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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JTBC가 지상파 넘어설 수 있을까
tvN-JTBC가 지상파 넘어설 수 있을까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12.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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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사수→다시·몰아·움짤보기...채널 재평가 요구돼

[더피알=박형재 기자] 방송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다. TV본방사수 대신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지상파 삼국지에 균열이 생겼다. 화제성 높은 콘텐츠로 중무장한 tvN과 JTBC가 빈틈을 파고들며 ‘방송 5사’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관련기사: 방송업계 지각변동 시작됐다)

방송 판도 변화는 달라진 TV시청 패턴 때문이다. 방송을 거실TV로 보던 것에서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IPTV 등으로 다시보기(VOD), 몰아보기(Binge viewing), 움짤보기(Hightlight Video Clip)하는 시대가 됐다.

▲ 사진: 각 방송사 홈페이지

콘텐츠 유통 경로가 다양해지고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게 되면서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접근성 격차가 줄어들었다. 채널 인지도보다 콘텐츠 매력이 프로그램 성패를 좌우하게 된 것이다.

채널 접근성이 높아졌다 해도 볼만한 방송이 없다면 무용지물. tvN과 JTBC는 다양한 소재와 뛰어난 기획력으로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들은 비정규직 문제와 갑을관계(미생·송곳), 만학도 여성의 로맨스(두번째 스무살), 추억여행(응답하라 1988), 농촌힐링(삼시세끼), 스타들의 냉장고 요리대결(냉장고를 부탁해) 등 파격적인 주제를 다루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천편일률적인 지상파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새 활력소가 됐다.

이 같은 성공에는 시청자의 라이프스타일 등 트렌드를 면밀하게 분석해 콘텐츠를 기획, 제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양윤직 오리콤 미디어전략연구소장은 “tvN과 JTBC는 철저하게 20~30대 중심으로 포커싱하고 그들이 볼만 한 것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며 “가령 히든싱어를 보면 시청자들이 단순히 보는 것뿐만 아니라 참여하고 즐기는 방송을 지향하는데, 이런 상호작용에서 만들어지는 화제성이 굉장히 크다”고 분석했다.

장창범 금강오길비 미디어본부 상무는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닌데, 적절한 타이밍에 노출해 트렌드나 흐름을 만들고 있다”면서 “시청자들의 감성을 읽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먹히는 것 같다”고 봤다.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빠른 편성이 이뤄지는 것도 눈길 끄는 대목이다. 원순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대표는 “tvN과 JTBC가 최근 7개월 동안 제공한 오락 프로그램은 각각 27~29개나 된다”며 “이는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화제성 집계 결과가 낮다 생각하면 과감히 프로그램을 교체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한국, 미국, 중국 등 9개국 16~59세 응답자 중 셋톱박스를 보유하고, 적어도 주 1회 tv/동영상을 시청하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조사. 집계단위는 주별 시청시간임. 자료: 에릭슨 컨슈머랩
좋게 말하면 그만큼 시청자의 반응을 살펴 신속하게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이고, 나쁘게 보면 문화콘텐츠를 인스턴트식으로 무분별하게 판매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화제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니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전문가들은 5대 매체 프레임으로 방송지형이 변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전망한다. 방송업계 지각변동은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것이다. PR업계는 이같은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방송5사 춘추전국시대, 주목할 지점은

우선 광고 집행 채널이 늘어난 것은 양날의 칼이다. 예전엔 지상파 퍼스트(First) 전략으로 모든 광고 예산을 지상파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만 보조매체에 뿌리면 됐다. 이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비지상파를 통해 광고주가 선호하는 핵심 타깃에 대한 세분화된 마케팅을 진행하기 쉬워진 것은 장점이다.

이는 반대로 전략적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방송은 대표적인 경험재다. 비지상파 경쟁력의 핵심인 화제성은 온에어 된 후에야 알 수 있다. 특히 화제성은 꾸준히 증가하기도 하지만 처음에 반짝 떴다가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그러니 광고주 입장에서는 ‘똥인지 된장인지’, ‘집행할지 말지’ 고민이 깊어진다. 방송 프로그램 가치(Value) 측정을 비롯해 전략적 관리와 대응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시청률만큼이나 화제성 지표의 가치가 높아진 것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예전 TV시청률은 절대적인 숫자였다. 시청률 1%에 광고단가가 좌지우지됐다. 그러나 이제는 본방사수 비중이 낮아지면서 화제성이나 시청률 중 어느 게 더 우위에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시청률은 방송되는 시점의 반응을 본다. 반면 화제성은 방송 후 일주일간의 반응을 살핀다. 방송을 본방으로 시청하는 경우가 아닌 다른 방법을 이용하여 ‘만나게’ 되는 경우의 수까지 포함한 것으로, 방송 후 우연히 해당 콘텐츠를 접하게 된 이들의 반응도 화제성에 포함된다.

예컨대 관련 기사, 동영상, 블로그의 글을 본 뒤 늦게 콘텐츠를 찾아보는 경우, 우연히 재방송을 시청하는 경우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양윤직 본부장은 “시청률만큼이나 화제성 지표가 중요해지면서 광고 집행에 앞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더 많아졌다”면서 “예전엔 시청률이 방송 광고 집행의 주요 지표였다면 요즘은 전체적인 시청량을 봐야 한다. VOD 소비량, 버즈량, 핵심 타깃 도달률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비지상파는 지상파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이같은 질문에는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tvN과 JTBC가 뜨는 채널임은 분명하지만, 수십년간 입지를 다져온 지상파의 매스미디어로써의 역량은 넘어서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앞으로 통합시청률이 도입되면 비지상파의 영향력은 지상파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통합시청률 도입이 가져올 변화) VOD 등으로 시청 패턴이 바뀌는 상황에서 ‘콘텐츠파워=영향력’ 공식이 성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방송사 전체를 먹여 살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변화는 시작됐고 시청률만 보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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