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4-25 23:30 (목)
‘최순실 게임’ 3종 등장…“우주의 기운으로 다운로드”
‘최순실 게임’ 3종 등장…“우주의 기운으로 다운로드”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10.31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순실 게이트’ 희화화, 개발자 “공상과학과 풍자해학 기반으로 제작”

[더피알=문용필 기자]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최순실 게이트’가 각종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서 각종 패러디물이 온라인에 넘쳐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엔 모바일 게임까지 등장했다. 게임 자체는 희화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얼마나 거센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31일 오후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게임은 3종. 이 가운데 ‘빨리와 순실아’는 해외에서 두문불출했던 최 씨의 행적을 꼬집은 듯한 게임이다.

▲ 캐릭터가 목마를 타고 쇠고랑을 피하는 형식의 게임 '빨리와 순실아!'. 화면 캡처

내용은 단순하다. 벙거지 모자와 선글라스를 깊게 눌러 쓴 중년여성 캐릭터가 목마를 타고 ‘쇠고랑’ 사이를 빠져나가는 형식이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승마선수였다는 점을 풍자한 셈이다.

만약 일정 점수 이상을 얻지 못한 채 쇠고랑에 닿게 되면 주인공이 감방에 갇혀 ‘언니~살려줘’를 외치는 ‘배드 엔딩’을 볼 수 있다. 엔딩 시 광고를 시청할 수 있는 메뉴에는 ‘개발자에게 사식 지원’이라는 이름을 달아놓았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게임은 보다 노골적으로 최 씨의 대통령 연설개입 의혹을 패러디하고 있다. 자막처럼 나타나는 연설문에 맞춰 제한시간 안에 똑같은 단어를 터치하는 형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이 순조롭게 풀려간다면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농담으로 했던 ‘제가 머리가 좋으니까 기억을 하지. 머리가 나쁘면 기억을 못한다’는 멘트를 들을 수 있다. 반면 플레이어가 틀린 단어를 선택하면 대통령의 사진은 고개를 격렬하게 가로젓고 최 씨의 사진은 화난 듯 상기된다.

‘순실이 닭 키우기’라는 게임은 최 씨가 대통령을 배후에서 조종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초간 ‘고소고발’ ‘북풍’ ‘펜 세우기’ ‘연설문 수정’ ‘물 뿌리기’ ‘구국의 결단’ 등의 메뉴를 이용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내용이다. 어떤 메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지지도와 지능, 그리고 ‘유신력’이 증가한다.

플레이 타임이 끝나면 ‘64세...그것은 부모에게서 떠나, 사회를 향해 떠나는 시기...닭은 대체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대사가 나온다.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고전 ‘프린세스 메이커’의 엔딩멘트를 패러디한 것이다.

해당 게임은 약 1만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정도로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포털 사이트에 게임명을 입력하면 공략과 엔딩 등 마치 일반 게임과 같은 연관검색어를 볼 수 있다.

이들 게임 모두 5점 만점의 4.9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게임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의 주요 내용을 낱말 넣기 형식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퀴즈 앱과 ‘순siri’라는 음성 번역 앱도 플레이스토어에 등장했다.

▲ 최순실 씨의 대통령 연설개입 의혹을 풍자한 듯한 게임 '최순실 게이트'. 화면 캡처

재미있는 것은 최순실 패러디 게임을 다운로드 한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마치 짠 듯이 ‘판사님 저는 억울합니다’라며 본인의 뜻과는 달리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 역시 공권력을 향한 풍자와 불신의 성격이 짙다.

불가피하게 다운로드 받게 된 이유도 다양하다. 한 누리꾼은 “갑자기 어떤 글을 누르자 우주의 기운이 느껴지면서 에너지가 분산되는 바람에 이 앱이 깔렸다”고 억울해(?) 했다. 또다른 이는 “샤워를 하고 나와 머리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다운받았다”는 변을 남기기도.

자신을 ‘인공지능을 가진 분석용 안드로이드’라고 소개하며 “데이터베이스 수집을 위해 스토어에 올라온 모든 게임을 다운로드 하던 중 자연스럽게 다운받게 됐다”고 설명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이 외에도 “괴한에게 습격받아 정신을 잃고 깨어보니 깔려있었다” “키우는 고양이가 앱을 설치했다” “모기가 패턴을 풀고 다운로드 버튼을 눌렀다” 등 기상천외한 설명들이 이어졌다.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도 이번 사건이나 최순실 씨와는 관계없다는 점을 유머러스하게 내세우고 있다. ‘순siri’ 음성번역 앱 개발자는 “우리집 강아지 복siri가 만든 앱”이라며 “뉴스에 나오는 최순실 씨와는 전혀 무관한 앱”이라고 강조했다.

‘빨리와 순실아’ 개발자는 “공상과학과 풍자해학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현실과는 아주 많이 동떨어진 설정을 배경으로 기획됐다”는 말을 남겼다. 게임 상에도 ‘특정인물과 무관한 무료 게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순실이 닭 키우기’ 개발자는 “다음 업데이트는 제가 안 잡혀가면 한다”고 공지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