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이야기꾼이 되라”
“행동하는 이야기꾼이 되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09.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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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북]인문, 심리, 뇌과학에서 본 <스토리두잉>

▲ 지은이: 김일철, 유지희 / 출판사: 컬처그라퍼 / 가격: 1만4000원

[더피알=안선혜 기자] 21세기는 새로운 서사 시대라 불릴 정도로 쉴 새 없이 수많은 이야기(메시지)가 쏟아져 나오고 각종 미디어와 유튜브,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공유된다.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진 이유다.

하지만 대부분의 메시지는 주목 받지 못하며 발생과 동시에 사라져 버린다. 이제 사람들은 이야기의 홍수 속에서 일방적 말하기를 통한 정보 전달이 아닌 가치와 신념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이야기, 즉 ‘스토리두잉(storydoing)’을 원하고 있다.

김일철 동의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와 유지희 대홍기획 선임 카피라이터가 공동으로 저술한 <스토리두잉>은 인류학, 뇌과학, 심리학, 정신분석학, 인지과학, 마케팅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스토리두잉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와 이 시대의 진정한 ‘스토리두어(storydoer)’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질을 소개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스토리두어란 자기가 다루는 스토리가 자신의 삶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고, 이를 자신의 삶 속에서 행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스토리텔링을 넘어서 이야기 속 주인의 삶을 사랑하고 닮아 가려는 실천적 표본이기에 이들의 언어는 듣는 이의 귀로 전달되고, 보는 이의 눈으로 확인된다는 게 저자들의 생각이다.

세계 최대의 광고회사 중 하나인 JWT의 최고경영자이자 최고창조책임자를 지낸 타이 몬태규(Ty Montague)는 광고를 하지 않고도 성공하는 회사들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이들에겐 명확한 스토리가 있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이를 보여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전한다. 20년 넘게 광고계에 종사하며 스토리를 만들던 그가 돌연 회사를 나간 이유도 광고를 넘어선 광고, 즉 스토리를 행하는 ‘스토리두어’가 되겠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책에선 좋은 스토리두어가 되는 원칙 두 가지를 제시한다.

먼저 숨겨진 질서를 간파하는 능력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두 달만에 무려 유튜브 조회수 6억명을 기록한 건 일정 임계점을 통과한 후 일반 대중들에 의해 자발적 확산이 폭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숨겨진 질서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행동으로 보여 줄 때 복잡한 세상은 더 큰 반응과 호응을 보낸다.

두 번째는 대중의 지혜, 곧 집단 지성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스토리두어들은 진화한 스토리텔링의 변화를 잘 이해해야 하며, 대중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창조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주제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참여자에게는 보상을 주어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개방과 참여와 공유가 보편적 가치 질서로 작동하는 르네상스 소사이어티에서는 누구도 아무에게 단지 언어로 명령하거나 일깨울 수 없다”며 “오직 스스로 행하거나 혹은 그렇게 실천함으로써만 비로소 소통되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는 조언에 귀를 기울여봄직 하다.
 

이 책을 어떻게 집필하게 됐나.
광고홍보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로서 ‘설득’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미래 변화와 창의력 개발 등에 대한 연구와 저술 등을 지속해 오고 있다.
최근 수 년 사이에 스토리텔링에 관한 강의를 몇 차례 요구 받았는데 하나같이 서사적인 시나리오 작법과 같은 문학적 수준에 그치는 것을 목격했다. 근자에 들어 왜 인문학 바람이 불고 교육부나 문화부도 아닌 미래창조과학부가 무한상상실을 만들어 스토리텔링에 주력하는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창의성의 자극이다. 스토리는 인문학과 창의성을 매개하는 고리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을 넘어서 스토리두잉으로 가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06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은 올 해의 인물로 일반인 모두(You)를 지목했다. 유튜브가 한창 유행하기 시작하던 시절이다. 모두가 미디어를 소유하게 된 것이다. 거기다가 SNS의 확장은 완벽하게 시간과 거리의 공간을 제거해 버렸다. 뭐든 실시간으로 보고 들으며 참여할 수 있게 된 세상이다. 나아가 다니엘 핑크나 롤프 옌센 등이 새로운 세계나 르네상스 사회 등에서 강조하듯이 이제 일은 ‘힘든 즐거움’으로 바뀌고 있다.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람 풍해라’는 사라졌다.

현재 기업 경영 환경에서 스토리두잉 실현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다면?
이제 기업 환경은 개방, 참여, 공유로 완전히 전환하고 있다. 다나 조하르는 바야흐로 물질적 자본을 지나 사회적 자본을 넘어 영적 자본을 지향한다고 예견하며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 3.0에서 영성 마케팅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공헌활동 등은 더 이상 보여주기 식의 PR 활동이 아니라 실천 그 자체여야 한다. 이러한 필연적인 사회 변화를 읽지 못하는 경영진 내지는 아날로그적 가치관이 가장 큰 장애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스토리두잉을 실천하는 데에 있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진정성’이다. 이제 누구도 아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이다. 돈 슐츠는 소비자의 90% 이상이 구매 전과 구매 후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토마스 던칸은 모든 메시지는(Say) 실행을 보고(Do) 확인한(Confirm) 뒤에야 올바른 전달이라고 강조한다. 모두는 모두에게 연결되어 있다. 기업이 스토리두잉을 실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자기가 속한 조직의 기업, 상품이나 서비스 혹은 브랜드 등에 관한 콘텐츠가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기업 환경인 콘텍스트에 맞도록 스스로가 콘테이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다. 네트워크 시대의 인터널 마케팅(내부 직원 대상 마케팅)이 요구된다.

좋은 스토리텔러의 특징은?
들으면서 기분 좋고 전달하고 싶고, 참여하고 싶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창의는 곧 인성이며 인성이 곧 창의다. 본래 스토리텔링은 롤랑 바르트의 말처럼 서사학, 즉 문학과 철학 같은 인문학적 개념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의미가 확산되어 지금은 인문학・경영학・의학・정치학 등 각 방면에서 사용되고 있다. 어느 누구도 현시대를 ‘새로운 서사시대’라고 규정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좋은 스토리텔러는 행동하는 이야기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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