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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지대 경고판의 실종[유현재의 Now 헬스컴] 인식개선 위한 ‘홍보물’ 찾기 힘들어…강력한 억제책 병행돼야
승인 2016.11.21  09:15:39
유현재 서강대 교수  | hyunjae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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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개인적인 경험이긴 하지만 서방 국가의 도로·차도에 비해 우리나라는 소위 ‘공익적 안내판’이 상당히 부족하고 그나마 있더라도 너무나 형식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무단횡단 사고의 위험이 높고, 보행자들의 일탈이 유난히 자주 관찰되는 지역에 설치돼 있을 법한 경고판이나 표지판도 찾아보기 어렵다.

외국의 경우 특별히 주의가 요구되는 지역에는 어김없이 ‘Police Enforcement!(경찰집행)’, ‘$600 Fine(벌금 600달러)’ 등 결코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경고들이 붙어있기 마련이다. 경고 정보를 인지시킴으로써 무단횡단을 감행하려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것이다.

   
▲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의 약 40%는 보행자이지만 무단횡단의 심각성을 알리는 상징물을 찾기 힘들다.

얼마 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약 40%는 보행자였다. OECD 자료를 보더라도 교통사고 희생자들 가운데 차량 탑승 상태의 사망자는 OECD 각국의 평균을 밑도는 데 반해, 보행자 사망 비율은 무려 3배 이상 높다. 이는 빈번한 교통사고 자체도 심각한 사안이지만 보행자들의 안전이 너무나 위험한 상태에 처해있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곳곳 도로에서 무단횡단의 심각성을 알리는 문구나 상징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경찰이 안 보이면 운전자가 놀라든 말든 건너가는 분들도 대단히 많고, 경찰이 단속하면 왜 나만 잡느냐며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허다한 것이 현실인데도 말이다.

얼마 전에는 무단횡단으로 2만원의 범칙금을 받자 크게 격분, 경찰관 멱살을 잡고 흔들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아주머니도 있었다.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정도가 전반적으로 너무나 낮은 상태임을 증명하는 사례가 되겠다.

무단횡단의 심각성, 안일한 예방책

무단횡단의 비율을 낮추는 유일한 방법이 해당 구역에 게시하는 홍보물, 안내문, 경고표시일 수는 없을 것이고, 그런 장치들을 실행한다고 해서 요술처럼 사람들의 안전이 갑자기 확보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단횡단 근절에 대한 궁극적 해답으로 꼽는 ‘인식개선’을 위한 출발점이며 실행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홍보물, 경고판이다. 지자체별로 무단횡단 사고가 심각한 곳에 적절한 ‘공익 안내판’을 여러 형태로 고안해 설치를 늘려야 하는 이유다.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교통사고 사망자 중 50%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무단횡단자라는 무서운 사실을 알릴 수도 있고, 무심코 건너다 사고를 당해 불구 혹은 사망자가 된 피해자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공포와 위협소구 콘텐츠를 기획할 수도, 무단횡단을 발견할 경우 경찰은 그 어떤 예외도 없이 단속해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엄포를 놓을 수도 있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경찰과 주변 사람들에 의해 극도의 창피를 당하게 되는 장치를 고안, OOH 광고물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도 도전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지자체별로 장소도, 상황도, 대상자들도 모두 상이하다면 환경에 맞는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공익적 홍보’의 양적 성장이 필요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을 어이없이 위협하는 사안들이 산재해 있지만, 그에 대한 기초적인 ‘공익적 홍보 및 경고’ 수단들은 부재하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다.

   
▲ 보행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른바 '스몸비'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판.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집중한 상태로 걸어가다가 사고를 당해 사망하거나 치명적 부상을 당하는 일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황당한 사건 중 하나이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할 방편으로 보행자들의 시선이 머무는 바닥에 아예 경고문을 새겨 넣고 도로에 요철 등을 만들어 스마트폰 사용자가 깨우치게 만드는 방법이 있지만 아쉽게도 대중적으로 설치돼 있지는 않은 상태이다.

유아원과 초등학교 부근을 지나갈 때 운전자들은 당연히 서행하거나 우회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직설적인 경고문이 적용된 홍보물은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전국적으로 증가 추세라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이같은 환경이 현실이라면 심하다 싶을 정도의 강도와 빈도로 ‘공익 안내판 혹은 경고판’이 존재해야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공익적 홍보물’에 왜 이렇게 인색한지 참으로 아쉽다.

특정 구역에 진입하면 소리가 나는 장치를 설치한다거나, 학교 보호구역 바닥에 노란색을 입혀 특별 관리하는 ‘옐로우 카펫’ 또한 지속적 사용이 이뤄지기를 희망해 본다. 응급차, 소방차 등 반드시 통과돼야 하는 차량을 위한 공간 확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생명과 안전과 건강을 확보하기 위한 원칙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자극들이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져 게시되고 설치돼야 할 것이다.

공익적 홍보물로 시각·마음 공략

공중보건 이슈들에서도 기본적인 공익적 홍보물이 아쉬운 상황이 자주 발견된다. 가령 손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포스터들도 지금보다 몇 배는 더욱 강력하게, 다양한 장소에 표시돼야 보건당국이 의도하는 실천 수준이 달성될 것이라 감히 예상해본다.

‘후진국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에서 높은 수준으로 발병되는 결핵을 예방하기 위한 강력하고 인상적인 홍보수단 또한 확대돼야 한다. 여전히 국과 찌개에 다수의 사람들이 각자의 숟가락을 넣어 음식을 섭취하는 문화에 ‘무섭게’ 일침을 가하는 방법도 추천하고 싶다. 정(情)의 문화, 식사 과정에서도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어야 친밀감이 높아진다는 관념에 가려 무시되고 있는 건강수칙들이 오프라인 식당은 물론 온라인 공간 등 어디에서든지 확대돼야 한다. ▷관련기사: “잊혀진 질병 되살려드립니다”

성병예방, 건전한 성생활 홍보도 다르지 않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유한 성병, 즉 STD의 유병률은 낮은 수준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갑자기 외국의 여느 나라처럼 ‘Safe Sex(안전한 섹스)’를 외치며 부모나 주변의 어른들이 적령기 혹은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친구들에게 콘돔을 챙기는 문화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공익적 안내 장치, 관련 홍보 콘텐츠 등을 강화해 지속적으로 확산시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부분 아무렇지도 않게 상황이 흘러가기만을 바라면서 성에 대해선 “아직은 몰라도 돼” “자연스럽게 알게 될거야”라는 무책임만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가 될지, 콘돔 등 상품을 무방비로 접할 수 있는 편의점이 될지, 아니면 청소년들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될지 모르겠지만 안전한 성, 이상적인 성문화와 관련된 공익적 홍보는 대폭 증가돼야 한다고 믿는다.

가장 막대한 재원으로 TV광고 등의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는 금연도 빼놓을 수 없다. 담배를 배우고 시작하는 연령대의 정보 소비자들의 TV 사용도, 친숙도 등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다. 결국 동일한 메시지 구조라도 TV보다 더욱 도달 가능성이 높은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학교 주변에 실제로 붙이는 오프라인의 포스터가 될 수도 있고, 온라인 포털 혹은 SNS 공간에 대대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모바일용 포스터를 제작할 수도 있다. 해당 타깃들이 접하고 충분히 영향 받을 수 있기에 용이한 곳이라면 무조건 만들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뭘로 소통해야 담배를 놓을까?

대중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결국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거나, 행동하지 않을 경우 규정이나 법에 의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억제책을 홍보하는 전략이 유효한 선택지가 아닐까 싶다. 개인의 건강이나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법이나 규정에서 제한하기 쉽지 않은 사안이며, 개인의 고유 권리로 여겨져야 하는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흔하지만 중요한 목표는 결국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사람들의 ‘마음’과 ‘시각’을 공략해야만 한다. 가만히 기다려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외부 자극이 필요하다. 각종 공익적 홍보물, 안내판, 경고문, 상징 등은 가장 일차적이지만 의외로 사람들의 행동을 촘촘하게 챙겨주는 수단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헬스컴#금연#건강#유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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