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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중심 시대’ 상징하는 대도서관의 유튜브 망명
‘콘텐츠 중심 시대’ 상징하는 대도서관의 유튜브 망명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10.24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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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크리에이터 vs 거대 플랫폼, 과거 기획사-방송사 갈등 떠올리게 해

“갑질이 도가 지나쳐 앞으로 유튜브에서 방송하겠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스타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아프리카TV를 떠나겠다고 선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2011년 6월 다음팟TV에서 적을 옮긴지 5년만의 일이다. 그의 배우자이자 인기 크리에이터인 ‘윰댕’도 함께였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6일 윰댕의 방송이었다. 이날은 한 모바일 게임의 모델인 일본 여배우 시노자키 아이가 출연했는데 해당 게임의 사전예약 페이지를 홍보했다는 이유로 아프리카TV측이 7일간의 방송정지 조치를 내린 것. 회사의 사전 승낙 없이 서비스를 이용해 영업활동을 하는 행위에 제재를 내릴 수 있다는 약관이 그 근거였다.

이에 대해 대도서관은 이전에 광고방송을 할 경우 아프리카TV가 800만원에서 1000만원 가량의 호스팅 비용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약관에 대해서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도서관과 윰댕의 뒤를 이어 먹방 전문 크리에이터인 ‘밴쯔’ 역시 아프리카TV와 결별을 선언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유튜브 망명’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MCN 스타들이 대거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아프리카TV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인터넷 방송업체다. ‘인터넷 스타’를 꿈꾸는 수많은 1인 크리에이터들에게 있어서 기회의 땅이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을’이나 다름없었던 크리에이터들이 반기를 들고 보이콧까지 선언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 아프리카tv 메인 화면.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과거 대형 연예기획사들과 지상파 방송사의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기획사들에게 방송사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가요‧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라디오로 신곡이 방송되지 않으면 자사 가수들을 스타로 만들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이돌이 가요계의 주류로 자리 잡고 YG, SM 등 대형기획사들이 등장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들 기획사는 출연이나 음원유통 문제로 방송사와 마찰을 빚었고 급기야 연말 시상식에 소속가수들의 출연을 보이콧 하는 형태로 번졌다.

갈등의 원인은 다르지만 방송사를 아프리카TV로, 기획사를 1인 크리에이터로 치환시켜보면 대도서관의 케이스와 사뭇 비슷한 양상이다. 물론 두 케이스 모두 대형기획사나 스타급 크리에이터에게 한정된 이야기이긴 하다. 

기획사들이 방송사와 ‘맞짱’을 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의 영향력이 이전과 비할 수 없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소속 가수들의 막강한 팬덤을 등에 업고 명실상부한 ‘연예 권력’으로 성장한 이들은 음원 유통과 각종 엔터테인먼트 사업, 심지어 식음료 사업에까지 진출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서도 한류 바람을 견인하고 있다. 

▲ 이제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주류 방송사와 대등한 관계를 형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사진은 yg엔터테인먼트 사옥. 뉴시스

대기업들의 모임성격이 강한 전경련 회원사로 가입할 만큼 그 위상도 높아졌다. 굳이 자존심을 버려가며 특정 방송사에게 머리를 조아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과거 가수들의 매니지먼트와 음반 제작 정도에 그치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는 인기 1인 크리에이터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TV가 아닌 모바일을 통한 영상 소비가 늘어나면서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콘텐츠와 실시간 소통을 앞세운 이들은 단숨에 ‘영향력자’로 발돋움했다.

각종 광고수익이 따라붙으면서 수입 면에서도 여느 고연봉자 부럽지 않게 됐다. 대도서관의 경우, 대기업 광고모델과 지상파 MC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터넷 방송계의 유재석이라는 별칭이 따라붙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위상과 인기가 높아졌다고 해도 크리에이터들이 활동 가능한 플랫폼이 한정돼 있다면 대도서관의 갑작스러운 결별 선언은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관련기사: ‘1인 제작자=콘텐츠 파워’, 확보전 치열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MCN 플랫폼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상황에서 굳이 아프리카TV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방송활동과 수익보전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렸을 거라는 해석이다. 대도서관이 망명을 선언한 유튜브는 상업광고와 수익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획사와 방송사의 갈등도 비슷하다. 하나의 방송사에 출연 안 한다고 해서 팬덤이 무너지거나 가수활동에 제약받는 시절은 지났다. 다매체 환경이 조성되고 플랫폼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제는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지상파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 지금 종편이나 케이블 음악방송, 인터넷 플랫폼 등에서 얼마든지 무대를 선보일 수 있다. 

그간 자신들의 힘을 과신해왔던 거대 플랫폼들은 독점적 지위가 점점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대도서관의 선언을 통해 직시해야 할 것이다. 플랫폼은 자본만으로도 구축할 수 있지만 콘텐츠와 크리에이티브는 자본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콘텐츠가 부족한 플랫폼은 결국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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