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선넘규’도 ‘노라조’도 강제휴식…콘텐츠 현장 비상
코로나로 ‘선넘규’도 ‘노라조’도 강제휴식…콘텐츠 현장 비상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0.03.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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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웹예능 등 속속 제작 중단…실내 촬영 전환 검토도
휴식기 후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밀릴까 염려
휴방을 알리는 tvN D 노라조의 오픈빨.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야외 웹예능들의 휴방이 이어지고 있다.
휴방을 알리는 tvN D 노라조의 오픈빨.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야외 웹예능들의 휴방이 이어지고 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방송 프로그램들이 속속 휴방에 들어가고 있다. 일반 시민과의 접촉이 많은 디지털 콘텐츠 역시 영향을 크게 받는 모습이다.

디지털 스튜디오의 다수 프로그램이 당분간 제작을 중단하거나 실내 촬영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정비에 나섰다. 특히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야외 촬영이 특징적인 프로그램의 경우 향후 제작 방향성을 놓고도 고민이 깊다.

JTBC 룰루랄라의 워크맨은 지난달 21일부터 결방에 들어갔다. 서비스업 중심으로 직업 체험기를 진행하는 데다 출연진인 장성규가 ‘선넘규’ 캐릭터로 일반 시민과 소통하는 과정이 재미 요소인 터라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식 채널에 결방을 공지하면서도 ‘안전제일’이란 메시지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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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엔 기존 방송분을 편집해 퀴즈를 결합한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한 대책 마련도 고심 중이다.

워크맨에서 지난 21일 게재한 공지.
워크맨에서 지난 21일 게재한 공지.

방지현 스튜디오룰루랄라 제작본부장은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워크맨을 포함해 스튜디오물보다는 일반인과 소통하는 콘텐츠가 많다보니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획을 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라떼월드’는 실버 세대 핫플레이스를 방문하는 웹예능인 만큼 일찌감치 지난 1월 말부터 휴식기에 들어갔다. 본래 2월 중순 다시 방송을 시작하려 했지만, 국내 상황이 보다 악화되면서 재개 시점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올해 신규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방문판매단’의 경우 불특정 다수 시민이 아닌 출연진이 아는 연예인에게 찾아가는 식으로 대상 범위를 좁히려 하고 있다. 방 본부장은 “워크맨도 무한정 중단할 수 없어 일부 한정된 공간에서 촬영하는 방식으로 포맷을 바꿔보려 한다”고 말했다.

펭수로 인기몰이 중인 자이언트 펭TV는 다음주까지 방송을 내보내고 이후 2주간 봄방학에 들어간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아닌 계획된 휴식이라는 설명이다.

EBS 펭TV&브랜드스튜디오팀의 정솔 매니저는 “훨씬 이전부터 재충전 시간을 갖고 새로운 시즌을 고민하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마침 시기가 맞물렸다”며 “아무래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야외 촬영을 자제하고 내부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전사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촬영 중에도 끼고 조심하며 제작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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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펭TV 공지.
자이언트 펭TV 공지.

CJ ENM의 디지털 스튜디오 tvN D가 올해 시작한 ‘노라조의 오픈빨’ 역시 코로나19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새로 오픈한 가게를 홍보해주는 콘셉트이기에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출연진인 가수 노라조는 직접 영상에서 “많은 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프로이다 보니 코로나로 걱정을 끼칠 수도 있겠다 생각해서 잠시 쉬어갈까 한다”며 사정을 알렸다.

다행히 다른 콘텐츠들은 연초 계획된 촬영들을 마치고 2분기 신규 라인업만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에 있다는 설명이다. 

CJ ENM 곽준우 홍보 담당은 “1월부터 코로나에 대비해 열감지기와 손세정제를 기본적으로 세팅해놓는 등 안전한 촬영 환경을 위한 대비를 해왔다”며 “(질병) 유행 추이에 따라 추가 조치를 논의하겠지만, 계획한 콘텐츠들은 올초 이미 촬영을 다 마쳤다”고 밝혔다.

감염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아예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디지털 스튜디오도 늘고 있다. 글랜스 TV의 경우 최근 ‘제아랄랄라’나 ‘조한선의 모토캠핑’ 등 일반인 참여형 콘텐츠들의 제작 일정을 잠시 중단하고, 제작팀 업무는 재택근무로 돌리는 추세다. 출연자와 스태프 안전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신규 콘텐츠 제작은 2주간 연기한다는 방침이다.

글랜스TV가 제작하는 조한선의 모토캠핑에서 휴방을 공지했다.
글랜스TV가 제작하는 조한선의 모토캠핑에서 휴방을 공지했다.

박성조 글랜스TV 대표는 “신규 제작이 보류되는 동안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기존 영상 촬영물을 재구성하거나 미뤄왔던 번역 작업, 썸네일 교체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업무를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스튜디오 촬영이라 하더라도 조명, 헤어·메이크업 등 20~30명에 달하는 외부 스태프가 한정된 공간에서 모여 일하는 구조상 신규 제작도 당분간 미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가적 재난이라는 위기 앞에서 최대한 협조하고 있지만 걱정이 따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박 대표는 “신규 콘텐츠 생성이 안 되면 유튜브에서 추천이나 도달율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해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재는 디지털 스튜디오들이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잠재적 손실을 떠안고 방역 차원 조치에 동참하고 있지만, 다른 스튜디오의 활동 재개가 이뤄진다면 다시 물밀 듯 제작 환경에 내몰릴 가능성은 있다.

또 소규모 사업자의 경우 휴업에 따른 비용 문제도 민감하다. 고용노동부에서 유급휴가 지원금을 일부 보조해주나, 기간이 짧으면 지원이 안 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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