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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글로 말한다? 이젠 몸으로 보여준다40대 부장의 발레, 체험 영상 등 유머 탑재 콘텐츠들 인기…팩트+개성 드러내며 온라인 호응 불러와

[더피알=안선혜 기자] 신문사에 다니는 40대 ‘아재(아저씨)’ 부장이 레깅스에 무용슈즈를 신고 발레 동작을 선보인다. ‘기자는 글로 말한다’는 통념을 깨고 우아하면서도 한편으로 파격적인 비주얼을 뽐내며 온몸으로 생생한 기사를 전달한다. 최근 한국일보 지면에 실린 라제기 문화부장의 발레 교습 체험기다.

한국일보 기사 화면 캡처.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주변에서 쉬이 볼 수 있는 이른바 40대 ‘흔남(흔한 남자)’이 금남의 영역이라 여겨지는 발레에 도전한 의외성과 본인도 민망스러워 웃음을 참는 듯한 모습으로 찍힌 재미있는 사진들이 친근감을 더하며 주목도를 높였다.

라제기 부장은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기존 언론사 통념으로 생각했을 때 이런 걸 부장이 해야 하나 싶을 수도 있고 반응이 시원찮으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생각했던 것보다 호의적 반응들이 많아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이처럼 기자들의 마인드가 달라지면서 지면을 장식하는 기사의 형식과 내용이 바뀌고 있다. 독자가 궁금해 하는 사안을 대신 취재하는 것을 넘어, 필요에 따라선 직접 체험해 보고 특유의 위트를 녹여내 기사로 전달하는 콘텐츠 실험이 지속되는 추세다. ▷관련기사: 택시몰고 노숙하고 구걸하는 기자들

눈에 띄는 점이라면 기자 개인의 개성 내지 아이덴티티(identity)가 드러나는 콘텐츠가 독자들로부터 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이 때문에 과거엔 체험기사를 쓴다 해도 기자 본인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게 미덕처럼 여겨졌다면 이제는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낸다.

조선일보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 5월부터 ‘두잇터(Doiter)’라는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말로 안 해. 진짜로 해’라는 콘셉트로, 젊은 기자 5명과 2명의 인턴이 함께 만들어 가는 코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진행된 친미집회와 반미집회를 동시에 참석해 보거나, 40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에서 1박을 하는 등 이슈가 된 사안들을 직접 체험해보는 콘텐츠다.

반드시 사회적 이슈가 되는 소재만을 다루는 건 아니다. ‘김생민의 영수증’이란 프로그램이 주목받자 영수증만으로 상대를 가늠해보는 소개팅을 해보는가하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소를 찾아 직접 머리를 깎아보기도 했다. 지난 9월 공개된 이발소 콘텐츠의 경우 페이스북에서만 300만뷰를 달성했다.

두잇터 기획에 참여한 양부용 조선영상비전 기자는 “영상을 키우려다보니 기자들이 직접 나서서 체험하는 코너가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진짜 좋으면 좋다고, 나쁘면 나쁘다고 하는 솔직함과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이 아닌 평범한 이들이 나오는 게 우리 영상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 같은 체험 콘텐츠에서 보이는 기자의 재기발랄함과 유머는 온라인상에서 확산의 주된 요소가 된다. 또한 소재가 독특하면 독특할수록, 그간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분야를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사람들의 주목도는 높아진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매일경제에서 다룬 남자기자의 브라질리언 왁싱 체험기는 온라인 감성을 건드리는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페이스북을 비롯해 여타 커뮤니티 등에서 활발하게 공유됐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필명을 사용, 담당 기자의 신분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지만 일반 기사체가 아닌 기자 개인의 자유분방한 말투가 도드라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이런 체험기사는 기자 한 사람의 열정이나 개인기로는 지속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브라질리언 왁싱기로 폭발적 관심을 끌었던 해당 기자의 경우도 이후 서너 차례 체험 시리즈 기사를 추가로 선보였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매일경제 관계자는 “쓰다가 부서 이동과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연재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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