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게스트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나?
개콘, ‘게스트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나?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06.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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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개그맨 아닌 게스트가 코너 이끌어…‘안쓰러운’ 개콘

[The PR=서영길 기자] KBS 개그콘서트는 일요일밤의 절대강자다. 시청률 20% 안팎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개콘 개그맨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코너를 만들어내기 위해 온 힘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무대에 설 수 있는 개그맨보다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고군분투하는 개그맨들이 더 많다. 여기에 녹화까지 마친 코너가 ‘통편집’ 당해 아예 전파를 타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경험은 됐겠지만 일주일 혹은 그 이상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개콘은 이렇듯 ‘적자생존’ 원리에 충실했기에 십여년 간 장수할 수 있었고, 질 높은 웃음을 선사할 수 있었다. 이같은 출연진과 제작진의 노력은 자연스레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노출된다는 의미고, 이는 홍보가 절실한 이들에겐 안성맞춤의 홍보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영화를 홍보하든, 음반을 소개하든 필요에 의한 게스트 출연과 새 활력소가 필요한 코너의 명분이 맞아 떨어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개콘은 게스트를 섭외해 신선함을 주거나 식상함을 극복하는 차원이 아닌, 아예 게스트가 코너를 이끄는 ‘게스트 홍보 수단’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자사의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나오는 게스트는 그렇다 치자. 하지만 배우나 아이돌 그룹의 오직 ‘알리기만을 위한’ 홍보성 출연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 대본 연습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불안함마저 들게 한다.

게스트의 어설픈 연기와 홍보만이…‘씁쓸하구만’

게스트들은 인기 없는 코너엔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홍보만을 목적에 뒀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코너가 회를 거듭하며 인기를 얻었다면 그곳엔 게스트가 꼭 나타난다. ‘생활의 발견’과 ‘감수성’이 그 예다. 이 두 코너는 아예 게스트가 주가 돼 상황을 이끈다.

신보라와 송준근이 코너를 이끌며 깨알 같은 재미를 주던 생활의 발견은 없어지고, 게스트들의 개인사 내지는 홍보분야에 대해 얘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강요한다. 감수성의 ‘감수왕’ 김준호와 ‘대갈공명’ 김대희의 다툼과 ‘오랑캐’ 김지호의 ‘어떻게 알았지?’, 내시 김영민의 ‘없는 남자’ 콤플렉스 등의 코믹적 요소는 사라지고, 게스트들의 어설픈 연기와 홍보만 존재한다.

개콘이 장수하며 지금 위치까지 오는데 개콘 개그맨들의 열정과 노력이 가장 컸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은 오늘도 무대 뒤에서 단 5분의 코너를 위해 일주일 혹은 그 이상을 노력한다.

시청률은 이같은 개그맨들의 땀방울로 일궈낸 것이지, 한낱 홍보수단으로 개콘을 이용하려는 반짝 게스트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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