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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유튜버가 본 선배 유튜버들의 위기
초보 유튜버가 본 선배 유튜버들의 위기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20.01.14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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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1세대 크리에이터들, 잇단 논란으로 구독자·조회수 급감
조직적 운영 및 이슈 대응 미숙…크리에이터 세계 번아웃 현상도 심화
먹방 크리에이터 밴쯔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영상 캡처
먹방 크리에이터 밴쯔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캡처

정말 죄송합니다.(중략) 용서를 구한다는 생각으로 (머리) 박도록 하겠습니다.

[더피알=안해준 기자] 먹방 크리에이터 밴쯔가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 며칠 째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밴쯔는 영상에서 눈물로 호소하는가하면, 바닥에 직접 머리를 박으면서 구독자들에 사과하는 절박함까지 보였다. 그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지난해 320만명에서 무려 60만명이 줄어들어 현재는 259만명 수준이다.

비단 밴쯔뿐만이 아니다.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힘든 부정적 이슈가 수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인플루언서 채널에서 최근 자주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방송에서부터 1인 미디어를 시작한 1세대 인플루언서들의 위기가 확실히 체감된다. 각종 논란과 구설에 휩싸여 비판 받는 것은 물론, 콘텐츠의 질적 측면에서 외면받기도 한다.

구독자 177만명을 보유한 먹방 크리에이터 슈기도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의 언행이 문제가 되자 유튜브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비판은 계속됐고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튜브에 추가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대도서관은 생방송 지각과 그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고, ‘일베’ 논란이 있었던 뷰티 크리에이터 레나는 활동 중단 후 채널명까지 변경했다.

▷관련기사 : 대도서관도 간과한 인플루언서의 자세

한 달 차 초보 유튜버로서 최근 ‘선배’ 유튜버들의 잇단 위기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유튜브 채널의 규모가 커지면서 운영 프로세스에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1인 미디어로 방송을 시작한 크리에이터는 조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기업과 달리 개인이 많은 의사결정을 직접 한다. 점차 보는 눈이 많아지고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미디어 대응부터 광고·협찬 조율, 커머스 사업까지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단순히 개인 표현 공간이었던 유튜브 채널이 또 하나의 미디어가 됐고, 이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는 연예인 못지않은 공인으로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채널 운영과 팬들의 니즈도 계속 변하고 있지만 커진 영향력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사회적 책임감은 여전히 미숙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 ‘커뮤니티 미디어’ 된 인플루언서에 필요한 사회적 책임

끊임없는 콘텐츠 경쟁 속에서 인플루언서들이 번아웃(burn-out)되는 점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수년간 쉬지 않고 꾸준히 영상을 올리는 과정이 이들에게 심리적·육체적 부담감을 주고 있다. 실제로 구독자 1억명을 돌파한 해외 유튜버 ‘퓨디파이(PewDiePie), 국내에서 초통령으로 불리는 ‘도티’는 활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선언하기도 했다.

유튜브는 콘텐츠 조회수와 시청시간에 따른 광고 수익을 크리에이터에게 직접 지급하기 때문에 영상을 최대한 자주 올려야 한다. 주 1개 콘텐츠 업로드를 목표로 하는 기자 역시 매일 아이디어 기획에 대한 고민과 영상 제작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럼에도 영상을 꾸준히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만족스럽지 않은 콘텐츠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반응이 좋을 리 없다.  

최소 주 2~4회 이상을 올리는 ‘전업 유튜버’라면 이러한 중압감이 더 심하다. 레드오션으로 접어든 유튜브 플랫폼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한정된 자원 안에서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제작해 조회수를 올리는 데 급급하다. 자연스레 콘텐츠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구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는 단순히 1세대 크리에이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플루언서가 하나의 브랜드이자 미디어가 된 디지털 시대에서 계속되는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단순 수익 창출을 위한 콘텐츠 생산만이 ‘유튜버 롱런’의 해답이 아니다. 콘텐츠 크리에어터로서, 브랜드를 이끄는 대표로서, 구독자와 소통하는 공인으로서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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