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는 왜! ‘개콘’을 좋아하는가?!
광고계는 왜! ‘개콘’을 좋아하는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8.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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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편 업종 불문 CF모델 대활약…
“전 연령대 고른 인지도가 가장 큰 장점”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국내 광고계를 ‘접수’했다. 자동차, 전자, 통신, 식품 등 업종을 불문하고 CF모델로 맹활약중이다. ‘네가지’로 존재감을 확실히 입증한 개그맨 김준현, ‘용감한녀석들’의 헤로인 신보라 등을 필두로 인기 코너팀의 단체 출연이 줄을 잇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고루 어필되는 개콘(멤버들)의 인지도가 광고모델로서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 개콘 멤버들은 자동차, 전자, 통신, 식품 등 업종을 불문하고 cf모델로 맹활양중이다. 사진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용감한녀석들' 코너의 출연진.

[The PR=강미혜 기자] 기아자동차 스마트큐서비스, LG유플러스 LTE, 오리온 고래밥, 아워홈의 함흥냉면, 유한양행 유한락스,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 두산동아 학습지, 양평군 뽕잎차….

일일이 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광고계는 그야말로 ‘개콘시대’다. 올 초부터 개콘 멤버들이 등장하는 광고는 지상파TV와 케이블, 라디오 등 전 매체를 통틀어 20여건에 이른다. 개그맨 김준현의 경우 LTE와 고래밥, 뽕입차, 물냉면, 치약 등을 비롯해 방통위 캠페인까지 출연하며 광고계 최대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일명 ‘개가수(개그맨+가수)’로 불리는 신보라 역시 ‘CF퀸’으로 광고계를 휩쓸고 있다. LG유플러스 LTE, 현대차 싼타페, 동원 햄, KTB증권 라디오광고 등에 출연해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를 능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콘 개그맨들의 몸값도 부쩍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준현, 김원효, 허경환 등의 소속사 코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김준현의) 주가가 높아지면서 광고모델료도 50%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현재도 몇몇 광고주쪽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지만 동종업계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고심하고 있다고.

개그맨 몸값도 50% 이상 ↑

이 관계자는 개콘 멤버들이 광고모델로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선 “일단 개콘 프로그램 시청률의 힘이 크다”면서도 “초창기 최효종, 김원효씨 등의 출연이 광고주 쪽에서 후하게 평가되면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우리(소속사)쪽에서 광고 콘셉트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광고주쪽에서 먼저 콘셉트를 짜서 권유하는 식이다”고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 개그맨 김준현은 고래밥, 뽕입차, 물냉면, 치약 등을 비롯해 방통위 캠페인까지 출연하며 광고계 최대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실제 광고주측에서도 개콘 멤버들의 광고 효과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김준현을 자사 냉면제품 광고모델로 세운 아워홈의 홍보팀 진창현 대리는 “광고가 이슈화되면서 매출 상승은 물론 제품 인지도와 기업이미지 제고 효과도 동시에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중 대부분의 제품들이 1㎜의 굵은면을 사용하고 있지만 정통 함흥냉면은 0.8㎜의 가늘고 쫄깃한 면발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고 설명하면서 “개콘 네가지 코너에서 ‘홀쭉하다’는 말을 유행시킨 김준현씨를 통해 ‘홀쭉한 냉면’이라는 제품의 핵심 콘셉트를 어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개콘의 여러 인기 코너를 시리즈 광고 형태로 제작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불편한진실’ ‘비상대책위원회’ ‘네가지’ 코너 출연진에 이어 최근엔 ‘용감한녀석들’까지 차례로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자사 LTE 서비스의 강점을 직설적이면서도 쉽게 알려나가고 있다.

이 회사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김승현 과장은 “경쟁사 대비 실체적 우위가 분명한 LTE 요소들을 명확하게 전달하려면 은유 보단 직설화법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이 점에서 개콘 멤버들이 광고 취지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모델 선정의 배경을 밝혔다. 특히 개콘 코너의 유형이나 유행어 등이 대중에 익숙하다 보니 광고 친밀도는 물론 메시지 전달력에서도 뛰어났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광고의 인기에 힘입어 통신 3사 중 LTE 브랜드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김 과장은 “브랜드 선호도가 광고 단일 효과로 설명되진 않지만 분명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게 내외부적인 평가다”며 “개콘 멤버들이 여러 광고에 출연하게 되면서 이미지가 중첩되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지금껏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판단해 새로운 코너팀을 더 출연시킬지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지도는 A급 배우·모델료는 저렴…불황 속 ‘웃음코드’도 강점

업계 관계자들은 개콘 멤버들이 광고 시장에서 상향가를 치고 있는 이유를 투자비용 대비 높은 광고효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인기 영화배우나 아이돌가수에 비해 모델료는 낮지만 이슈메이킹 측면에선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

휘닉스컴 심희대 차장은 “이른바 A급 배우들은 제품의 무게감이나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드는 데에 좋은 반면, 개그맨들은 그들 자체의 콘셉트에 메시지를 얹는 방식으로 이슈화하기 쉽다”면서 “전 연령대에서 고른 인지도를 보이고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모델료도 저렴하기에 광고주 입장에선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개그맨 특유의 ‘웃음코드’도 광고모델로서의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렵고 사회적 침체기엔 소비자들에 즐거움을 주는 ‘펀(Fun)’한 광고가 잘 먹힌다는 것은 광고계의 정설로 통한다. 심 차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소비자 심리가 어두운 것보다는 즐거운 것을 더 많이 찾게 된다”며 “이런 점에서 개그맨들이 갖는 긍정의 에너지가 좋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손소영 SK마케팅앤컴퍼니 부장 역시 “경기 침체시엔 소비자들에 웃음과 호감을 주는 것만큼 큰 효과를 거두는 것이 없다”며 “개콘 모델들이 광고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것도 이런 사회적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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