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운털’, 그린피스 덕에 빠지나?
현대차 ‘미운털’, 그린피스 덕에 빠지나?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9.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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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한 활동 향한 반감, 옹호 반응으로 나타나
NGO 표현 방식 다듬을 필요 있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쏘나타 광고판에 ‘내연 기관 이제 그만’이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트위터.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쏘나타 광고판에 ‘내연 기관 이제 그만’이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트위터.

[더피알=조성미 기자]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한 현대자동차가 오히려 친환경 차량 홍보의 기회를 맞았다. 상대를 폄훼하는 다소 과격한 퍼포먼스에 대한 대중의 불편함 심경이 의외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그린피스는 지난 15일 현대차 사옥 인근에 위치한 대형 옥외광고판에 ‘내연 기관 이제 그만’이라는 메시지를 적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에 현대차는 광고판 훼손으로 그린피스를 경찰에 신고, 재물손괴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피스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동차 기업들의 기후 행동 촉구 등의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대기오염의 주범인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퍼포먼스도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광고회사와 시민단체 경험을 두루 갖춘 이화여대 기업가센터 진용주 교수는 “작은 조직과 적은 예산으로 언론의 주목을 이끌어 내고 파급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활동임에도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그들이 시위에 동원한 크레인 차량도 내연기관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환경보호라는 가치도 중요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도를 지나치면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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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퍼포먼스 자체가 그린피스 캠페인에 대한 관심보다 오히려 현대차의 차세대 자동차에 대한 고민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당장 내연기관을 배제할 수 있는 대체제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현실적 담론이 오고갔다. 그러면서 이미 수소차와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를 두고 과격 시위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옹호의 반응이 이어졌다.

더 나아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광고해주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린피스의 타깃이 된 광고판의 주인공인 쏘나타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를 연구 과정을 소비자들이 다시 한 번 인지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진용주 교수는 “SNS에 친숙한 젊은이들은 그동안 현대차의 일자리 및 창업 활성화 등에 대한 연구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서며 PR의 효과로 만들어진 호감이 크게 작용한 듯 하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여론으로 현대차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그동안 뭘 해도 비난의 댓글이 먼저였던 현대차를 향해 소비자들이 사안에 따라 달리 이성적 판단을 하는 상황으로 보는 시각이 합리적이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환경에 대한 선도적인 이미지를 지녔던 그린피스가 명성을 잃고 반감이 늘어나는 시점에서 그 누구도 모를 대중들이 용인하는 선을 그린피스가 넘은 것”이라며 “이번 현대차를 향한 대중들의 반응은 현대차에 대한 우군이라기보다는 그린피스의 과격한 행동에 대한 반감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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