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강미혜 기자]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CJ그룹이 ‘CJ 홍보통’으로 평가받는 신동휘 CJ제일제당 부사장을 그룹 홍보 총책으로 내세우며 홍보력 강화에 나서 눈길을 끈다.
CJ그룹은 신 부사장을 그룹 홍보실장 겸 제일제당 홍보팀장으로 발령하는 인사를 지난 17일 단행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신 부사장은 25년 경력의 ‘원조 CJ홍보맨’으로, 1987년 제일제당에 입사하면서 홍보를 맡은 이래 그룹과 계열사를 오가며 줄곧 홍보 업무만을 담당해왔다.
신 부사장 밑으로는 홍보기획담당 노혜령 상무와 대한통운 홍보팀장 겸 홍보1팀 담당 장영석 상무, 홍보2팀 담당 정길근 상무 등 홍보임원 3명을 전격 배치했다. 그룹 및 계열사 홍보 임원을 전부 집결시켜 홍보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홍보조직 역시 기존 전략지원팀 산하에서 ‘실’로 권한이 확대·강화됐다. 앞서 지난 5일 법무 분야를 실로 확대·개편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CJ그룹이 신 부사장을 필두로 그룹 홍보력을 크게 강화시킨 데에는 이재현 회장의 소환이 임박했다는 그룹 차원의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코너에 몰린 현 상황에서 언론 대응을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고, 이후 변수에 따라 이 회장의 부재까지 염두에 둬야 하기에 그룹 최전방에서 소방수 역할을 하는 홍보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CJ의 이번 이슈는 홍보력 강화로 그칠 것이 아니라, 유관부서 간 긴밀한 협조 아래 전략적 위기관리 프로세스가 가동돼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다.
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CJ 이슈는 홍보가 리드할 수 있는 성격의 위기가 아니다. 법무나 대관이 주도해야 한다”면서 “그렇다고 법무 따로, 홍보 따로 식은 안된다. 내부적으로 법무쪽과 홍보라인이 충분히 정보를 공유해서 긴호흡을 갖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매니지먼트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