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구호와 기업사회공헌
긴급재난구호와 기업사회공헌
  • 강대선 (myqwan@the-pr.co.kr)
  • 승인 2011.04.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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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선의 CSR 커뮤니케이션

인류의 역사는 재난과 고난의 역사다. 역사 이래로 인류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재난은 수시로 발생했으며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최근 들어서도 2009년에 중국의 쓰촨성 대지진과 후난 충칭시 대홍수가 발생했으며 2010년에는 호주 퀸즐랜드에서 대홍수가 발생하고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지진이 발생해 인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혔다.

지난 3월 11일 금요일 오후 2시 46분 일본에서 진도 9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발생한 지진해일로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동북부 지역 및 기타 지역의 피해규모는 200조원 이상이며 인명피해도 2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피해복구를 위한 지원과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 내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의 재해복구를 위한 활동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인해 일어난 해일로 남부 지방이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필자는 자원봉사 요원으로 복구에 참여했는데 직접 눈으로 본 해일의 피해와 참상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해안에 있어야 할 통나무와 컨테이너가 시내와 도로 곳곳에 널려 있고 해안가 마을 마을마다 침수가 돼 세간살이는 흙뻘에 묻혀 있고 자동차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뒷마당에 덩그러니 떠내려와 있었다. 생존에 필수적인 물을 마실 수도 없고, 오물을 처리할 수도 없는 처참한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당시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던 것이 기업의 긴급재난구호활동이다. 기업과 지방정부와 NGO가 힘을 합해 효과적인 재난구호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신속하게 이재민들의 생활을 정상화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더하여 재난 취약지역에 자매결연을 맺은 기업과 단체의 지원활동은 피해 이재민에게 물질적 지원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과 정서적인 안정까지 줄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었다. 기업사회공헌에서 긴급재난구호활동이 주는 중요한 의미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기업의 긴급재난구호활동 추진방법

먼저 시스템이다. 각 기업은 기업사회공헌에서 긴급재난구호에 대한 역할과 비중을 규명해야 한다. 기업별로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고 있는 자원과 인력을 얼마나 긴급재난구호에 사용할지 기업별 특성과 능력에 따라 어떤 재난 상황에 기업이 개입할지에 대해 재난의 상황과 규모 그리고 활동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모든 재난에 개입할 수도 개입할 필요도 없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전사 차원의 상황 판단과 운영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조직이다. 긴급재난구호활동은 평상시의 자원봉사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때에 따라서는 중앙정부의 대책반과 활동을 같이하거나 지방정부의 복구지원반과 활동을 같이 할 수도 있다. 또 다양한 외부 지원단체와 복구활동단체와 같이 보조를 맞춰야 할 때도 있다. 따라서 기업은 평상시에 긴급재난구호활동은 활동 인력의 대표를 정하고 대외창구를 일원화하고 활동지역과 활동 내용에 대한 조직을 갖추고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에는 긴급상황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우려도 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긴급재난시에는 구호물품도 달라진다. 우선 긴급재난에 대비해 긴급구호Kit를 평상시에 준비해 수송이 용이한 지역별로 보관해야 한다. 긴급구호Kit는 재난 발생시 긴급하게 소요되는 생활필수품 위주로 장기보관이 용이한 품목으로 준비한다. 모든 것이 소실됐다고 가정하면 즉시 사용이 가능한 장갑, 옷가지, 휴지, 치약, 칫솔, 비누 등과 휴대용 전등, 가스버너뿐만 아니라 장기 보관이 가능한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을 준비할 수 있다. 이외 보관이 어려운 물, 쌀, 연료, 천막 등은 지역별로 미리 구입처를 정해 두고 항상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더하여 물품의 운송시스템도 사전에 정해져 있어야 혼란이 없다. 보통의 재난시 특히 물난리가 났을 때 아이러니 하게도 물이 가장 필요하다.

긴급재난은 대규모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중앙정부의 구호활동과 지방정부의 구호활동 등과 긴밀히 연계돼야 한다. 먼저 긴급재난구호활동을 할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의 해당 부서와 접촉해 피해규모와 해당지역을 파악하고 어떤 활동이 필요한지 어떤 물품이 필요한지 알아내 활동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재난구호에 경험이 많은 전문 NGO와 연계해 활동을 전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NGO는 각 지역별로 조직돼 있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각 지역의 사정에 밝아 기업의 재난구호활동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긴급재난구호팀이 구성돼 있는 NGO는 재난시에 제일 먼저 재해 상황을 파악하고 전문가와 구호물자를 보냄으로써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긴급재난구호의 자원봉사는 일반적인 자원봉사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정기적으로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대상으로 이뤄지는 평상시의 자원봉사와 달리 긴급재난구호 자원봉사활동에는 기간이 장기적이고 활동 자체에 위험이 따른다. 재해상태의 지역에서 기본적인 의식주 지원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재해 자체의 위험과 안전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재해복구전문가의 지시와 안전요원의 지시에 전적으로 복종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차원에서는 꼭 보험에 가입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 대지진의 경우에도 보듯이 최근에는 지구촌 곳곳에 일어나는 자연재해로 글로벌 긴급재난구호활동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보다 더 많은 준비와 정부, 해당 국가 등과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해당지역의 풍토병이나 질병 발생에도 유의해 긴급구호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사회공헌으로서 긴급재난구호활동의 의미

재난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관심과 피해지역이나 주민이 필요로 하는 도움의 절실함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기업이 이러한 재해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한다면 당연히 사회적 관심과 격려를 받을 수 있다. 물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실제 복구 활동에서 재해지역 주민과 사회에게 주는 감동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기업이 가장 좋은 기업으로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도 이러한 활동은 방송, 신문 가릴 것 없이 많은 관심과 보도가 이어질 수 있다.

긴급재난구호활동은 기업 구성원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일부 기업의 구성원들의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긴급재난구호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지지로 바뀌는 것을 종종 봤다.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진정성에 있어서 국민과 구성원의 의심의 여지가 없어지는 것이다.기업이 될 수 있다.

강 대 선

STX그룹 홍보실장

광운대 경영학과 졸업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前 하나대투증권/SK텔레콤 근무

前 서울여성가족재단 홍보위원

前 Creative Marketing Club회장

스카이72 Marketing Consulting Committee 위원

한국PR협회 운영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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