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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편러’를 이야기하다
‘프로불편러’를 이야기하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7.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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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개선 or 과한 딴죽…또하나의 목소리로 인식해야

#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프랑스 한류 행사 현지 통역자의 자격요건 ‘예쁜 분’
# ‘너무 끔찍하다’는 말과 함께 살인범을 피해 도망가는 피해자의 모습이 담긴 CCTV를 뉴스에서 인용

[더피알=조성미 기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편하다고 지적된 사례들이다. 이른바 ‘프로불편러’로 불리는 사람들은 과하게 예민하다는 비난을 받기도, 때로는 불편을 개선해 사회를 바꾸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프로불편러(pro+불편+er)’는 전문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온라인 신조어다. 사회 통념 또는 일반적으로 별 의미 없이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이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매거진 <맥심>의 2015년 9월호 표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서였다. 당시 표지는 승용차 트렁크 밖으로 발목이 테이프로 묶인 여성의 다리가 나와 있고, 그 옆에서 거친 느낌의 남성이 담배를 손에 쥐고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해당 모습을 두고 일부에선 납치나 강간 등 여성을 향한 남성의 폭력적 성향을 미화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매거진 콘셉트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군다는 옹호론도 있는 가운데 맥심 측이 “살인, 사체유기의 흉악범죄를 느와르 영화적으로 연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해당 잡지는 전량 회수돼 불편러들의 목소리가 일정 부분 관철됐다.

프로불편러들은 주로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회 현상이나 미디어 보도 등에서 여성이 왜곡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비춰지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통상 ‘언니들 나만 이거 불편해’라고 운을 띄운 뒤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하는 식이다.

나만 불편해=공감이 필요해

타인의 공감을 기대하는 ‘나만 불편해’라는 질문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우회적 표현이기도 하다. 명백하게 잘못됐다고 볼 수 없는 사안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할 경우 오히려 자신이 너무 예민한 사람으로 비춰져 역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 제기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도 ‘공감’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불편하게 지적된 내용이 특정 커뮤니티 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 다른 커뮤니티로 옮겨가거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는 것이다.

▲ 여성을 향한 남성의 폭력적 성향을 미화했다고 비판받은 매거진 <맥심>의 2015년 9월호 표지.

반면 공감을 받지 못할 경우 ‘아님 말고’나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나보네’로 흐지부지된다. 또 커뮤니티 내에선 공감을 받더라도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에 반(反)하거나, 다소 과민한 시각이라고 판단되면 조롱과 함께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모바일전공 교수는 “온라인상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든지 시비를 건다는 것은 인터넷 초창기부터 나타난 현상으로, 과거 커뮤니티 문화가 발달했던 시절에는 안티카페나 패러디처럼 집단화해 표출되기도 했다”며 “소셜미디어 환경에서는 소셜캠페인이나 게시판의 댓글 등으로 나타나는 등 미디어 사용의 맥락 속에서 지금 유행하는 형태로 개념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이어 “개인이 자기 목소리를 다수에게 전파하기에 유용한 매체라는 점에서 온라인은 자기표현의 공간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며 “특히 일상적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공론화를 통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자기과시적 성향이 중첩적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상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사회 현상 중 하나이고 그런 불편러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지만, ‘프로불편러’라는 용어는 그 출발이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사용을 자제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유머글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도덕관념을 강요하거나 올바로 잡으려 가르치려 드는 이들을 온라인상에서 지칭하는 ‘씹선비’나 ‘진지충’처럼 표현 자체에 비속어나 욕설이 섞여있지는 않지만 온라인 속 비하 표현의 하나라는 것이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프로불편러는 어떠한 사안에 대해 여성들이 불편해하고 공론화하는 것에 대해 이와 반대 입장을 가진 이들이 폄하 목적을 담아 생성해 낸 것”이라며 “현재의 사회문화 코드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자체로 여성을 비하하는 것이기에 표현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즉, 프로불편러라는 용어는 한국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약자 위치에 있는 여성 입장에선 해소해야할 문제가 많다는 의미지만, 반대적 시각으로 보면 사안 하나하나를 지나치게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불평으로 규정짓고 듣지 않겠다는 의미 또한 담겨 있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이들에게는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가령 특정 사안을 꼬집는 일부 목소리를 프로불편러로 규정짓고 태클이나 딴죽을 거는 사람으로만 여기게 되면 그런 류의 비판을 거부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

또한 별 생각 없이 유머코드로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활용할 경우에도 후폭풍 가능성도 있다. 송 대표는 “어떻게 해석되든 비하의 의도가 밑에 깔려있고 출발점이 좋지 않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Caes“여대생들은 예쁘다”

▲ 여대생에 대한 편견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지적을 받은 1박2일 방송화면.

지난 6월 12일 방영된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은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함께 하는 방송으로 꾸며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여대생들은 예쁘다”나 “꽃들이 움직인다, 꽃들이 말을 해!”라는 출연자들의 멘트나 여학생들과의 미팅을 요구하는 언행 등에 문제가 제기됐다.

또한 과거 서울대 편에서는 지성을 테스트하는 퀴즈나 수능만점자 찾기 등을 진행한 데 반해 이대에서는 여학생의 머리 묶어주기, 여학생들이 빙 둘러 졸업 사진 찍기 등의 미션이 진행됐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여대를 학교보다는 여성들이 모인 공간으로 인식한 데서 비롯된 편견이 작용했다며 공영방송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관련 방송을 보도하는 연예매체들의 기사 역시 여성에 대한 편견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형식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송동현 대표는 “방송의 상업성 때문에 다소 여성을 상품화하고 여대를 배경으로 여성 외모를 주제로 오간 패널들의 대화는 분명 불편해 할 만한 요소가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방송 콘텐츠 종사자들이 신경써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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