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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관계 위험하게 만드는 유형(2)[정용민 Crisis Talk] 공적 커뮤니케이션 훈련 받아야
※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기자관계 위험하게 만드는 유형(1)에 이어

[더피알=정용민] 제대로 훈련 받은 기자를 최일선에서 응대하는 홍보담당자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사소한 실수에서부터 불필요한 노이즈, 유사시 이슈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자와 대화함에 있어 너무 캐주얼하거나, 심각한 취재에 대응 경험이 적은 스타일, 기자와 항상 거리를 두려는 자세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

원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전략에는 약한 스타일

기자관계를 위험하게 만드는 네 번째 유형으로,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기자에게 하는 경우다. 불필요한 이야기를 기자에게 계속 하기도 한다. 말에 사족이 많고 애드리브가 난무한다.

평소 취재 때는 홍보담당자가 자세하게 여러 이야기를 해주어 기자들이 재미있다고 한다. 때때로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되고 약간은 기사 쓰기에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감은 주는 취재원이다.

부정 이슈가 발생해도 그 습관은 달라지지 않는다. “(문제 있는 식품에 대해) 먹어도 안 죽어요” “그건 말도 안 되는 X소리라니까” “생각해 보세요,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도 이렇게 하겠어요?”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뭐 자선사업 하나?” “그렇게 건강을 신경 쓰는 분이 아이들에게 그런 걸 먹여요?” 따위로 전략 없이 이야기한다. 기자는 물론 제3자가 들어도 황당한 소리가 바로 이런 홍보담당자들의 입에서 나온 것들이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내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잖아?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알고 나면 이게 사실이라는 걸 깨닫게 될 거야 등 사후 자신을 합리화하려 한다. 알고 있는 사실을 나름대로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믿는다. 홍보담당자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시각이다.

기자들은 이런 홍보담당자들을 보고 “참 특이한 양반” “말을 함부로 해서 문제를 일으킨다” “찌르면 항상 무언가 답을 준다”는 평가를 한다. 회사 측 시각으로 보면 이보다 위험한 홍보담당자는 없을 것이다.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지 못한 채 커뮤니케이션 하는 스타일

대부분 주니어 홍보담당자들이 해당된다. 그러나 의외로 시니어들 중에서도 이런 유형이 있으니 문제다. 기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그에 대한 사전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일부 또는 전부 부족한 유형이다.

대외비라서 모르는 척하거나 상세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고 있음’이라는 모습을 풍기지만, 실제로는 해당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는 말만 한다.

일부는 알고 있어도 상당히 피상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어서, 기자가 깊이 있는 질문을 하고 들어오면 바로 개인적인 애드리브로 대충 모면을 한다. 하나의 이슈에도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관련돼 있고, 해당 이슈가 법적으로 여러 다툼의 여지가 있고, 여론의 관점에서도 민감한 내용이 걸쳐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이 가진 피상적 이해와 관점으로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 경우 해당 홍보담당자의 사내 위치는 최고 의사결정자들과의 거리가 있다. 그들이 결정한 세부적인 논리와 지시사항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슈 대응을 위한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기자와 약속된 중식 시간을 보낸다. 이후 대책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아래 팀장에게 브리핑 받아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나선다. 당연히 충분한 소화가 없다.

기자들은 이런 홍보담당자 유형을 “똑똑하지 못한 분” “회사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 “별로 답이 안 나오는 양반”으로 평가한다. 기자로부터 “왜 모르면서 말을 해요?”라는 불만을 듣기도 한다. 홍보담당자들이 경계해야 하는 습관이다.

핑계대기 어려운 세상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고, 공적인 커뮤니케이션까지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꼭 좋은 홍보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언제나 완벽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문적인 홍보담당자라면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

기자가 훈련받고 공부하는 것만큼 홍보담당자도 훈련 받고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소위 말하는 ‘건전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물론 기자들도 다 같은 기자가 아니라고들 말한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훈련 받지 못했고 공부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더라도 홍보담당자들은 더욱더 훈련 받고 공부해야 한다. 홍보담당자는 기업이나 조직 그 자체다. 평시와 위기시 기업이나 조직의 입 역할을 하니 그렇다.

개인적인 생각은 기업이나 조직을 대변하는 홍보담당자의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절대 아니다. 홍보담당자는 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자신이 대표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생각과 메시지를 공적인 채널을 통해 전달하는 임무를 가진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누구에게도 자연스럽지 않다. 평생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해 성장해 온 성인이기 때문에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낯선 것은 당연하다. 이것이 따로 훈련 받아야만 제대로 할 수 있는 이유다.

더 이상 전략적이지 못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고 나서 언론이나 기자를 욕하는 습관을 버리자. 예전 같으면,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나서 그에 기반한 기사가 나면 사내에서는 기자에게 손가락질을 했었다. “제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그 기자가 소설을 썼습니다” “기자가 제 말을 잘 못 알아들었나 봅니다” “저는 기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부주의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부정적인 기사가 나왔던 상황을 경험한 홍보담당자들은 보통 이런 핑계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핑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대부분의 민감한 취재 내용은 상호간에 녹취하는 시대가 됐다. 꺼져있는 듯한 TV 취재 카메라는 책상 위에 놓여 계속 녹화·녹취를 하고 있다. 자기 양복 깃에 달려 있는 취재용 핀마이크를 끼고 대책 회의에 들어온 홍보담당자도 있다. 기자들의 모든 스마트폰은 녹화·녹취가 가능한 것들이다. 더 이상 언론이나 기자가 이상해서(?) 이런 기사가 나왔다 핑계를 대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이다.

항상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그 문제를 알고 있다면 고치고 개선하자. 그러면 더 이상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문제인 줄 알면서도 고치고 개선하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 들었던 유형들과 같이 자신이나 자신의 팀원들에게 유사한 문제가 있다면, 당장 고치고 개선하려 노력하면 된다. 제대로 훈련 받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홍보담당자의 자세다. 좋은 홍보담당자를 넘어 훌륭한 홍보담당자가 되어보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정용민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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