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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시 이젠 IBM·딜로이트와도 경쟁[2017 PR전망 전문가 좌담 ③] #패러다임 #담론 #이볼빙

‘확실한 게 없는 게 확실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확실성의 한 가운데서 정유년이 시작됐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에 안팎으로 요동치는 정세, 온·오프라인을 관통하며 들끓는 다양한 여론은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헤아리기 어렵게 만든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 감당해야 할 역할은 많아졌고, 디지털 생태계는 지속적인 학습과 적응, 진화를 요하고 있다. 어찌 보면 갑갑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2017년 PR을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논의 내용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참석자
김영욱 한국PR학회장(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장성빈 에델만 코리아 사장
한광섭 한국PR협회장(전 삼성전자·물산 전무)
진행·정리 - 강미혜 기자 / 사진 - 성혜련 기자

360도 커뮤니케이션, 포션 넓혀나가야 PR 개념, 모든 것으로 확장하라에 이어... 

[더피알=강미혜 기자] PR이란 영역을 벗어나 커뮤니케이터가 모든 커뮤니케이터와 경쟁하려면 그에 필요한 새로운 근육을 만들어야 할텐데요. 통합, 융합이란 화두는 에이전시업계에서 더욱 크게 와 닿을 것 같습니다.

장 : 실질적으로 현업에선 광고, PR, 디지털 등 각자의 영역으로 존재하던 것이 완전히 무너졌어요. 디지털 에이전시로 제일 큰 데가 어디인지 아세요? IBM이에요. IBM 인터랙티브가 규모 면에선 에델만 보다 두 배가량 커요. 심지어 회계·자문으로 유명한 딜로이트도 디지털 에이전시를 시작해 꽤 몸집을 키웠습니다.그들이 디지털에 뛰어든 이유는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디지털이 비즈니스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컨설팅에 그치지 않고 실행까지 하면 돈이 되겠다 싶어 시도한 거죠.

이런 상황에서 광고시장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어요. 전통적으로 광고회사 기능을 보면 플래닝, 크리에이티브, 프로덕션, 미디어 바잉(buying)과 집행인데 이 네 가지에서 프로덕션과 미디어 바잉은 많은 부분 디지털 쪽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광고회사의 수익 중 80% 이상이 거기서 나오는데 미래가 쉽지 않겠지요. 결국 광고업계나 PR업계나 모두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고, 디지털 사이드는 고립된 틀에서 벗어나 다른 콘텐츠를 수용할 정도로 성장해야 하는 그 나름의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금은 내가 가졌던 사각모양의 형태를 키울 것이 아니라, 찌그러진 형태라도 일단은 새롭게 모양을 만들어가야 만 하는 상황입니다.

   
▲ 장성빈 사장.

한 : 최근 한 모임에서 나온 얘기이기도 한데 이제는 PR이란 말을 버릴 때가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기업만 해도 홍보(팀)란 개념에서 커뮤니케이션으로 확대됐잖아요. 물론 한국적 상황에서 미디어 릴레이션 대단히 중요하죠. 하지만 그 못지않게 디지털과 온라인, 콘텐츠 제작 등 다른 부분도 중요해지면서 PR이란 말로 통칭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봐요. 산업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란 말이 PR을 대체할 만한 용어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입장을 이해시키고 변화를 끌어내는 영역들이 굉장히 다양해진 만큼 이전과는 다른 정의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장 : 그런 측면에서 에델만은 3년 전부터 대내외적으로 PR회사(PR Firm)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어요. 대신 ‘커뮤니케이션즈 마케팅 에이전시’라고 말합니다. 이전부터 들어온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란 개념은 마케팅이 중심이 돼 커뮤니케이션이 부수적으로 따라붙는 거였다면, 커뮤니케이션즈 마케팅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딩과 마케팅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 내재화시키기 위해 글로벌적으로 직원 대상 교육도 엄청나게 하고 있어요. 커뮤니케이션즈 마케팅 에이전시로의 변화를 천명한 후 에델만은 1000여명을 전략적 고용(strategic hire)했는데요, 그 중에서 단 한 명도 PR을 백그라운드로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광고회사나 디지털 에이전시 등 철저히 다른 영역에서의 전문가들을 영입했어요. 개중엔 영양학 박사, 브랜드 전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전통 PR 개념에서 보면 정말 이질적인 인력들도 합류했습니다.

옥스퍼드 사전이 선정한 2016년 단어는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탈진실)였습니다. 국내도 마찬가지이지만 글로벌적으로 봐도 PR의 핵심가치인 신뢰가 실종되고 있는 듯한데, PR이 가야할 방향성은 어떤 것일까요. ▷관련기사: ‘탈진실’ 다음은 무엇일까

한 : 신뢰를 잃는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PR은 사실에 기반해야 하고요. 어떤 조직이든 지향하는 바가 있고, PR도 그것을 관철시키는 데 필요한 방안 중 하나입니다. 이를 위해 신뢰를 얻는 것은 필수적이며 만약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면 한시 바삐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 이상적으로 PR을 본다면 진실추구 커뮤니케이션, 공론 장 형성, 상호이해 증진 등을 모색하는 활동이 맞긴 한데 진실은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다르거든요. 저는 앞으로 PR이 얼마나 공개된 상황에서 담론 경쟁을 하느냐, 그를 통해 서로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느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영욱 학회장(왼쪽), 한광섭 협회장.

장 : 과거엔 소위 엘리트집단이 권위를 갖고 영향력도 가지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달라졌어요. 권위는 여전히 엘리트집단의 것인지 몰라도 영향력은 대중에게로 옮겨갔습니다. 결국 대중이 바라보는 시각에서의 진실이 포스트 트러스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에요. 작년 에델만 신뢰도 조사 결과 특이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상위집단(기득권층)과 일반대중이 보는 신뢰의 관점이 크게 달랐어요. 예년에 비해 양자 간 차이(gap)가 엄청나게 벌어지는, 신뢰의 양극화가 심해진 한해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 될 거라고 봤을 때, 커뮤니케이션과 PR은 영향력을 가진 대중의 입을 통하는 것이 맞는 방향일 겁니다. 아직도 PR을 언론관계로만 정의하는 이들이 있는데, 향후 2~3년 간 그런 마인드 셋이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찾기 어렵습니다.

김 : 어떻게 보면 상황이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진실이나 이상보다는 얼마나 개방적으로 하느냐 하는 상황.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PR계도 변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또 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 속에서 실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해답을 찾아야 할 거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정유년 PR 키워드를 제시하고 한 줄로 요약해 주시죠.

한 : 패러다임 체인지. 매체 인식이나 PR 활동 등 모든 게 임계점에 와 있다는 느낌.

김 : 담론 경쟁. 2017년은 진정한 담론 경쟁이 시작되는 원년이 아닐까.

장 : 커뮤니케이션즈 마케팅. 이볼빙(evolving, 진화) 하지 않으면 이종간 경쟁에서 설 땅이 줄어든다는 생각.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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