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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비만율 낮추는 마술, 커뮤니케이션
어린이 비만율 낮추는 마술, 커뮤니케이션
  • 유현재 (hyunjaeyu@gmail.com)
  • 승인 2013.04.16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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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재의 NOW 헬스컴

[더피알=유현재] 성인들이 음식조절과 운동, 다이어트 약으로 자기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반해, 어린이 비만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6~10세 어린이 5명 중 1명이 이미 소아비만으로 분류되며, 특히 10~14세 어린이의 비만율은 이미 미국의 수치를 앞질러버린 상황이다.

어린이들의 비만 요인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분류된다. 유전적 요인은 부모가 모두 비만일 때 아이가 비만할 확률 약 80%, 부모 중 한 사람만 비만이면 40%, 그리고 부모 둘 다 비만이 아닐 경우엔 약 7%대로 낮아진다고 보고된 바 있다. 환경적 요인은 어린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변인들인데 유전적 요인보다 더욱 무서운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히고 있다.

▲ 어린이 비만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은 결국 어떠한 음식을 먹는가로 귀결된다. 요즘 어린이들은 고지방·고열량 식품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섭취한다. 사진은 열량이 높기로 유명한 햄버거.

어린이 비만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은 결국 어떠한 음식을 먹는가로 귀결된다. 요즘 어린이들은 고지방·고열량 식품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섭취한다. 주무부처인 식약청(처)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들 가운데 약 70%가 일주일에 1회 이상 라면을 먹고 있다고 한다. 대다수 어린이들이 일주일에 1번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다고 답했으며 치킨과 피자, 햄버거 등도 주요 식품이었다. 반면 약 80%의 어린이가 과일이나 채소의 권장 섭취량은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처럼 위험한 식생활을 하고 있지만, 운동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 비만에 우리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해야 하는 이유는 소아비만의 약 80%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며, 다양한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비만이 평생 유지되는 비극을 막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린이 비만이 유행하고 있는 작금의 환경 속에서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헬스커뮤니케이션 관점으로 논의돼야 할 사안은 무엇일까. 먼저, 각종 매스미디어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패스트푸드, 탄산, 과자류 등 음식광고들에 대한 문제이다.

물론 아이들의 식생활에 매스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광고만이 책임이 있진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에서 광고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들이 어린이 식생활에 중요 역할을 한다는 연구와 보도가 다수 나와 있다.

규제없는 음식광고, 어린이 식생활에 악영향

특정 광고를 반복적으로 접하고, 그를 통해 비쳐지는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기억하며, 스스로 구입하거나 혹은 부모를 졸라 패스트푸드 등의 식품을 소비하게 된다는 논리인 것이다. 실제 어린이들이 보이는 패스트푸드 광고에 대한 태도와 그들의 비만정도(Body Mass Index)를 추적해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사례도 존재한다.

이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패스트푸드 등의 광고에 대한 심의가 더욱 현실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민건강증진법에 의거, 국민건강의식을 잘못 이끄는 광고에 대해 내용의 변경 혹은 금지를 강제할 수 있다는 법적 토대는 엄존한다. 하지만 조항이 모호하며 강력한 규제책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패스트푸드 등의 광고를 담배나 주류 광고에 적용되는 강력한 잣대로 판단할 것인가는 검토해야겠지만 국민건강, 특히 어린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때 규제책을 늘리고 있는 외국의 사례들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크래프트 등 주요 식품회사를 중심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료, 비스킷 제품에 대한 모든 광고물을 중단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또 각급학교에서는 아예 고열량·저영양으로 분류되는 식품 및 탄산음료 광고와 홍보활동을 금지하기도 했다. 영국은 식품업계와 광고업계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고칼로리·고지방 식품의 광고를 자체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해당 기업(광고주)들의 광고를 전면 금지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어린이 비만율이 갈수록 상승하는 우리나라도 어린이들의 비만 및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식품군을 정하고, 해당 기업들이 특정 미디어 및 특정 시간대에 광고를 삼갈 수 있도록 제한 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연예인들의 광고파급 효과가 높은 우리의 특수성을 고려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식품광고에는 연예인 활용을 금지하고,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애니메이션 및 게임 캐릭터의 사용도 최소화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나라 6~10세 어린이 5명 중 1명이 이미 소아비만으로 분류되며, 특히 10~14세 어린이의 비만율은 이미 미국의 수치를 앞질러버린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한전 아트센터 양재ymca에서 초등학생들이 짐볼(큰 고무공)을 이용한 비만관리 운동을 배우는 모습.

어린이 비만과 관련해 또한가지 논의될 수 있는 헬스커뮤니케이션적 이슈는 대인커뮤니케이션 (Interpersonal)의 영역으로, 부모들의 각성과 역할 수행이다. 부모가 어린이들이 항상 접하는 매스미디어 사이에서 적절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중재 역할(Mediating Role)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어린이들이 TV 등 매스미디어를 소비할 때, 함께 있는 부모가 어린이들이 접하는 광고의 실체는 무엇이고, 상업적 의도는 무엇인지, 광고에서 노출되는 식품은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등 ‘시시콜콜’ 훈수를 두는 경우 아이들이 비만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고 한다. 이와 함께 형제자매들이 패스트푸드 광고에 대해 상호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부모가 추가적 역할을 수행할 경우 어린이 비만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美 아동 비만율 낮춘 ‘렛츠무브’…대대적 홍보캠페인 필요성 일깨워

끝으로 어린이 비만도 감소를 위해 논의할 수 있는 헬스커뮤니케이션 사안은 정부기관, 지자체, 각급학교, 건강관련 기관, 언론사 등이 종합적으로 참여하는 홍보 캠페인이 아닐까 한다. 간헐적인 일회성 행사나 노출이 심각하게 적은 케이스를 지양하고, 대대적이고 효과적인 캠페인의 기획이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미국은 대통령 영부인인 미쉘 오바마가 2010년 2월 비만퇴치 홍보 캠페인 ‘렛츠무브(Let’s Move!)’를 시작해 추진 중이다. 타이틀에서 보듯,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의 섭취를 줄이고, 야채 및 과일을 많이 먹으며, 몸을 움직이자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캠페인의 시작과 함께 비만 퇴치를 위한 특별 부서를 만들기도 했다. ‘하루에 최소 1시간은 밖으로 나가서 뛰어놀자’는 간단하지만 건강한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공익광고물 집행과는 달리, 전국적 네트워크를 통해 소위 골든 시간대에도 렛츠무브 관련 영상물이 대규모로 송출되고 있다.

공익광고와 렛츠무브라는 캠페인 테마를 활용한 각종 홍보 영상물을 관찰해보면, 어린이들의 롤모델이자 영웅인 각계의 유명인, 연예인, 스포츠스타들이 등장해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며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TV에서나 보던 미식축구 선수들이 직접 한 초등학교에 방문해 열광하는 어린이들과 함께 실제로 풋볼을 즐기는가하면, 톱스타 비욘세가 본 캠페인을 위해 특별 제작된 무브 유어 바디(Move Your Body!)를 부르며 어린이들과 한바탕 몸을 신나게 흔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렛츠무브 캠페인은 어린이 비만율 감소, 패스트푸드 및 탄산음료 섭취 감소 등의 긍정적 수치는 물론 부수적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요리사들이 자발적으로 미국 전역의 3500여 학교를 방문해 어린이들의 급식을 건강 식단으로 바꿨으며, 학교에서 판매되는 구체적 식품들에 대한 새로운 법안이 마련되고, 의료기관 및 건강관련 재단 등으로 구성된 민간기구체가 비만 퇴치 홍보 캠페인의 후원자로 나서기도 했다.

다른 나라가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식의 발상은 아니지만, 꽤 오랫동안 높은 소아 비만율의 불명예를 안고 온 미국이 위기의식을 직감하고 진행해 성과를 올리고 있는 홍보 캠페인이기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어린이 비만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 주변의 사례를 참고해 가장 효과적일 수 있고, 가장 높은 성과를 확보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적 시도들이 수행되기를 희망한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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