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_움직일_브랜딩_트렌드1
#2016년_움직일_브랜딩_트렌드1
  • 원충렬 (maynineday@naver.com)
  • 승인 2015.12.28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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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 1+1] ‘초연결시대’와 ‘업사이클링’에 주목하라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다음해 트렌드를 예측함에 있어 그 내용에 완전한 새로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돌고 도는 경향들이 결합되고 변주된다. 다만 그 중에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거나, 경향이 더욱 도드라지게 강화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2016년 마케터들이 주목해야 할 브랜딩 트렌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Trend 1 브랜드도 초연결시대

구축된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한 지속성장 고민은 ‘브랜드익스텐션(Brand extension)’이나 ‘브랜드아키텍처(Brand architecture)’ 같은 용어에 주목하게 한다. 이는 브랜드를 좌우 혹은 상하로 확장시키거나, 적절하게 구조를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근래에는 확장의 형태가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A에서 A′로 좌표를 이동해 (좌우 혹은 상하로)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뿐 아니라, A와 B를 연결했을 때 파생되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에 관심이 모이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그 결과 접점을 더욱 다양화하며 경험을 새롭게 하는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 중요해졌고, 이종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브랜드에 이익이 되는 모든 가능성들에 끊임없이 접촉을 시도하고 이를 연결해 결국 하나의 가치로 귀결시키려는 것은 이질적 대상 간의 데이터, 서비스, 콘텐츠 등이 거미줄처럼 긴밀하게 네트워킹돼 하나의 인프라로 구축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 개념과도 유사하다.

경험은 무한대로 연결·확장 유명한 베이컨 브랜드인 ‘오스카 메이어(Oscar Mayer)’는 베이컨 굽는 소리와 냄새로 깨워주는 알람이라는 황당한 앱과 디바이스를 내서 화제가 되더니, 급기야 베이컨 애호가를 위한 데이트 앱 ‘Sizzl’을 출시해 또 한 번 이슈를 만들고 있다.

맛과 향에 대한 경험은 그 제한된 상황과 시간을 넘었고, 애호가들 간의 관계라는 측면을 찔러 들어가는 기발한 경험을 설계했다. 발상은 황당하더라도 그것이 주는 즐거움이 소비자의 수용과 확산에 기여한다.

아이를 가진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 영상을 발표하는 영국 존 루이스(John Lewis) 백화점의 올해 캠페인 영상 ‘Man on the moon(달에 사는 남자)’은 유튜브에서 5일 만에 1000만뷰를 돌파했다. (아래 영상 참고)


캠페인은 단지 감동적인 영상 하나로 경험이 단절되지 않는다. 영상을 본 후 영국의 노인자선단체(AgeUK)와 연결돼 연말에 소외된 노인들에게 기부할 수 있게 하고, 모바일 게임을 통해 영상 스토리의 일부를 직접 경험케 한다.

매장에서는 영상의 주요 배경을 뒤로 하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다. 영상과 연계되는 망원경 같은 소품들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다.

모든 가치를 하나로 융합 ‘샤이놀라(Shinola)’는 20세기 초 등장한 미국의 구두약 브랜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들에게 보급품으로 지급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유명세를 이어가다 1960년 공장 문을 닫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뜻밖의 인물에 의해 재탄생됐다. 패션브랜드 ‘파슬(Fossil)’의 창업자인 톰 카소티스에 의해 시계 브랜드로 다시 태어난 것.

미국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샤이놀라는 미국 제조업 부활의 상징으로 활용됐다. 이름만이 아니다. 본사를 과거 미국 산업화의 메카이자 대형 자동차 엔진을 만들었던 디트로이트에 두고, 마케팅 메시지뿐 아니라 시계 본체에도 디트로이트 문구를 표시했다.

심지어 과거 제너럴모터스가 1930년대에 사용했던 건물을 매입해 이를 샤이놀라 공장으로 사용했다. ‘Made in USA’의 기치를 내세울 수 있는 모든 요소를 하나로 연결한 것이다. (아래 영상 참고)


하나하나의 요소들은 각기 다른 영역이지만, 이는 미국의 자존심이라는 가치로 수렴되고 고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이 인상은 서로 상이한 것들의 결합에서 비롯됐지만 선명한 가치로 융합됐기에 샤이놀라는 시계에 그치지 않고 ‘미국이 만든’ 가방, 자전거, 문구 등으로 원활한 사업군 확장을 이뤄내고 있다.

Trend 2 브랜드의 업사이클링

단순한 리뉴얼을 넘어 가치를 더하거나 프레임을 바꾸거나, 혹은 아예 전복함으로써 새로운 브랜드 가치로 끌어올린다. 이른바 업사이클링이다. 이는 기존의 리사이클링과는 관점이 다르다. 버려지거나 잊힌 대상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부여해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낡음’이나 ‘오래됨’의 가치는 그 자체로 새롭게 조명될 수 있다. 영원히 잔존할 것 같은 부정적 인식조차도 추억보정을 통해 의외로 쉽게 탈바꿈된다. 무엇보다 그 ‘인지도’라는 것 자체가 치열한 무한경쟁 시대에선 너무나 매력적인 기본무기다.

게다가 복고는 지속적인 트렌드 아닌가. 매번 그 대상과 타깃을 달리할 뿐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마케팅 타깃이 20대였던 시절, 예를 들어 지금의 50대가 핵심타깃이라면 20~30년 전 그들이 젊음을 향유하던 시절에서 르네상스(복원)를 꿈꾸는 보석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한정판으로 출시된 크라운맥주(CROWN beer)가 보름 만에 완판됐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크라운은 1993년 하이트 맥주 론칭과 함께 단종됐다. 이후 하이트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크게 성장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크라운은 매우 적절한 시점에 사라졌다고도 볼 수 있다.

크라운의 깜짝 재등장은 새로운 가치를 복원시켰다. 1980년대의 향유다.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에겐 추억을, 젊은 사람들에게는 재미와 호기심을 준다. 패키지와 맥주 맛도 그 당시와 최대한 비슷하게 나왔다. 굳이 바뀔 이유가 없다. 있는 그대로의 과거 자체가 현재에선 새로운 가치로 소비된다.

▲ 모나미153 한정판 광고 이미지. 50년만에 나온 프리미엄 신제품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서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바뀌는 법 1963년은 한국 최초의 볼펜 ‘모나미’가 출시된 해이다. 당시 가격 15원. 모나미가 해마다 내놓은 ‘애뉴얼 스페셜 에디션’ 중 하나인 ‘모나미 153 리스펙트’는 3만5000원에 판매됐다. 그것도 예약 한정 판매다. 육각형 디자인의 이 볼펜 시리즈는 안정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했다.

그대로 국민볼펜의 입지에 머물렀다면 모나미는 여전히 싼 필기구의 대명사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과감하고 지속적인 시도를 통해 국민볼펜의 인지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품격과 희소성이라는 위상을 더하는 것에 성공했다.

상황은 다르지만 이마트의 자체상표브랜드인 ‘피코크(PEACOCK)’의 태생도 눈 여겨 볼만하다. 피코크는 50년 전 탄생한 국내 PB 원조격인 신세계백화점의 와이셔츠 브랜드였다. 한때 사라졌지만 신세계그룹에서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 브랜드를 소비했던 과거의 고객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피코크는 그러한 기억과 역사를 간직하며 이마트의 간편식 브랜드로 부활했고 이후 프리미엄 식품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원충렬

브랜드메이저, 네이버, 스톤브랜드커뮤니케이션즈 등의 회사를 거치며 10년 넘게 브랜드에 대한 고민만 계속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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