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솎아보기]‘안녕들하십니까’는 건강한 토론문화 시작?
[사설솎아보기]‘안녕들하십니까’는 건강한 토론문화 시작?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3.12.18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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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대자보 확산…동아일보, 젊은이들 토론일 뿐

▲ 16일 군산여자고등학교에 이 학교 학생이 쓴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어 있다.


18일 종합일간지 사설 중 눈길끄는 주제는 ‘안녕들하십니까’ 파문이다. 한 대학생이 교내에 붙인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철도파업 노동자 대량 직위해제, 밀양 송전탑 강행,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등 사회 이슈를 거론하며 대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것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대자보가 게시된 지 일주일 만에 전국 80여 개 대학에서 유사한 내용의 대자보가 이어지는 등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일보는 사설을 통해 “대자보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대학생들이 사회적, 정치적 현안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젊은 세대들이 사회 현실에 대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바람직하다”고 격려했다. 동아일보는 “보수 성향의 학생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이 북한의 인권 유린과 철도 파업을 비판하며 ‘이런 시국에 어찌 안녕할 수가 있겠습니까’라는 대자보로 맞불을 놓았다”며 “대자보가 건강한 토론 문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사설>(18일 조간)

▲경향신문 = '표현의 자유 증진법'까지 운위되는 한국사회 /철도 파업 중 할머니 사망 누구한테 책임 있나 /끝내 법원에서도 바로잡지 못한 수능 오류 사태
▲국민일보 = 보기 민망한 북한군의 충성맹세 /獨 대연정 밑바탕 된 포용과 협조의 리더십 /임금직무체계 개편 대타협 필요하다
▲동아일보 =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건강한 토론 문화로 이어지길 / '인격 살인' SNS 악플의 공범은 솜방망이 처벌 / "틀린 사실도 교과서라면 옳다"는 법원 판결은 틀렸다
▲서울신문 = 북한 인권법 더는 미룰 일 아니다 /빚더미속 성과급 잔치 지방공사 대수술해야 /KT 황창규 수장 '투명 낙하산' 의심 불식시키길
▲세계일보 = 北 대남도발 조짐, 안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벌써 대선 1년, 박근혜정부는 분발해야 /정신 못 차린 지방 공기업, 수술 단행해야
▲조선일보 = 숙청 피바람밖에 보이지 않는 김정은 2년 /NSC 사무처 설치하되 '越權 논란' 없도록 운용해야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었나
▲중앙일보 = 내일 대선 1년…이제 '미래'를 경쟁할 때 /첨단 창업 막는 과학기술 규제 더 풀어야 /KT의 황창규, 제3의 길 열어가라
▲한겨레 = 박 대통령, 당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북한 정세, 억측 남발보다 상황 주시할 때다 /국민과 함께하는 전경련으로 거듭나길
▲한국일보 = 젊은이 대자보 '안녕들…?' 기성세대 주목해야 /북한 군부 위상 과시한 김정일 추모대회 / '황창규 KT' 기대 살리고 우려 불식하길
▲매일경제 = KT의 황창규 발탁과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 /철도파업 악순환 구조적 결함 뜯어고쳐라 /대학 대자보 선동 아닌 이성적 대안 담아야
▲한국경제 = 철도노조 불법파업, 이번엔 국민이 본때를 보이자 /대선 1년…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진로 /세계경제 반짝 회복 뒤 장기침체 온다는 경고

오죽하면 대학생이 대자보를…

한국일보는 ‘젊은이 대자보 ‘안녕들…?’ 기성세대 주목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대학생이 교내에 붙인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철도파업 노동자 대량 직위해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등 사회 이슈를 거론하며 대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것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전국 80여 개 대학, 고등학교와 아파트, 동네 전봇대까지 유사한 내용의 대자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자보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대학생들이 사회적, 정치적 현안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젊은 세대들이 사회 현실에 대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바람직하며 토론의 수단이 감정적으로 흐르기 쉬운 말이나 SNS식 짧은 글이 아니라 이성적인 토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는 또 “정작 이들의 주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들은 기성세대로 젊은 세대의 분노와 좌절에 대한 책임은 상당부분 기성세대의 잘못”이라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정치권, 변변한 일자리를 마련해주기는커녕 후속세대에게 폭탄을 돌리는 무능한 지도층,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는 기업 등 기성세대 모두가 공범으로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건강한 토론 문화로 이어지길’이라는 사설을 통해 “고려대를 시작으로 전국에 대자보가 붙고 철도 민영화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비판한 페이스북 ‘안녕들 하십니까’ 계정에는 25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표시했다”며 “보수 성향의 학생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은 북한의 인권 유린과 철도 파업을 비판하며 ‘이런 시국에 어찌 안녕할 수가 있겠습니까’라는 대자보로 맞불을 놓았다. 시국 문제를 놓고 대학생들 사이에 관점이 갈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학생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논쟁은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며 “일부 SNS에서 정부 정책은 ‘철도와 의료 민영화’라고 전제하고, 민영화가 되면 요금이 10배 넘게 뛸 것이라는 ‘괴담’ 수준의 주장이 오가고 있지만 정부는 수서발 KTX를 민영화하지 않을 것이며 의료 정책은 영리법인화와 다르다고 거듭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동아는 또 “기성세대도 이번 논쟁에서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한다. 취업을 위해 수십, 수백 곳에 입사원서를 내야 하는 젊은이들의 분노와 좌절감이 대자보 현상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며 “젊은이들끼리 정교하지 않은 논리로 치고받는 모습이 기성세대에게는 다소 생경하고 거북할 수도 있지만, 이들의 잘못은 잘못대로 지적하되 그 뒤에 숨어 있는 갈증을 해소해 주는 일은 기성세대의 몫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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