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하려면? “그·린·하·라”
생존하려면? “그·린·하·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1.09.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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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커뮤니케이션’ 시대 활짝!

 

 

“여름실종이다-.”
올해는 여름같은 여름날이 없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유난히 잦은 폭우 탓에 뙤약볕 내리쬐는 여름 특유의 ‘맛’ 이 없었던 까닭. 기후변화에 따른 우려가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닌 코앞의 현실이 된 것이다. 이런 뚜렷한 변화 속에서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들의 ‘그린커뮤니케이션’ 이 주목받고 있다. 광고와 캠페인, 브랜딩, CSR 등 전방위에서 녹색이 부쩍 늘었다. ‘그린’ 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함의 발현일 터. 바야흐로 생존을 위한 그린커뮤니케이션 시대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애처로운 눈빛의 북극곰 한 마리. 여기저기 발을 디뎌보지만 쩍쩍 갈라진 빙하 틈새를 건너기란 쉽지 않다. 야트막한 얼음둔턱을 뒤로 하고 잔뜩 웅크린 북극곰 가족의 모습이 화면 가득 비쳐지는데… 

흡사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과 같은 영상에 시선이 머무른다. 안타까운 북극곰의 모습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절로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다름 아닌 SK이노베이션의 광고캠페인 이야기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세계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북극곰을 통해 잔잔히 풀어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광고는 환경보호를 주창하는 구호 차원을 넘어, 기업 스스로 문제해결에 앞장서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기술력으로 진정한 ‘녹색이노베이션’ 을 구현하겠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 실제 이 회사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비롯해 청정석탄에너지, 그린폴(이산화탄소 플라스틱), 바이오연료, 수소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다양한 미래 에너지를 개발하며 적극적으로 그린을 실천 중이다.

이와 관련, 서영준 홍보팀장은 “분사 이후 첫 선을 보이는 광고인만큼 신중을 기해 준비했다” 며 “SK이노베이션이 지향하는 친환경 녹색성장의 가치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정유와 화학사업을 분할해 SK에너지·SK종합화학·SK루브리컨츠 등 3개 자회사를 거느리는 지주사 체제로 탈바꿈했다.

업종불문, 기업경영의 ‘新조류’

기업의 그린커뮤니케이션은 주로 비즈니스와 연계된 형태로 진행된다. 생산 활동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파괴 요소를 줄여나가거나 없애기 위한 중장기적 액션플랜이다. 예컨대 자동차업체-하이브리드차량, 유통업체-비닐쇼핑백 없는 점포, 펄프업체-나무 심기와 같은 식이다. 국내에서의 그린 물결이 본격화된 시기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 60주년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언급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초창기엔 업의 특성상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정유·화학, 항공, 자동차 분야에서의 행보가 두드러졌다. 대한항공이 2004년부터 추진 중인 해외 숲만들기 사업, 홈플러스가 국내 최초로 시도한 친환경점포 그린스토어, 현대차의 친환경브랜드 ‘블루드라이브’ 캠페인 등이 그것. 이후 그린이 국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린커뮤니케이션은 업종불문하고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는 하나의 흐름이 됐다. 

이병일 더커뮤니케이션즈엔자임 그린커뮤니케이션컨설팅 이사는 “그린커뮤니케이션은 글로벌 기후변화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화되면서 지속가능경영의 일환으로 부각됐다. 석유경제에서 녹색경제로 재편되는 글로벌 경제의 큰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고 설명했다. 더욱이 선진국들이 환경 규제를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린을 빼놓곤 글로벌 경쟁력을 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노키아 등 해외 선진기업들은 국내기업과 계약 체결 조건으로 협력사까지 포함한 저탄소 경영체계 구축 여부를 평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발맞춰 우리정부 또한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배출권거래제’ 등 관련 규제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그린은 그야말로 기업경영의 필요충분조건이 됐다. 목표치보다 탄소배출이 많으면 돈을 내고, 할당량 미만의 여유분은 돈을 받고 팔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린=생존’ 을 의미한다. 그린을 향한 기업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척하지 말아야”…‘그린워시’ 경계

이 이사에 따르면 그린커뮤니케이션의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CSR 차원에서 이뤄지는 ‘공공캠페인형’, 둘째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계몽형’, 세 번째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프로모션/이벤트형’, 마지막으로 실생활에서의 실천 방법을 제안하는 ‘생활실천형’ 이다. 기업들은 통상 그린캠페인이라는 큰 틀 아래, 이 네 가지 요소를 모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그린커뮤니케이션은 비즈니스 구조를 송두리째 바꾸는 ‘경영혁신’ 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환경에 위배되는 물질은 계속 배출하면서 이미지로만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그린워시(Green Wash)’ 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는 것. 한 마디로 ‘척’ 하지 말라는 얘기다. 최근 기업들이 업무환경에서부터 생산시설, 생산제품, 기술·투자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그린을 부르짖는 것도 이같은 이유. 박항기 메타브랜딩 대표는 “그린커뮤니케이션은 경영환경부터 ‘그린스럽게’ 바꾸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장기적인 기업브랜딩 관점에서 팩트(그린경영)와 커뮤니케이션(그린캠페인)을 일치시켜 나가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환경은 기본, 고객혜택은 +α”
…‘그린마일리지’ ‘아리따움 그린투게더’ 등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용기 그린화에 앞장섰다. 특히 다양한 캠페인으로 고객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업계 그린커뮤니케이션을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 그린커뮤니케이션활동은 ‘그린마일리지 캠페인’. 2008년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친환경종이로 바꾸고, 절감된 비용은 뷰티포인트(멤버십 포인트)로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환경과 더불어 고객혜택까지 고려한 1석2조 활동인 셈. 실제 캠페인은 론칭 첫 해에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표창을 받는 등 일찍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린마일리지와 함께 주목 받는 또하나의 캠페인으로는 공병을 수거하는 ‘아리따움 그린투게더’ 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멀티 브랜드숍 아리따움에서 판매되는 제품 공병을 매장에 비치된 수거함에 넣을시 1병당 500점씩 뷰티포인트가 적립된다. 지난해 6월 도심에 위치한 100여개 매장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나,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바탕으로 현재는 전국 1000여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22톤이 넘는 공병이 수거되는 소득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1993년 환경에 대한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한 이후, 제품 개발 관련 연구에서부터 생산, 유통, 소비 및 폐기 단계에 이르기까지 환경 영향의 가능성을 찾아내 그것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연을 담아 인간에게 전하는 녹색 상품’으로 전세계 고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일회용컵 Bye Bye~”
…‘녹색매장’으로 탈바꿈

스타벅스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 가지는?
바로 일회용컵이다. 스타벅스는 올 1월부터 환경부와 손잡고 ‘일회용컵 없는 매장’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머그 보관 전용 선반 및 머그워머, 머그 사용률 자동 집계 시스템 등 캠페인을 위한 시설기반을 완비했다. 지속적인 직원 교육 및 동기 부여 프로그램 등 자체 노력을 펼치고 있다” 고 전했다.  

 
커피전문점은 특성상 일회용컵 사용이 많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코자 업계 최초로 일회용컵 퇴출이라는 강수를 둔 것. 이에 따라 주문시 테이크아웃 등의 별도 요청이 없을 경우 음료는 자동으로 머그잔에 제공된다. 지난 1월 50개 시범 매장을 시작으로 3월에 110개로 확대했고, 이어 6월부터는 전국매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스타벅스의 머그 사용률은 전체 40%를 상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는 고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작전’(?)도 한몫했다. 스타벅스는 사용한 일회용컵 10개 이상을 반환한 고객에게 300원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스타벅스는 캠페인의 초반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머그잔 50% 이상 사용을 목표로 정했다.

동아제약

“미래 주역들에 환경사랑을”
…청소년 캠페인, 대학생 국토대장정 활발

동아제약 그린커뮤니케이션의 메인타깃은 젊은층이다. 미래를 짊어질 주역들에 일찍부터 자연과 환경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를 위해 남녀 중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환경사랑 생명사람 교실’을 열고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타이틀 그대로 생명의 근원인 환경의 소중함과 생명 회복의 정신을 공유하고 체험하는 형태. 4박 5일 동안 숲과 해안의 생태를 모니터링하고, 환경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지난 7월에도 성주봉 자연휴양림 및 경상북도 상주시 일대에서 숲과 강 모니터링을 비롯해 태양에너지 체험, 친환경 농촌 생활 탐방, 친환경 농산물로 저녁식탁 만들기 등의 시간을 가졌다.  

 
국토대장정의 원조격인 ‘대학생 국토대장정’ 도 CSR 차원에서 적극 ‘미는’ 활동 중 하나. 199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젊은 도전과 열정을 상징하는 일종의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대장정 기간 동안에 환경캠페인도 진행, 국토 사랑을 적극 홍보한다. 올해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자동차 온실가스 감축 캠페인의 일환으로 환경부 후원 친환경 전기차 ‘그린카’ 가 대학생들과 동행했다. 또 태양열 충전 휴대용 LED 손전등을 지급하고 음료캔 등을 재활용하기도 했다. 

풀무원

“동물도 웰빙시대”
…국내 최초 동물복지제도 도입

“건강과 직결된 먹거리 안정성을 확보하라!”
풀무원은 이같은 특명 아래 바른 먹거리를 위한 ‘동물 웰빙’에 힘쓰고 있다. 일상에서 쉽게 먹는 육류나 계란, 우유 등이 소, 닭, 돼지 등 동물군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에 착안, 2007년 국내 최초 ‘동물복지제도’ 를 도입했다.

동물복지제도는 동물 사육과 관리의 전 과정에서 위생과 복지를 고려해 질병 위험과 고통을 최소화하는 활동을 말한다. 스웨덴은 20년 전, 영국의 경우 18년 전부터 관련 제도를 법률화하는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곳이 많다. 풀무원 관계자는 “동물의 행복한 삶은 물론 소비자들의 안전한 친환경 먹거리 섭취를 위한 것” 이라며 “결과적으로 생산자는 안전성이 검증된 동물복지상품 개발의 노하우를, 기업은 소비자에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현재 육류와 계란, 우유 등의 제품에 동물 복지 기준을 제정하고, 이에 맞는 환경에서 사육된 제품에 동물복지인증이 담긴 엠블럼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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