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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건강소통이 버전업 되려면[유현재의 Now 헬스컴] 타깃부터 명확히…‘카운터 마케팅’에도 능한 전술 필요
  • 유현재 서강대 교수
  • 승인 2017.05.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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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공공과 관련된 건강소통, 정책홍보 등을 주제로 관련 기관에서 회의할 기회가 있다. 똑같은 홍보 캠페인이지만 크게 보자면 내 가족까지도 포함할 수 있는 국민을 향한 헬스커뮤니케이션을 고민하는 자리이기에 묘한 책임감과 함께 은근한 부담감을 느낀다. 최선의 조언을 하고픈 욕심도 생긴다. 그러나 높아진 책임감과는 별개로 그다지 전략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대국민 헬스커뮤니케이션을 논하는 자리에서 전략적이지 않은 상황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대부분의 건강 커뮤니케이션 관련 회의에서 언급되는 최종 지향점은 바로 ‘인식의 개선’이다. 그것도 ‘전 국민의 인식개선’일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에 의해 설정된 목표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심지어 전혀 전략적으로 보이지 않는 목표와 타깃을 설정하기도 한다.

캠페인 운용 기간, 가용한 예산, 달성되어야 할 목표 수준 등을 감안할 때, 과연 전 국민 단위에서 효과적인 인식 개선이 가시적으로 일어날지 회의적으로 느껴질 때가 매우 많다.

실제 관련 회의에서 이같은 예측을 얘기한 적도 있다. ‘인식개선’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회의에서 ‘인식개선은 어렵다’는 발언은 필자에게나 참석자들에게나 참으로 난감한 발언일 수 있지만, 나름의 책임감에 근거해 판단을 전했다.

모두의 인식개선이 최선인가 

설령 메시지를 제작해 예산 확보 후 가용한 대중매체를 통해 전파시킨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에 넘어야 할 산은 또 많을 수밖에 없다.

일단 넉넉하지 않은 예산으로 우리가 의도하는 헬스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실제 오디언스들에게 온전히 전달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며, 오디언스가 해당 메시지를 접한 다음 진정으로 이해하고 마음을 여는 단계까지 가기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정한 효과의 지속과 함께 마침내 발생하는 인식개선은 그야말로 철저한 전략과 실행이 선결돼야만 가시화 될 수 있다. 물론 수립하는 전략과는 별개로 효과성을 방해하거나 가로막는 소위 ‘경쟁자’에 대한 분석도 철저하게 검토되어야만 한다. 헬스커뮤니케이션 관련 회의에서 자주 간과되는 ‘경쟁상대’, 즉 우리의 소통을 방해하는 다양한 배경적 원인에 대해서도 상세한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뜻이다.

가령 예방 가능한(Preventable) 질병들의 대중화를 막기 위한 식생활 개선, 운동장려 메시지를 활용하는 헬스컴을 기획하고 있을 때, TV에서는 말 그대로 ‘먹방’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개그맨들이 신나게 무한대로 음식을 먹는 모습부터 음식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거나, 맛깔난 집밥을 해먹고 해외까지 나가 많이 먹기를 경쟁하는 등 ‘먹방 대세’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최고 수준의 대중화가 이뤄진 상황이다.

식도락을 자극하는 식생활의 기쁨과 ‘먹음’의 미학을 극도로 강조하는 미디어 콘텐츠로 둘러싸인 환경 속에서 건강 관련 주체가 전하는 식생활 개선 등의 메시지는 웬만해서는 들리지도 않을 것이고, 쉽게 묻혀버릴 가능성도 높다.

정부의 헬스컴 정책도 민간의 마케팅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이런 환경 하에서 대규모 인식개선,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 전 국민의 인식 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는 어쩌면 너무나 공허한 전략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제언을 해본다면 담당자들이 더욱 영악해지고, 더욱 전략적이어야 하며, 소위 ‘카운터 마케팅’(유해 식품·제품 등의 판매 억제 활동)에도 능한 전술을 세워 헤쳐가야 한다. 쉽게 말해 ‘일반 제품을 위한 홍보’가 거치는 과정들을 꼼꼼하게 수행하면 된다.

실제 일반 상품의 홍보노력은 대부분 처절하고 영악하다. 예산의 한계와 성과의 압박 속에서 담당자가 수립한 전략은 현실을 명확하게 파악한 상태에서 뽑아낸 최선의 응축액일 가능성이 높기 마련이다. 목표의 설정부터 ‘인식 개선’보다는 더욱 현실적인 용어를 쓰지 않을까 싶다.

헬스컴도 MPR처럼

건강 관련 사안을 위한 홍보활동, 즉 헬스컴 사안들은 필자의 경험으로 대부분 예산이 상당히 부족하다. 그럴수록 예산과 환경을 적확하게 판단해 최적의 미디어 믹스(mix)를 설정하는 작업이 첫 출발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여타 주체들이 특정 미디어를 활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덜컥 따라 해서도 안 될 것이며, 홍보대사나 어플리케이션이 기본과목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별 다른 검토 없이 밀어붙여도 안 된다. 특정 수단을 향한 무조건적 선호가 아닌, 홍보할 사안과의 연계성 및 목표 부합성 등을 기반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다.

또한 특정 건강 사안이 적용된 메시지를 그나마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실제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프라이머리 타깃(목표)을 도출해서 설정하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나이, 성별, 거주 지역, 수입 수준 등 전통적인 인구통계학적 구분 외에도 가치관, 정부에 대한 반감 수준, 주관적 건강 인식, 정치적 성향 등에 이르기까지 심리 통계학적 변수들 또한 포함시킨 상태에서 타깃을 결정하는 작업까지 고려해야 한다.

너무나 중요한 건강 관련 사안의 대국민 소통, 버전업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현재 서강대 교수  hyunjae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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