맞지 않는 옷이다. 오히려 공사화하면 연금을 산업계 지배 목적으로 동원하려는 정치적 압력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연금, 조직 개편 앞서 국민 신뢰부터 얻어야’라는 사설을 통해 “국민연금 기금은 올해 500조원에서 2043년 2561조원까지 불어났다가 이후 연금 지급액이 급격하게 늘어나 2060년쯤에는 완전히 바닥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금의 수익성을 높여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을 완화시키겠다는 정부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한다고 해서 전문성과 독립성이 확보된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기금운용위원회를 상설화하면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과거 노무현·이명박 정부도 이번 개편안과 비슷한 방안을 추진했지만 위험 자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면 국민의 노후(老後)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겨레는 ‘잃는 게 더 많은 ‘국민연금기금 공사 설립’’이란 사설에서 “국민연금기금 운용에선 수익성 못지않게 안정성과 사회적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냉혹한 금융시장의 생리상 고수익의 유혹엔 응당 고위험의 덫이 따라다닌다. 무턱대고 고수익의 환상만 좇다 노후자산을 허망하게 날려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섣불리 별도의 독립법인을 만들기보다는, 현행 틀 안에서 금융전문가들의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하고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보완하는 게 옳다. 국내총생산(GDP) 절반 규모에 가까운 공적 자산 관리를 무턱대고 민간에 내맡기는 독립법인 설립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선택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매일경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별도 공사로 독립 서둘러야’는 사설을 통해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평균 수익률은 5.64%로 목표수익률 6.1%보다 낮다. 국민연금 수익률은 2013년 연 4.19%, 2014년 연 5.25%에 그친 반면 캐나다연금투자이사회(CPPIB)는 2013년 연 16.93%, 미국 캘리포니아주공무원연금(CalPERS)은 연 18.07%의 수익률을 거뒀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금운용 수익률을 연평균 1%포인트만 올려도 보험료율 2.5%포인트 인상과 같은 효과가 있고 2060년으로 예정된 기금 고갈도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기금운용체계 개편은 하루라도 빨리 실행하는 게 옳다.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기본 목표인 만큼 이기주의가 발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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