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실패, 누가 책임져야 하나
한국형 전투기 실패, 누가 책임져야 하나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10.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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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수석 교체로 일단락?...외교·안보 책임론 대두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국토부·해양수산부 장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바꾸는 부분 개편을 단행했다. 국방·교육부 등 6개 부처 차관도 교체했다.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 핵심기술의 이전이 무산된 것에 대한 문책과 내년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을 솎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FX사업은 위상배열(AESA)레이더 등 4개 기술 이전이 핵심이다. 한국은 당초 미국으로부터 F-35 40대를 7조4000억원을 주고 사들이면서 당연히 핵심 기술을 이전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이 거절하면서 18조원을 투입해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겠다는 KFX 사업은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4개 기술이 빠지면 현재 운용 중인 KF-16 전투기와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미국은 지금까지 어떤 나라에도 4개 기술을 이전한 적이 없다”며 “이런 방침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사업을 추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카터 미 국방부장관에게 문제의 핵심기술 이전을 거듭 요청했다가 면전에 거절당해 굴욕외교라는 지탄을 받았다”며 “주철기 청와대 안보수석 한 명 경질로 외교·안보 실패를 덮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7조4000억원을 주고 구매한 f-35a 전투기. 한국은 전투기 구매 댓가로 미국에 핵심 기술이전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뉴시스

<주요 신문 10월 20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외교안보 실패, 외교수석 교체ㆍ부분개각으로 덮을 수 없다 / 직원 두명이 무릎 꿇을 때 백화점ㆍ입점업체는 뭐했나 / 아빠와 아이 교감 시간 하루 6분, 사회ㆍ가족이 무너졌다
▲ 국민일보 = 후반기 외교안보 라인 새 바람이 필요하다 / 막 오른 예산국회, 정쟁으로 시간 허비 말길 / 팬 실망시킨 스포츠 스타들의 해외원정 도박 의혹
▲ 동아일보 = 靑수석 1명 교체로 외교ㆍ안보 실패 덮을 수 없다 / '친박 총선'위한 찔끔개각…장관 자리가 그리 가볍나 / '청년고용 절벽' 이대로 두고 정년 65세 가능한가
▲ 서울신문 = 이산 상봉, 남북 관계 개선 계기로 / 외교안보 참모 개편, KFX ‘플랜B’ 찾아야 /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삶의 질
▲ 세계일보 = 예산안 심의 부실하면 국민만 고달프다 / 이산가족 상봉, 정치행사 넘어 상시 만남의 길 터야 /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 흘려들어선 안 돼
▲ 조선일보 = '차세대 전투기 事態', 수석 1명 교체로 끝날 문제 아니다 / 역사 교과서에 祖上들까지 끌어내 싸우나 / 기업도 원칙 지켜야 고객의 막무가내 '갑질' 사라질 것
▲ 중앙일보 = 박근혜 집권2기 후반 체제, 단단하게 채워야 / 고도성장 끝낸 중국 경제, 한국엔 위기이자 기회다 / 또 백화점 직원 무릎 꿇리는 '갑질'이 되풀이되다니…
▲ 한겨레 = 늪에 빠진 외교ㆍ안보, 전면적인 인적 쇄신부터 / 남경필 지사와 정두언ㆍ김용태 의원의 용기 / '빚내서 전셋값 올려주라'는 대책으론 안 된다
▲ 한국일보 = 주 수석만으로 외교안보라인 문책론 피해가나 / 필요한 보험 규제완화, 소비자 보호책도 있어야 / 위기감 느껴지지 않는 저출산ㆍ고령사회 대책
▲ 매일경제 = 격변의 세계 새로운 시대정신 제시할 세계지식포럼 / 中 6년 반 만에 6%대 성장, 對中수출 전략 다시 짜야 / 역사교과서 논란이 '국정 블랙홀' 돼선 안된다
▲ 한국경제 = 대미 외교, 중대 위기에 직면한 것 아닌가 / 정부 과잉지원을 없애야 고질적인 규제도 줄어든다

조선일보는 ‘‘차세대 전투기 事態’, 수석 1명 교체로 끝날 문제 아니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을 물러나게 하고 후임에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임명했다. 이와 함께 내년 총선에 출마할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을 교체하고 후임도 임명했다”고 전했다.

조선은 “이번 인사의 핵심은 주철기 수석 교체다. 청와대 측은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을 둘러싼 거듭된 혼선에 대한 문책으로 보는 게 상식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KFX의 4대 핵심 기술 이전 문제를 둘러싼 허술한 일 처리에 대한 한 달 이상 조사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4대 기술은 개발과 양산에 18조원이 드는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한 핵심 요소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을 비롯한 외교·안보 당국 전체가 1년 이상 오판을 거듭하고 심지어 거짓말까지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청와대는 수석 한 사람 교체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박근혜 집권2기 후반 체제, 단단하게 채워야’란 사설을 통해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를 포함한 4개 기술은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핵심 요소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까지 어떤 나라에도 4개 기술을 이전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미국의 이런 방침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사업을 추진했어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중앙은 “미국의 거부 방침은 이미 지난 4월에 확인됐다고 한다. 그런데도 방위사업청을 포함한 국방 당국은 2개월이 지나서야 청와대에 알렸다. 이후 청와대는 상황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데 실패했다. 군 당국은 미국과 협의가 가능하다는 변명만으로 일관했다”면서 “결국 미국 입장이 분명한데도 국방장관이 대통령을 따라 미국까지 가서 다시 ‘No’를 들었으니 ‘굴욕외교’란 말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이제 외국방문의 화려한 기억으로부터 돌아와 국내의 질척질척한 현안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내년 총선 이후에는 차기 대선정국이 가열되기 시작할 것이다. 레임덕이라는 유령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냉정한 자세를 주문했다.

동아일보는 ‘靑수석 1명 교체로 외교·안보 실패 덮을 수 없다’란 사설에서 “KFX 사업에 책임이 큰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번에도 자리를 지켰다.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가 한미동맹의 한계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 돼 버린 상황에서 주 전 수석만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옳은지는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F-4, F-5 등 노후 전투기를 대체할 주력 전투기를 2025년까지 개발하는 KFX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영공 방어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다. 미국에 의존하는 것이 무산된 만큼 유럽 등에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독자 개발이 힘들다면 원점으로 돌아가 대체 전투기의 해외 도입 같은 대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향신문은 ‘외교안보 실패, 외교수석 교체·부분개각으로 덮을 수 없다’란 사설에서 “주 수석에게 KF-X 사업 논란의 책임을 물은 것은 당연하다. KF-X 기종 선정 과정에서 4대 핵심 기술을 미국으로부터 이전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듣고도 미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선택한 것은 명백한 실책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대한 실책을 외교안보수석 한 명의 교체로 얼렁뚱땅 덮을 수 없다”며 “방위사업청이 청와대에 늑장보고한 경위와 청와대 및 대통령의 역할 등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의 책임도 물어야 반복되는 방산 비리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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