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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_무엇으로_사는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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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충렬 (maynineday@naver.com)
  • 승인 2015.10.19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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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 1+1] ‘어리석게 죽는 방법’들에 관해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더피알=원충렬] 우주에서 시간이라는 개념이 개입되지 않는 존재는 없다. 그리고 시간은 역행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시간의 풍화를 겪기 마련이다. 삶이란 대개 그런 것이다. 시간의 통과의례를 겪으며 나이 들어가고 마침내 죽음에 이른다. 삶과 죽음은 떼놓을 수 없다. 죽음의 시점은 삶을 회고하거나 평가하는 시기가 되기도 한다.

브랜드도 탄생의 사명(使命)뿐 아니라 타고나서 부지해 가는 목숨의 길이, 즉 수명(壽命)이 있기 마련이다. 지구상 모든 브랜드들의 평균 수명은 과연 얼마나 될까? 소멸되는 무수한 브랜드들을 생각할 때 그 평균 수명은 아마 쥐보다 짧을 것이다. 쥐는 포유동물 중 가장 수명이 짧다고 한다. 2·3년에 불과하다.

‘어리석게 죽는 방법(DUMB WAYS TO DIE)’이라는 호주 멜버른 철도 공사의 기상천외한 안전 공익 캠페인이 있다. (관련기사: ‘입에 착, 머리에 쏙’…쉽고 빠른 헬스캠페인) 사라지는 브랜드들 중에는 때로 바보 같은 사인(死因)들이 존재한다. 브랜드들의 ‘어리석게 죽는 방법’들엔 어떤 것이 있을까?

▲ (자료사진) 이마트가 개최했던 7080 음료수 모음전.

존재 의미가 없던 탄생

이 브랜드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누군가는 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에 맞는 관리가 돼야 한다.

불필요한 브랜드들이 많다는 것은 어떤 회사라도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꼼꼼하게 체크해본다면 의외로 쉽게 확인해볼 수 있다. 특히 패밀리 브랜드나 서브 브랜드 같은 구조적 복잡성이 높은 경우 관리되지 않는 브랜드들을 찾기 쉽다. 만들 때는 꼭 필요한 구조 같지만, 실제로는 운용되지 않는 브랜드가 생겨난다.

게다가 작금엔 완제품이 아닌 기술이나 소재도 브랜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고객에게 닿지 않는, 존재감 없는 브랜드들이 또 탄생한다. 고객이 알 기회를 제대로 마련해주지 못한 수많은 브랜드들은 존재의 의미를 얻지 못하고 방치 끝에 결국 소멸된다. 아무도 모르게.

▲ 3d프린터로 얼음을 디자인해 보여주는 산토리 위스키 '3d on the rocks'는 끊임없이 젊은 이미지로 재활성화려는 노력이다.

고객과 함께 늙어죽기

금세 사라지는 브랜드도 많지만 장수브랜드도 부지기수다. 이들은 늘 시간을 거슬러야 한다는 부자연스러운 숙명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끊임없이 젊어지려는 반작용이 지속돼야 한다는 건, 그러한 반작용이 있어야 비로소 늙어감에 대한 관성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단순히 이야기하면 그 브랜드의 현재 고객도 해마다 나이가 들기 때문이다. 그 브랜드의 타깃과 실제 관계가 형성된 고객의 연령대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반드시 어긋나기 시작한다. 고객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브랜드. 말은 멋지지만 현실에서 그러한 브랜드는 언젠가 생명력을 다하고 사라지고 만다.

현재의 고객이 나이 들어가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안티에이징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브랜드가 아우르는 연령을 보다 큰 세대로 확장하는 것이 방법일 것이다. 혹은 레고나 바비인형처럼 아예 생애주기의 특정 시기만을 노리되 변화되는 환경에 함께 동조하며 적응하는 제너레이션 키퍼 브랜드가 되는 것도 방법이다.

유행따라 기분따라

현재의 시류, 즉 트렌드에 맞춰 탄생한 브랜드들은 위태롭다. 트렌드는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어떤 브랜드가 계획될 때, 현재의 강력한 트렌드를 밑천으로 삼을 때는 그 유행의 수명에 대해 보다 보수적으로 예측할 필요가 있다.

닷컴은 한때 성공하는 벤처 이미지의 키워드였다. 로하스는 웰빙보다 신선한 트렌드였다. 다 어디로 갔을까? 메가트렌드라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긴 시간 유지되는 트렌드는 경쟁자와의 동어반복도 문제가 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겹거나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 이른바 '부산 김밥전쟁'이라 불리며 상표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봉민김밥. 사진출처: 고봉민김밥 홈페이지

출생신고를 안 했다?

아마 가장 안타까운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브랜드인데 상표권리를 획득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기껏 잘 키워놨는데 누군가의 상표권리를 침해했거나 혹은 스스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근래의 대기업들은 상표권을 비롯한 지적재산권에 대한 관리가 비교적 철저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중에는 여전히 브랜드를 키워놓고도 상표 문제로 피해를 입는 경우들이 있다. ‘어리석게 죽는 방법(DUMB WAYS TO DIE)’, 이제는 피해야 하지 않을까.

원충렬

브랜드메이저, 네이버, 스톤브랜드커뮤니케이션즈 등의 회사를 거치며 10년 넘게 브랜드에 대한 고민만 계속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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