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바라본 올해 대한민국은 ‘암흑’
교수들이 바라본 올해 대한민국은 ‘암흑’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12.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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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 선정...메르스 사태, 국정교과서 논란 등 반영

[더피알=문용필 기자] 대학교수들이 바라본 2015년의 대한민국은 ‘암흑’과 ‘어지러움’ 그 자체였다.

<교수신문>은 전국 교수 5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59.2%)가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 이승환 고려대 교수가 당나라 문필가 손과정의 '서보'에서 집자한 사자성어 '혼용무도'. /사진제공:교수신문

혼용무도는 ‘나라의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의미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일컫는 말이며, ‘무도’는 <논어>에 등장하는 ‘천하무도(天下無道)’라는 표현에서 유래됐다는 설명이다.

해당 사자성어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교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초 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으나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고 언급했다.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의 ‘사시이비(似是而非)’는 127명의 선택을 받아 2위에 올랐다.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 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의 ‘갈택이어(竭澤而漁)’(121명)와 ‘달걀을 쌓은 것 같이 위태롭다‘는 뜻의 ‘위여누란(危如累卵)’(58명)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5년간 ‘올해의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부정적인 의미의 표현들이 계속 선정되고 있어 순탄치 않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2011년에 선정된 ‘엄이도종(掩耳盜鐘,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은 자신이 한 일은 잘못됐다고 생각지 않고 다른 사람의 비난을 두려워 한다는 것으로, 소통부재의 뜻도 담겨 있다. 2012년 사자성어인 ‘거세개탁(擧世皆濁)’은 ‘온 세상이 혼탁하다’는 의미다.

2013년에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의미의 ‘도행역시(倒行逆施)’가 선정됐다. 그 해 출범한 현 정부의 정책을 두고 과거 회귀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해의 사자성어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였다.

한편, 2015년의 사자성어 선정은 후보위원당 추천과 본설문용 예비심사단 심사를 거쳐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7일간 리서치 전문기업 마크로빌 엠브레인을 통해 모바일과 이메일 조사방식으로 진행됐다고 <교수신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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