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잡음 낳은 靑 대변인의 눈물
불필요한 잡음 낳은 靑 대변인의 눈물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2.03.11 11: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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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박경미 대변인, 대선 다음날 브리핑서 ‘울먹’
‘여당 석패’ 영향으로 보이지만 괜한 논란 만들어
靑 대변인은 정당 대변인 아냐…냉철한 톤앤매너 필요
지난 10일 브리핑 도중 눈물을 보인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지난 10일 브리핑 도중 눈물을 보인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감정을 가진 사람이기에 충분히 이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참았어야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치러진 제20대 대선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린 상황에서 이튿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보인 눈물이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읽는 과정에서였다.

“당선되신 분과 그 지지자들께 축하인사를 드리고”라는 부분부터 울먹거렸던 박 대변인은 “낙선하신 분과 그 지지자들께”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감정을 참지 못했다. 급기야 “좀 이따 할게요”라는 말과 함께 박 대변인은 브리핑을 잠시 중단해야했다. 이 과정은 고스란히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박 대변인이 눈물을 보인 이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석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야 양대 정당의 박빙 구도로 치러진 이번 대선은 채 1%p도 안되는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헌정사상 대선에서 가장 적은 표차. 정권재창출을 노렸던 여당 입장에선 두고두고 곱씹을만한 아쉬운 패배였다. 여당 소속 국회의원을 지낸 박 대변인 역시 비슷한 심정이었을 듯 싶다. 인간적으로만 본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박 대변인의 현재 직무는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언론과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고 대통령은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리다. 때론 감정과 분노가 앞서기도 하는 정당 대변인과는 달리 보다 냉철한 톤앤매너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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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보면 박 대변인의 눈물을 마냥 인간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오히려 불필요한 시비만 야기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언동이 여당으로 조금만 기울어도 선거중립 논란을 낳기 십상인데 청와대를 대표해 소통하는 대변인이 선거관련 브리핑에서 대놓고 눈물을 보였으니 세간의 입방아는 각오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선거가 끝난지 채 하루도 안되는 시점이었다.

실제로 박 대변인의 눈물을 보도한 언론기사들을 보면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청와대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부터 선거 중립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당 구성원들이나 지지자들에게는 동감이 갈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반대편에 있는 이들에겐 충분히 곱지않게 느껴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했다. 여당 지지자들만의 청와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들 대변인을 스피커에 비유하곤 한다. 그런데 스피커에 ‘물기’가 묻으면 자칫 잡음이 일 수 있다. 대변인의 목소리에 잡음이 나면 그 소리를 듣는 이들도 잡음을 내고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청와대든 정부부처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들의 대변인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다.

차기 대통령까지 선거에 의해 정해지고 문재인 정부의 끝이 보이고 있다.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이와 관계없이 보다 정제되고 깔끔한 끝맺음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청와대 대변인이 될 것으로 보이는 박 대변인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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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정말 2022-03-12 15:45:35
개인방송하냐???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