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개각은 ‘총선용’인가
朴대통령 개각은 ‘총선용’인가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12.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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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경제 위기 돌파, 과감한 정책변화 기대 어려워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총선에 출마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신임 경제부총리에는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 사회부총리에는 이준식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 역시 총선에 출마하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도 교체했다.

내년 4월 총선 일정에 맞춘 공직사퇴 시한이 다음달 14일이고, 그 전에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가 3주 정도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개각은 철저히 총선용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치 일정에 휘둘리는 내각 운영으로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겠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개각은 정권 임기 2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경제 상황이 불안감을 넘어 위기로 번지는 상황에서 적임자들을 골랐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유일호 내정자는 총선 출마를 위해 스스로 국토교통부 장관을 그만뒀던 사람이다. 표밭을 갈던 의원을 사퇴 한 달여 만에 다시 불러들일 만큼 정부에 사람이 없는 것인지 답답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원칙도, 감동도 없는 인사”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정권 말 경제 위기론 커지는데 이런 장관들로 감당하겠나”라고 말했고, 중앙일보는 “꽉 막힌 정국을 풀어갈 참신성이나 의지가 보이지 않고, 개각을 통해 국민과 국회에 보내려는 메시지가 뭔지도 모르겠다”고 황당해했다.

동아일보는 “표밭 갈다 온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위기 막을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고, 한국경제는 “정치 일정에 휘둘리는 내각 운영으로 구조개혁이 가능하겠나”라고 비판했다.

▲ 5대 부처 개각 내정자 프로필 ©뉴시스

<주요 신문 12월 22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무원칙 개각, 임기응변 국정 언제까지 봐야 하나 / 집회는 곧 공안사건이라는 억지 공안논리 / 소득보다 빚이 더 많은 시한폭탄 가계
▲ 국민일보 = 3기 유일호 경제號 못 다한 개혁 마무리에 전념을 / 계파싸움에 빠진 새누리당, 야당과 다를 게 없다 /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인사 지역편향 극복은 좋으나
▲ 동아일보 = 표밭 갈다 온 유일호 경제부총리, 위기 막을 역량 갖췄나 / "새정연과 연대 없다" 말고 안철수新黨비전 제시하라 / '眞朴 선거용' 뒷말 나오는 박 대통령의 기업 방문
▲ 서울신문 = 4대 개혁 '골든타임' 놓치면 경제회복 어렵다 / '安 신당' 호남 기반만으로 새 정치 실현하겠나 / '출마 정거장'으로 전락한 공기업 사장직
▲ 세계일보 = 12ㆍ21 개각, 국정ㆍ민생 안정시키는 전환점 삼으라 / 안철수신당, 여야 혁신 앞당길 '메기' 돼야 / 2년 학대받다 탈출한 '빠삐용 소녀', 사회는 뭘 했나
▲ 조선일보 = 정권 末 경제 위기론 커지는데 이런 장관들로 감당하겠나 / 安 "낡은 진보 淸算", 신당 성패는 여기에 달렸다 / 시간강사법 또 2년 유예, 국회 '부실 立法' 어디 이것뿐인가
▲ 중앙일보 = 이런 개각으로 국정 정상화 잘되겠나 / 안철수 신당에 거는 기대와 우려 / 참모총장 부인보다는 로비스트에 무기 구매 맡겨야
▲ 한겨레 = '안철수 신당'이 대답해야 할 과제들 / '노골적 봐주기' 검찰의 현대차 불기소 / 정치 낭인들의 쉼터로 전락한 공기업
▲ 한국일보 = 위기상황에 과감한 정책변화 기대 어려운 개각 / 총선 3파전 예고하는 안철수 신당 로드맵 / 세계1위 공항 흔들고 정치판에, 낙하산 인사의 결말
▲ 매일경제 = 유일호경제팀 구조개혁ㆍ성장활력 선순환 만들라 / 안철수 신당, 이념ㆍ지역구도 깨는 비전 내놓아야 / 삼성 바이오사업, 한국경제 새 먹거리로 성공하길
▲ 한국경제 = 정치 일정에 휘둘리는 내각 운영…구조개혁 가능하겠나 / 쓰레기 법안 또 무더기로 끼워 팔 태세인 국회 / 개인연금 실적배당 권유하는 정부, 손실 책임은 누가 지나

동아일보는 ‘표밭 갈다 온 유일호 경제부총리, 위기 막을 역량 갖췄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으로 교체하는 개각을 발표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정종섭 행자부 장관, 윤상직 산자부 장관, 김희정 여가부 장관까지 내년 총선에 나갈 장관들을 쫓기듯 정리한 ‘총선용 개각’이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들을 총선에 내보내는 것이 국정보다 중요하다는 데 얼마나 많은 국민이 납득할지 모르겠다. 유 후보자만 해도 총선 출마를 위해 스스로 국토교통부 장관을 그만뒀던 사람이다. 표밭을 갈던 의원을 한 달여 만에 다시 불러들이는 ‘회전문 인사’를 할 만큼 이 정부에 사람이 없는 것인지도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동아는 “국회에 법안 통과를 압박하며 개각을 미루던 박 대통령이 정치인을 새 경제수장으로 택한 것은 ‘정무적 역량’을 높이 샀기 때문일 것이다. 당장 청문회를 통과하고 경제 관련 법안들이 무난히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친박 실세인 최 부총리도 국회 협조를 얻지 못한 법안 통과를 유 후보자가 무슨 수로 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정권末 경제 위기론 커지는데 이런 장관들로 감당하겠나’란 사설을 통해 “이번 개각은 정권 임기 2년을 남겨두고 경제 상황이 불안감을 넘어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개각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가 과연 이런 위기 상황을 제대로 헤쳐나갈 적임자들을 골랐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우리 경제는 1997년 IMF 위기에 비견될 만큼 비상한 상황이다. 당장 조선·건설·중공업 등 주력 업종에서 부실기업을 정리하고, 1200조원에 육박한 가계 부채 관리도 시급하다. 새 경제팀 수장은 거시경제·금융·재정에 대한 전문성과 식견, 행정 경험까지 두루 갖춘 사람이 필요한데 유 내정자는 관련 경험이 빈약하다. 정권 말 일하려 하지 않을 관료들을 이끌고 갈 통솔력과 조직 관리 능력도 검증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이런 개각으로 국정 정상화 잘되겠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박 대통령이 개각을 통해 국민과 국회에 보내려는 메시지가 뭔지 모르겠다. 내년 총선에 나가겠다고 8개월 만에 장관직을 던진 사람을 다시 불러들여 경제 사령탑에 앉히고 평생 학자로 지낸 백면서생을 사회부총리에 앉힌 이유와 기준도 불분명하다. 그러니 그저 내년 총선 일정에 쫓겨 후다닥 해치운 개각이란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각의 핵심인 새 경제부총리부터 시장에선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박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유 내정자는 색깔이 없고 그립이 강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를 경제팀 수장에 앉힌 것은 경제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미다. 당장 가계부채와 주택 시장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제는 ‘정치 일정에 휘둘리는 내각 운영…구조개혁 가능하겠나’란 사설에서 “이번 개각은 철저히 총선용이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외에도 물러나는 3개 부처 장관 모두가 출마를 사실상 공언해온 데다, 청와대가 이를 수용해 내보내는 모양새다. 경제 위기에 배수진을 치고 전력투구해도 모자랄 판에 선거용 개각으로 위기돌파가 가능할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경향신문은 ‘무원칙 개각, 임기응변 국정 언제까지 봐야 하나’란 사설에서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박 대통령은 한 달 전 장관직을 떠난 사람을 다시 불러들였다. 한 달이면 뒤집어질 인사를 하는 대통령에게 어떻게 국정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렇게 무계획적, 임기응변식으로 운영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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