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스페셜 기획기사
‘추신수 불고기 광고’ 논란, 2년 전 PR전문가 조언에 귀 기울였더라면…한국홍보 전략 부재?…외신 반응 “모두가 그저 이상할 뿐”

[더피알=강미혜 기자]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추신수 불고기 광고’가 때 아닌 혹평을 받고 있다. 한국홍보전문가로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진행한 이 광고는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얼굴로 한국 대표 음식인 불고기를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광고의 메인 타깃이 되는 미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광고’라며 퀘스천마크를 달았다. 한국홍보를 한다면서 한국망신을 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2년 전 <더피알>을 중심으로 PR전문가들이 제기했던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을 봐도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안됐다. 재미 교포 식당 연합회 광고인가? 그런 류의 소고기 로비단체인가? 왜 텍사스레인저스의 외야수(추신수)가 우리에게 불고기를 먹어보라고 권유하고 있는가? (중략) 광고를 읽어도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 (해당기사 : http://n.pr/1kRNIpI)

▲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한식홍보 일환으로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추신수 불고기 광고.

지난 12일(현지시간) NYT에 실린 추신수의 불고기 광고를 본 한 미국 기자의 반응이다.

미국 공영 라디오(NPR)에 소속된 이 기자는 “뉴욕타임지의 ‘불고기를 먹어 보았는가?’”라는 타이틀의 기사에서 추신수 불고기 광고를 조목조목 따져 묻고 있다. 결론은 “모두가 그저 이상할 뿐(It's all just weird)”이라는 것.

이번 추신수 광고는 서경덕 교수가 한식홍보의 일환으로 진행한 것이다. 그간 서 교수는 추신수 외에도 탤런트 이영애·송일국 등을 앞세워 해외매체에 비빔밥·막걸리 광고를 선보였으며, 독도·위안부 등 한일 간 외교적 이슈를 소재로 한 광고도 여러 차례 집행했다. 민간 차원에서 진행한 이같은 홍보활동은 국내 다수 언론에 소개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진작부터 많은 PR전문가들은 이슈파이팅에 포커스를 맞춘 일련의 행위가 한국홍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이미 2년 전 <더피알>은 PR 및 광고, 외교 분야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한국홍보의 전략 부재를 지적한 바 있다. ▷관련기사: “동해 표기, PR다운 PR해야”, 한국 홍보, 전략 부재로 국내용?

당시 전문가들은 민간 주도의 국가 홍보활동에 대해 진지한 성찰과 건설적 비판이 있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한식, 한글 등의 한국문화 홍보는 국가브랜드 제고 차원에서 글로벌 무대를 타깃으로 한 전략적 마케팅이 돼야 하는데, 차별화 없이 광고전으로 일관하는 데 따른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민간 차원에서 ‘선의’를 갖고 하는 일에 굳이 ‘딴지’를 걸고 싶지 않다는 이유와 대중적 지지를 받는 활동을 ‘공격’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공개적으로 반(反)하는 의사를 피력하는 것엔 대다수가 난색을 표했다. 일부는 “활동 노선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남이 하는 일에 구태여 감 놔라 배 놔라 하기 싫다”고도 말했다.

국내 PR전문가들조차 ‘언급을 꺼리는’ 홍보활동이 해외에서 한국홍보라는 이름 아래 지속돼 온 것이다. 실제 이번 논란과 관련해 PR 전문가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PR 전문가들 “한국광고, 국내용이었다”

대학에서 PR을 가르치는 모 교수는 “추신수 불고기 광고에 대한 국내 언론의 기사는 수십여개로 넘쳐났는데 정작 해당 광고의 타깃이 되는 미국언론의 반응은 별로 없다. 그마저도 ‘이상하다’라는 평가가 나왔다”며 “그간 한국홍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진행돼 온 많은 활동들이 ‘국내용’이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한 PR전문가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언론 등에 게재하는 이런 일련의 애국 광고들은 사실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언론들과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몇 년 간 같은 형식으로 꾸준히 진행돼 온 ‘한국광고’가 왜 지금에서야 해외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 걸까?

▲ 추신수 불고기 광고와 관련, 미국 공영 라디오(NPR) 기자는 “모두가 그저 이상할 뿐(It's all just weird)”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NPR에 게재된 해당 기사 일부 화면 캡처.

가장 큰 이유는 이번 불고기 광고 모델로 등장한 추신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광고모델로 나선 송일국·이영애도 유명 스타지만 미국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대중적 인물은 아니었다. 반면 추신수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활약하면서 미국 언론 및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런 그가 불고기가 담긴 접시를 들고 “한국 식당에서 불고기를 한 번 드셔보세요, 맛있습니다!”고 소개하니 문제를 제기한 NPR 기자도 ‘뭐지?’하는 심정으로 유심히 살펴봤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 추신수 불고기 광고 못지않게 ‘의문스럽게’ 본 또 한 가지는 광고 하단에 적힌 웹사이트(ForTheNextGeneration.com)다. 광고 목적을 이해하려고 방문한 웹사이트에서 ‘위안부’ ‘독도’ ‘한글’ ‘K-POP’ ‘평창동계올림픽’ 등의 내용을 링크와 함께 접하게 되면서 더욱 혼란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이 역시 2년 전 <더피알> 기사에서 언급한 부분이다. 광고 메시지를 온라인상에서 보다 심도 있게 확산시켜 나가기엔 해당 웹사이트가 상당히 ‘빈약’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서경덕 교수 “일부 시각 미국 전체 의견인 냥 비쳐져”

서경덕 교수는 이번 추신수 광고 논란과 관련해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NPR에서 어떻게 보면 가십성 기사로 내보낸 것인데, 마치 그 기사가 미국(인) 전체의 의견인 냥 소개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100% 다 만족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이번 추신수 불고기 광고도 좋지 않게 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각자 관점에서 다르게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것이다. NPR 기자도 그 중 한 사람”이라고 봤다.

실제 해당 광고를 비판하는 사람 못지않게 관심을 드러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서 교수는 “광고팀에 들어온 외국인 메일을 보면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선수가 나오는 광고가 왜 텍사스매체가 아닌 뉴욕타임즈에 실리느냐’ ‘불고기란 음식이 있었는지 몰랐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며 “광고 관련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국내에선 NPR 기사에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전체 미국여론도 그러한 것처럼 보도한다”고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웹사이트 부분에 대해선 실수를 인정했다. 한식광고를 할 때는 한식만, 한글광고 시엔 한글 콘텐츠만, 독도광고엔 독도내용만 오픈하는 식으로 운영돼 왔는데, 웹사이트 담당자의 실수로 광고소재와 상관없이 전체 콘텐츠가 공개돼 다소 복잡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추신수 광고를 둘러싼 이번 비판은 한식홍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애정이 이만큼 크니 앞으로는 더 잘하라는 질책의 뜻으로 알겠다”며 “부족한 점은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식을 시리즈로 모아 아트북을 제작, 전세계 도서관에 비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도 덧붙였다.

이번 추신수 광고를 둘러싼 국내외 논란은 한국홍보활동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홍보를 위해 민간에서 애쓰는 수고와 노력을 폄훼할 의도는 없다. 다만 외부 조언을 받아들였다면 발전적 방향으로 개선해 불필요한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있었음에도 그 기회를 놓쳤다는 점은 크게 아쉽다.

PR전문매체 제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한국홍보전문가, 한국을 대표해 국제무대에서 홍보활동을 하는 이에게 애정 어린 관심과 조언하기를 꺼려한 국내 대다수 PR전문가들의 무심함이 한국홍보 발전의 발목을 잡은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저작권자 © 더피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미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