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터뷰] 5분짜리 지식 영상으로 작가 데뷔까지
[유터뷰] 5분짜리 지식 영상으로 작가 데뷔까지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20.03.12 15:2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장 퇴사 후 지식 유튜버 시작
자료조사시 팩트체크·크로스체킹은 필수
구독자 15만명을 보유한 지식 유튜브 채널 '티슈박스'의 이현민씨. 사진 안해준 기자
구독자 15만명을 보유한 지식 유튜브 채널 '티슈박스'의 이현민씨. 사진: 안해준 기자

[더피알=안해준 기자] 과학, 역사, 문화, 코로나19까지. 다방면의 지식과 이슈를 5분짜리 영상으로 풀어낸다. 일상에서 궁금할만한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싶다는 채널 색깔도 뚜렷하다.

최근엔 책까지 출간하며 작가로도 변신했다. 구독자 15만명을 보유한 지식 유튜브 채널 ‘티슈박스’의 운영자 이현민씨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나고 왔다.

채널명이 조금 특이하시네요. 어떤 의미로 지으신 건가요?

티슈가 굉장히 얇잖아요. 양도 많고. 가벼운 지식을 사람들에게 많이 전달해주고 싶다는 뜻이에요. 또 채널명을 짓고 보니 티슈가 ‘이슈’라는 단어와도 비슷해서 연관되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원래 하시던 일은 무엇인가요? 유튜브를 시작한 배경이 궁금해요.

저는 유튜버를 전업으로 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직장을 다녔었죠. 회사를 그만두고 2년 정도 놀면서 유튜브를 진짜 많이 봤어요. 그때 ‘정말 재밌겠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50만원짜리 노트북을 사서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어요. 

수많은 주제 중에 지식 유튜버를 하게 된 계가기 있을까요?

일단 제 얼굴을 드러내고 하는 건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목소리를 녹음해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분야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찾아보는 걸 좋아하는데요, 사람들에게 5분짜리 영상으로 지식 정보를 전달하면 괜찮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주로 어떤 주제를 콘텐츠로 다루나요.

처음에는 굉장히 가벼운 주제를 다뤘어요. 사실 제 채널이 지금처럼 자리 잡기에는 수차례 변화가 있었어요. 특정 주제를 랭킹으로 소개하는 영상도 만들어봤고,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소위 말하는 어그로성 콘텐츠도 제작해봤습니다. 

처음엔 가십성 정보도 많이 다뤘어요. 초기엔 조회수와 구독자를 늘려야 하니까요. 하지만 채널이 조금 성장한 후로는 정말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콘텐츠로 만들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일을 10~20년 이상 오래하기 위해서 말이죠. 덕분에 채널은 성장이 정체됐습니다.(웃음) 주제 범위는 딱히 정해져 있진 않아요. 과학, 역사, 문화 등 다양합니다. 

장르 특성상 주제 선정을 위한 고민이 클 것 같아요.

고민은 정말 매일해요. 매일매일 검색을 해서 아이디어를 찾죠. 해외사이트를 활용하거나 뉴스도 많이 봐요. 영상 제작 시간의 비율로 따지만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절반인 것 같아요.

자료조사 시 팩트체크도 쉽지 않을텐데요.

이 작업이 정말 오래 걸려요. 영상을 2일 만들면 팩트체크는 3~4일 정도 걸립니다. 영상이란 콘텐츠가 한번 올리면 수정할 수도 없고 잘못된 내용이 들어가면 악플도 진짜 많이 달려요. 그래서 주제로 다루는 사안에 대한 크로스체킹을 반드시 합니다. 정확한 정보가 맞는지 뉴스나 여러 매체를 통해 맥락을 파악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죠. 

저작권 때문에 사진이나 영상 소스를 찾는 노력도 중요하겠네요.

맞아요. 목소리만 출연하기 때문에 사진이나 일러스트가 필요한데요. 저작권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씁니다. 출처를 밝힌다면 저작권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를 활용해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거나 그 외에는 제가 직접 이미지를 만들어요. 소스를 사용해 직접 CG(컴퓨터 그래픽)이나 모션 그래픽 작업을 하죠.  

최근에는 코로나19 관련한 콘텐츠도 만드셨는데.

영상을 업로드할 당시가 1월 말이었는데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을 시기였어요. 그래서 콘텐츠로 한번 다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인이 사안인만큼 정말 팩트가 틀리면 안 되는 주제에요. 제가 의학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정리해서 전달했습니다. 뉴스 기사 자료도 가십거리를 다루는 매체는 배제하고 정론지 위주로 수집했고요. 

개인적으로 코로나19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들은 (기성) 뉴스 매체에서 다뤄주는 것이 맞다고 봐요. 가짜뉴스가 나올 우려도 있고요. 

채널이 성장한 후 전업 유튜버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하셨나요.

사실 처음 유튜브를 할 때부터 전업을 염두에 두고 시작했어요. 나이도 있고, 회사도 그만 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했습니다. 

요즘 장래희망으로 전업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이 많은데요. 직장인과 유튜버를 모두 경험한 입장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버를 하다가 취업을 다시 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경험을 해봐야 나중에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넥스트 유튜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저 역시 유튜브가 이미 레드오션이라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요. 비슷한 콘텐츠도 많고 정작 필요한 내용을 찾기도 쉽지 않아요. 그래서 유튜브(인기)가 끝나면 뭘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최종 목표가 별도의 사이트를 만들어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고 싶습니다. 저도 올리고 기자님처럼 다른 사람도 올릴 수 있게 하는 거죠. 플랫폼만 변화할 뿐이지 제가 만든 콘텐츠는 똑같으니깐요.

최근에 책도 쓰셨네요. 

‘일상을 바꾸는 이야기의 순간’이란 책이예요. 어릴 때부터 작가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유튜버를 하면서도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있었습니다. 영상에는 표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콘텐츠에 담지 못하고 버려지는 자료들이 굉장히 많아서 아쉬웠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때마침 출판사에서 먼저 제안을 해주셨죠. 운이 좋았습니다.

이현민씨는 최근 유튜브 콘텐츠를 토대로 '일상을 바꾼 이야기의 순간'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사진 안해준 기자
이현민씨가 유튜브 콘텐츠를 토대로 펴낸 '일상을 바꾼 이야기의 순간'이라는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안해준 기자

유튜브와 비교했을 때 책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차이점이 있었다면.

유튜브는 영상을 올린 후 내용이 잘못되면 내리면 돼요. 반면에 책은 활자로 찍히고 출간이 되면 이후에 고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자료 조사를 엄청 많이 했습니다. 영상에 담지 못한 내용을 마음껏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입니다.

콘텐츠를 만들면서 기억에 남는 소재 하나를 소개해주세요.

‘세계인의 해장음식’에 대한 것이 기억에 남아요. 당시엔 단순히 사진 하나에 자막을 넣고 목소리는 휴대폰으로 녹음했죠. 지금은 너무 창피해서 영상을 비공개로 돌렸지만, 가끔 어떻게 보시는지 댓글이 달려서 확인해 보면 반응이 좋습니다.

채널 규모가 커지는 만큼 브랜디드 콘텐츠 제안도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이전까지 온 제안은 많이 거절을 했어요. 지식 채널을 운영하는데 영상 안에 쇼핑몰 광고가 뜨고 그러면 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제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이 불편하거나 짜증나면 안되니까요.

브랜디드 콘텐츠라 하더라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채널을 구독하는 시청자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어요. 지금 당장에는 돈을 벌 수 있을진 몰라도 장기적으로 멀리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보는 유튜버를 추천해 주신다면.

‘빠니보틀’이라는 채널이 있어요. 여행 유튜버인데요. 귀국도 안 하고 계속 세계여행을 통해 오지를 다니시는 분입니다. 지금은 러시아에 있다고 들었어요. 제일 싼 음식, 싼 숙소 등을 찾아다니며 여행을 하시더라고요. 일반적인 여행 유튜버와 다른 매력이 있어 재밌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또는 독자)에게 한마디해주신다면.

먼저 일주일에 영상 한 개는 꾸준히 올렸는데 책을 쓰느라 많이 올리지 못해서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건 제가 만드는 영상은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콘텐츠인데요. 팩트체크도 많이 하고 그래픽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쓴 책도 정말 온갖 병에 시달리면서 썼거든요.(웃음) 콘텐츠를 시청해 주시는 분들께서 저의 노고를 조금은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ㅈㄷ 2020-03-26 20:29:44
빠니보틀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