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방송’ 위한 스마트로, 유명무실 우려
‘1인 방송’ 위한 스마트로, 유명무실 우려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3.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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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 떨어져…위치 선정·홍보 부족 아쉽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지난해 12월 문을 연 경복궁역 ‘@스마트로’는 요즘 한창 뜨는 1인 방송을 위한 공간이다.(관련기사:'1인 방송' 공간으로 꾸며진 지하철 역사) 자신이 만든 제품을 홍보하거나 개인 방송을 할 수 있다. 오픈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시민 참여형 콘텐츠 제작소로 활용되고 있는지 찾아가봤다.

▲ 경복궁역 스마트로 출입문 옆에 붙은 배너광고. 사진=이윤주 기자

스마트로는 서울 지하철 경복궁역 1번 출구로 나가기 전에 위치해 있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통유리로 꾸며진 탓에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출입구 옆에는 ‘원한다면 누구나 1인 방송 BJ가 된다’라는 문구와 TV를 나타내는 배너가 부착돼 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널찍한 공간이 펼쳐졌다. 컴퓨터 5대가 놓여 있고 편한 의자와 테이블이 정렬돼 있다. 하지만 평일 오후 시간 스마트로에는 시민은 없고 직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왜 사람이 없는 것인지 관계자에 물었더니 “오늘 예약된 BJ가 없어요. 평소에도 사람이 그리 많진 않아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1인 방송을 하려면 콘텐츠 보고서라는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단 사회적, 종교적, 비판적인 내용은 걸러낸다”는 말을 덧붙였다.

1인 방송 제작은 아프리카TV로 실시간 방송되며 녹화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선보일 수 있다. 현재 50여개 영상이 게재돼 있는데 트로트 가수와 시인, 작가, 한국종합문화원 원장 등이 참여했다.

▲ 평일 오후 2시 경복궁역 스마트로 전경. 사진=이윤주 기자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는 도중 등산복을 입은 무리가 들어왔다. 넓은 테이블에 앉아 도시락을 열고 자연스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휴식공간인 줄 알고 와서 쉬다가요. 딱 봐도 카페처럼 보이죠? 그래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잠시만요. 여기에서 밥 드시면 안돼요!”

“홍보가 잘 안되다 보니 지나는 분들이 종종 와서 묻고 가요. 뭐하는 곳이냐고요. 한 시민은 이렇게 운영해서 되겠느냐고 화를 내고 가신 적도 있어요.”

스마트로가 제역할을 못하는 데는 위치 선정의 아쉬움도 작용한다. 주로 젊은층이 1인 방송에 관심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복궁역은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민 참여가 이뤄지지 않아서였을까. 방송 업데이트를 위한 아르바이트생까지 있다.  하루 1시간씩 주 5일 음악방송을 진행하는 BJ다.

“실시간 아프리카TV 시청자수는 아직 대여섯 명밖에 되지 않아요. 간혹 욕설하는 사람이나 매너를 지키지 않는 분들은 가차 없이 퇴장시켜요.” 유튜브 조회 수도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경복궁역 스마트로는 서울메트로가 장소를 제공하고 커피리닷컴이란 업체가 운영 중이다. 3개월간 무료로 시범 운영한 뒤 이후 행보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방향성을 구체화하지 못한 실정이다.

1인 방송을 통해 개인PR이나 제품홍보, 추억쌓기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무료로 이용가능하다는 점 또한 솔깃하다. 하지만 홍보 부족으로 당초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활발한 참여는 제대로 알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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