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2-03 17:34 (금)
[단독] 네이버발 ‘칼바람’에 상당수 언론 ‘공황상태’
[단독] 네이버발 ‘칼바람’에 상당수 언론 ‘공황상태’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2.08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존 뉴스 검색 제휴 대거 종료…해당 언론사들 경영 ‘빨간불’

[더피알=강미혜 기자] 언론계에 네이버발 ‘칼바람’이 불고 있다.

네이버가 언론사 뉴스 검색 제휴 계약과 관련, 복수의 언론사들과 올해 계약 갱신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졸지에 네이버에서 방을 빼게 된 해당 언론사들은 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정신상태가 무너진 상황)을 맞고 있다.


현재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매체는 일간지와 인터넷신문, 잡지 등을 포함해 260여곳에 이른다. 이중 뉴스캐스트 제휴를 맺은 언론사 51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뉴스 검색 제휴 관계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 화면에 언론사별로 노출되는 뉴스 박스를 말하는데, 이들 언론사에 대해 네이버는 매월 콘텐츠 사용료를 낸다. 반면 검색 제휴 언론사들에는 별도의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뉴스캐스트 언론사들이 네이버 요청에 의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검색 제휴 언론사들은 언론사 요청에 따라 검색 결과로 기사가 노출되기에 네이버측에서 사용료를 지불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검색 제휴 언론사 입장에선 네이버를 통해 기사가 유통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트래픽과 사용자 유입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무료 콘텐츠 제공에 선뜻 동의한다.

이번에 네이버와 계약을 끝낸 언론사들은 이런 방식으로 검색 제휴를 맺은 곳들이다. 네이버는 1년 단위로 개개의 언론사들과 계약을 갱신하는데, 이 과정에서 최근 다수의 기존 언론사들에 대한 검색 제휴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름대면 알만한 곳도 상당수 포함…해당 언론사들 “살려달라”

네이버와의 계약이 끝난 언론사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곳도 다수 포함됐다. 종합일간지 A사, 시사주간지 B사, 소비자관련매체 C사, 의약전문매체 D사, 석간지 E사 등 줄잡아 10여곳이 네이버와의 계약을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계 사정에 정통한 모 인사는 “솔직히 예전엔 피라미(?) 위주로 솎아냈다면 이번엔 덩치가 꽤 큰 언론사도 포함됐다”며 “네이버가 눈치 보지 않고 칼을 빼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네이버와의 ‘끈’이 떨어진 해당 언론사들은 호떡집에 불난 것 마냥 허둥대는 모양새다. 당장 트래픽 저하에 따른 배너광고 유치의 어려움을 예상하며 대책 마련에 급히 나서고 있다. 검색 제휴가 종료된 한 언론사 관계자는 “‘살려달라’는 심정으로 네이버측과 다시 접촉하고 있지만 (계약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한 마디로 공황 상태다”고 말했다.

검색 제휴 언론사들이 콘텐츠 사용료를 받지 못함에도 네이버에 들어가기 위해 목을 매는(?) 이유는 광고에 있다. 주로 네이버를 매개로 기사 클릭이나 독자 유입이 이뤄지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 통로가 막혀버리면 방문자수(트래픽)가 급락하고, 이것이 광고 수주 저하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 한 인터넷신문 관계자는 “인터넷신문들의 포털 배너광고는 대부분 네이버의 힘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 네이버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곳도 많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와의 검색 제휴 종료는 먹고 살 수 있는 돈줄을 틀어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네이버발 칼바람으로 언론계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자 일각에선 ‘공룡 포털’인 네이버가 군소 언론사들에게 ‘횡포’를 부린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계약관계 유지 혹은 종료에 대한 공통되고도 명확한 기준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

한 인터넷신문 관계자는 “언론사가 원해서 네이버에 검색 제휴를 제안하는 것이라지만, 상호간 계약에 대한 객관적 기준은 대외적으로는 투명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계약이 종료돼도 그와 관련한 잡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사 콘텐츠 유통에 대한 네이버의 힘이 막강한데 계약이 끊어져버리면 해당 언론사들은 ‘종료’라기 보다 ‘탈락’으로 받아들이는 게 현실”이라며 “벌써부터 재계약에 실패한 언론사들 입에선 힘 있는 유력지는 빼고 우리만 죽이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검색 제휴 종료 놓고 언론계 ‘설왕설래’…“네이버의 폭력” vs. “네이버의 권리”

반면 검색 제휴 종료는 계약 주체인 네이버측의 정당한 권리라는 의견도 상당수다. 뉴스캐스트나 검색제휴 모두 네이버와 각 언론사 간 계약 사항에 의해서 실제 계약이 유지되는 것인데, 당초 계약에서 위배된 행위가 발견된다면 계약 갱신을 포기하는 것이 네이버 입장에선 당연하다는 논리다.

네이버 관계자 역시 “검색 제휴를 맺고, 또 종료하게 되는 이유는 언론사별로 다 다르다”면서도 “계약 갱신이 이뤄지지 않는 데에는 분명 언론사가 계약 사항에 어긋나는 일을 했고 그것이 발견됐을 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왜 계약을 종료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언론사별로 각각 구체적 이유를 들어 밝혔다. 그 부분은 (개별 언론사와) 충분히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제휴 매체사 심사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뉴스 제휴 심사는 네이버가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제휴평가위원회 즉 제3자를 통해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소개하며 “공정하고 객관적 평가를 위해 구체적인 평가기준이나 평가위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알려질 경우 외부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검색 제휴 종료 건이 장기적으론 언론계 자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특히 포털을 등에 업고 광고·협찬을 강요하는 이른바 ‘사이비 언론, 나쁜 언론’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 기업 홍보 담당자는 “솔직히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에 기사가 송출된다는 것을 무기로 과도하게 협찬을 당기는 언론사들이 어디 한두 군데냐”며 “포털 덕분에 힘을 길렀으니 포털 때문에 손해 본다는 말도 해서는 안된다. 자생하려면 매체력이나 콘텐츠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