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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로 성과의 맥을 짚어라”[인터뷰] 루스 페스타나(Ruth Pestana) 케첨 글로벌 리서치&애널리틱스 디렉터

[더피알=강미혜 기자] 디지털 시대의 필수 역량 중 하나가 바로 데이터 분석이다. 숫자와 통계를 알면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보다 정교해지고 희소성 높은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PR의 최신 동향’을 주제로 최근 열린 한국PR학회 세미나 참석차 글로벌 PR회사 케첨의 리서치&분석 전문가 루스 페스타나(Ruth Pestana) 디렉터가 한국을 방문했다. 행사에 앞서 진행된 <더피알>과의 인터뷰에서 페스타나 디렉터는 “목표 설정에 따라 적은 예산 안에서도 얼마든지 소중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루스 페스타나는...
싱가포르 주재 아태지역 리서치 부문의 리드로서 케첨의 연구, 측정, 분석, 인사이트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케첨 합류 전 인터브랜드 지역 고객 관리 책임자로 3년간 근무했고, 힐앤놀튼 뉴욕에서 10년 이상 전세계 전략 서비스를 맡았다. 커틴대학교에서 인문학 학사를,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수여했다.

KGRA(Ketchum Global Research and Analytics)에 대해 소개해 달라.

정량·정성적 리서치와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 리서치 자문회사다. 기업의 평판관리, 브랜드 가치 제고, 매체 비용 최적화, 커뮤니케이션 ROI(투자대비효과) 측정 등을 한다.

글로벌 PR회사 케첨 산하의 KGRA네트워크는 전 세계적으로 120명의 직원이 있으며, 아시아본부는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다. 통계학자, 애널리스트, 기획전문가, 트렌드 스페셜리스트 등 다양한 배경과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니치 마켓과 산업, 대중 인식에 대한 360도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PR활동(업무)과 어떻게 다른가.

클라이언트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리서치를 수행한다는 점이다. 모회사인 케첨이 글로벌 PR회사인 만큼 일반 PR 역량도 동시에 보유해 독립 리서치 회사 대비 이점이 있다.

리서치나 분석을 진행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예산이다.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산이 넉넉하지 못한 기업들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없는지?

리서치의 좋은 점은 니즈와 예산에 따라 확장시키거나 축소시켜 맞춰갈 수 있다는 점이다. 소규모 리서치 프로젝트에서도 소중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온라인 설문과 분석 도구와 같은 DIY(자체) 리서치는 에이전시 의뢰 결과만큼의 신뢰도를 확보하긴 어려워도 가설이나 캠페인에 대한 데이터를 얻거나 맥을 짚기에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글로벌 리서치나 분석을 진행하면서 주목하는 트렌드가 있다면.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는 통계 소프트웨어에 의한 회귀 분석(regression analysis) 도입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PR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개 변수들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성과측정에 있어선 기존 아웃풋(output·단기 결과) 중심에서 점점 더 아웃컴(outcome·장기 성과) 지향으로 가고 있다. 전통적 AVE(Adver­tising Value Equivalency·광고가치환산)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제는 성과측정 자체가 플래닝의 툴이 되고 있다.

AVE는 구시대 산정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보고와 편의를 위해 여전히 활용하고 있다. PR 성과측정에 있어 글로벌에서 논의되는 진일보한 방식이 있다면 얘기해 달라.

KGRA 대표인 데이비드 로클랜드(David Rockland) 박사는 AMEC(국제 커뮤니케이션 성과측정 및 평가협회) 전 회장으로, 2010년 재임 당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측정을 위한 포괄적 뼈대인 바르셀로나원칙 개발을 주도했다. 33개국 PR전문가 200명이 참여해 만든 바르셀로나 원칙은 목표설정의 중요성과 아웃풋이 아닌 아웃컴 기반의 PR캠페인 성과측정, 정량적 측정을 비롯한 정성적 측정의 유효함, 소셜미디어의 가치 등 포괄적 접근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AVE는 PR의 가치를 측정하지 못하며 미래 활동에 대한 정보를 주지도 못한다. 미디어 면(space)에 대한 비용 측정에 불과할 뿐 PR가치 측정에서는 폐기된 개념이다.

PR은 관계 기반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보니 정량적으로 가치를 매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몇 년 새 세일즈나 마케팅에 직접적으로 도움 되는 PR활동을 요구받고 있다. 결국 단기 비즈니스 성과에 기여하지 못하는 PR은 무용론으로 연결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아웃풋 대신 아웃컴 지향적 PR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웃컴이 비즈니스 성과와는 다르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업·브랜드 관련) 긍정적 뉴스 덕분에 인지도 제고 및 타깃 오디언스의 태도 변화 등 아웃컴이 즉각적으로 나타나 세일즈 확대와 주가 상승 등의 비즈니스 성과로 바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고객 신뢰 축적 또는 회복, 이미지 변화 등의 아웃컴은 장기적인 노력에 의해 서서히 나타나며, 그로 인한 브랜드 가치 상승이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도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PR은 이런 단기적·장기적 아웃컴과 비즈니스 성과를 모두 염두에 두고 이뤄져야 한다.

루스 디렉터는 "성과측정에서 AVE(광고가치환산)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기업평판에 대한 성과측정 역시 일반적으론 정성적 부분이라 생각하는데 이 또한 정량화할 수 있다고 보는가.

물론이다. KGRA 명성관리 업무의 많은 부분에 있어 정량적·정성적 방법이 모두 활용된다. 정량적 설문을 통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브랜드 관련 타깃 오디언스의 의견을 추적하고 측정, 그들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요소를 파악해 평판이나 명성 등을 파악한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해 계량화된 답을 제공할 수 있다.

어떤 이야기 또는 메시지가 명성에 영향을 주며 소비자들의 공감을 사는가? 친밀감 등의 이상적인 주요 행동(desired key behaviour)과 실제 주요 행동(actual key behaviour)에 명성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어떠한 가치와 특성이 인식을 움직이게 하는가? 인지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인가? 업계 주요 인플루언서와의 전략적 관계가 어떻게 브랜드의 명성과 인지도를 높여주는가? 업계 뉴스나 경쟁사 뉴스가 우리기업의 명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등이다. 이런 정보들을 토대로 기업 평판과 관련된 특성을 비즈니스 성과와 명확히 연계해 커뮤니케이션 및 마케팅 전략의 정교화를 꾀할 수 있다.

KGRA 방법론을 활용해 성공적 결과를 얻었던 글로벌 케이스를 언급한다면.

한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관의 소비자 평판을 분석해 전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평판 관리의 과학적 접근법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18개 시장에 걸쳐 1만6000명 이상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정량적인 글로벌 서베이를 설계, 집행했다.

24개 평판 요소(reputation attributes)와 해당 기관 특유의 메시징을 업계 상위 6개 경쟁 기관들의 평판과 핵심 요인과 함께 측정했다. 취합한 자료에 기반해 해당 기관의 평판을 향상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식별하기 위해 전반적 명성 특성과 브랜드 특정 부분을 KGRA 통계모델(예측분석)로 시험했다. 결과적으로 어떤 핵심 행동이 기업(브랜드) 명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 최대 ROI를 달성하려면 어떤 요소들에 집중해야 하는지 권고할 수 있었다.

한국 기업 사례도 있는가.

현재 한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과 특정 이벤트 관련 미디어 측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기밀유지 때문에 기업명이나 진행 중인 업무의 범위는 정확히 밝힐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글로벌 유수의 회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클라이언트 요구에 있어 한국 기업과 비교했을 때 어떤 공통점이 있나. 반대로 차이점은. 

협업했던 한국 클라이언트들은 모두 교육 수준이 매우 높고 지식이 풍부했다. 그들의 목표가 다른 나라와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자신들이 하는 일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했다. 또한 분석이 정확하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 보다 높은 수준의 디테일을 기대하는 것 같다.

리서치는 결국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PR인데 기본적으로 왜 중요한가.

PR전문가가 리서치의 기본을 알아야 리서치 프로젝트 시 파트너로부터 유효한 데이터를 받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잘못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결론은 나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데이터를 어떻게 올바르게 해석하는지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국 PR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 달라.

한국의 현 상황을 봤을 때 지금이 데이터 기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용할 적기이다. 리서치와 측정은 전통 언론(홍보) 활동 측정을 넘어 소셜미디어 활동과 인식, 행동 변화 등을 포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더욱 구체화된 커뮤니케이션 접근이 가능하다. 어떤 성과를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올바른 대화를 나누고 커뮤니케이션 기획 단계에 리서치를 포함시킴으로써 PR활동의 가치가 언론관계 이상의 것임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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