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09 20:46 (월)
‘성희롱 단톡방’ 이마트가 주는 교훈
‘성희롱 단톡방’ 이마트가 주는 교훈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9.09.05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이슈 현재형으로 만드는 ‘매직’
사적 대화도 회사 경영 관련시 조사 가능… ‘온더레코드(on the record) 시대’ 대비해야
대구시민단체연대의회가 지난 3일 성희롱 발언이 담긴 이마트 직원 단톡방 문제로 대구 월배점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었다. 사진은 YTN 뉴스 중 한 장면.
대구시민단체연대의회가 지난 3일 성희롱 발언이 담긴 이마트 직원 단톡방 문제로 대구 월배점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었다. 사진은 YTN 보도 중 한 장면.

[더피알=안선혜 기자] 또 단톡(단체 카카오톡)방이 말썽을 일으켰습니다. 이번엔 이마트 가전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단톡방에서 여성 고객 비하 발언과 성희롱성 음란 대화, 고객 컴퓨터에 저장된 나체 사진 등을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돼 논란을 낳았습니다.

최근 들어 메신저 대화가 외부로 알려져 곤혹을 치른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기자들의 단톡부터 인기 경연 프로 출연자의 단톡까지 문제가 되는 세상이니, 향후에도 얼마든지 반복해서 불거질 수 있는 이슈입니다.

무엇보다 개인을 넘어 조직이나 단체의 명성에도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대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슈를 풀어갈 땐 사건의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번 이마트 단톡방 사건은 개인 메신저 공개로 ‘발견’된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 분류해볼 수 있는데요, 일련의 과정에서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 이슈발견

단톡방 대화의 특징은 제보자를 통해서든 의도치 않은 유출이든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기 전에는 회사가 먼저 알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조직의 관리·감독을 벗어난 사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대화이기에 그렇습니다. SNS나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글과는 또 다르지요.

SNS상 글은 공개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이슈화되지만, 개인 메신저 대화는 한참 전 기록이 알려진 시점에서 ‘온(On)’되어 논란으로 비화되곤 합니다.

이번 이마트 건도 직원들의 단톡방 대화 시점은 지난해 6~7월 사이입니다. 1년 이상이 지난 묶은 이슈가 들춰져 현재 시점에서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되는 겁니다.

이같은 사안을 이슈 ‘발생’이 아닌 ‘발견’이란 개념에 빗대 보는 이유입니다.

√ 원칙대로

‘발견된 이슈’는 어떻게 시정해야 할까요.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일반적인 대응과 다르지 않다”며 “일단 발견된 시점에서 발생 개념 위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에 들어가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마트는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의 폭로로 사안이 공개되자 “지방 애플샵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부적절한 일탈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직원 일탈 행위’ 규정은 일종의 분리 작업입니다. 개인의 잘못이 조직 전체의 문제로까지 확대 해석되는 걸 막기 위함이죠.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선긋기에 쐐기를 박기 위해 일탈 행동을 한 직원에 대한 회사 차원의 조치도 밝혀야 합니다.

실제로 이마트 관계자는 “신속히 진상조사 중에 있다.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사규에 따라 엄중히 징계할 예정”이라며 “성동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의뢰했고, 수사가 진행되면 적극 협조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각 문제 상황에 있어 회사 내규 및 가이드라인을 따라 원칙대로 단호하게 실행하는 것이 핵심포인트입니다.

√ 이마트 오판 

이마트의 대처가 완벽했냐고 했을 때 예스(yes)라고 확언하기 어렵습니다.

이 사안을 공개한 대구연대회의는 제보자가 이미 지난 3월에 이마트 본사 신문고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이마트 측은 직원 개인들의 사적 행위로 여기고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초기 이마트 측이 개인 일탈보다는 개인 공간에서 이뤄진 사적 대화라는 점에 포커스를 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이마트는 초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수사 기관이 아닌 일반 기업이기에 (개인의) 카톡을 볼 수는 없었기에 어려웠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법률 전문가의 해석은 다릅니다. 전선룡 Lawtto 변호사는 “매장 손님에 대한 비하 발언은 회사 경영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조사할 수 있다”며 “다만 강제 조사나 임의로 (카톡방을) 보는 건 문제가 될 수 있고, 동의를 받아서 열어보는 건 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지금 취하는 회사 차원의 조치를 당시에는 왜 할 수 없었는지, 만약 그때 내부에서 지금과 같은 액션에 들어갔다면 정녕 결과에 변화가 없었을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카톡 대화란 점이 특수해 보일 수 있지만 사건의 본질은 ‘업무 영역과 관련된 직원 개인의 일탈’입니다. 즉, 온라인 시대 많은 기업이 겪은, 익히 보아온 위기 유형이란 점을 간과한 것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 단톡방에 대한 오해

카카오톡 등이 개인 메신저인 건 분명 맞습니다. 단톡방 역시 지인들과의 개인적 커뮤니케이션 공간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유사시를 대비해 공개게시판과 동일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송동현 대표는 “같은 그룹에 속한 사람이더라도 이해관계가 안 좋게 끊어졌을 때 그간의 대화 내용이 어떻게 공개될지 모른다”며 “일상 대화조차도 어떻게 활용될지 모르는 세상에서 각자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소위 ‘온더레코드(on the record) 시대’라는 걸 인지하라는 겁니다. 기자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들에게도 이제 ‘오프(off)더레코드’는 없다는 이야기지요. 

참고로 단톡방 일원이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건 오프라인에서 대화 참여자가 녹음본을 공개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특별히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어도 대화방 멤버로 있다면 언제든지 화면 캡처 등을 통해 이를 외부에 알릴 수 있는 것이죠. 

그밖에 기업 업무와 관련된 사안은 단톡방 사용을 금지할 것을 권했는데요, 통제되지 않는 플랫폼에서 업무 관련 이야기가 오가는 걸 막아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