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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無첨가, 리얼 한스푼광고의 환상→진솔한 옷…리얼에 리얼을 더하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사람들이 더 이상 광고를 믿지 않는다. 도무지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가 주는 환상보다는 완벽하지 않아도 내게 일어날 것 같은 리얼함에 더욱 끌린다. 그래서 광고도 좀 더 현실적인 모델과 사실적인 스토리로 진솔한 옷을 입고 있다.

항공사 광고에서는 여행지의 낭만과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줬다. 하지만 TV에서 보았던 낭만 가득한 도시는 내 주머니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이 가득한 ‘범죄물’이었고, 오랜 세월을 견뎌낸 유적지에서는 사람에 치이느라 무얼 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읽은 탓일까. 여행광고도 요즘 세태에 맞게 바뀌었다. 낯섦을 찾아 떠난 그 곳이 누군가에게는 삶이고 터전이라는 점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에어비앤비의 광고는 자신들이 어떤 숙소를 연계해주는 것이 아니라, 네가 살아보고픈 스타일을 고르면 된다고 말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인도의 대표적 여행지 5곳을 800루피 여행, 질문여행, 로컬여행 등 다양한 콘셉트로 소개하고 있다. 현지에서 느낄 수 있는 서로 다른 생각과 느낌을 담아 진짜 여행의 맛을 광고로 풀어낸 것이다.

싱크로율 110% ‘모델이 다했네’

광고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모델도 리얼이 대세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가을 결혼 시즌에 맞춰 지성·이보영 부부를 내세운 광고를 선보였다. 물론 과거에도 실제 부부 스타가 광고에 등장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따끈따끈한 신혼의 배우부부 이야기로 소비자의 공감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데 방점을 둔 것이 차이다.

이니스프리는 헤어제품 모델로 가수 김경호를 발탁했다. 로커의 상징으로 22년간 긴 머리를 유지해 온 그를 ‘헤어마스터’로 칭하고, 각자의 두피와 모발 상태에 맞는 제품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재미있게 전했다.

싱크로율 110%의 광고모델은 또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술집 채용공고에서 직원의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복리후생을 내세워 화제가 됐던 가수 임창정이 알바몬의 새 얼굴이 됐다. 알바생들을 대변했던 광고모델 혜리와 함께 사장님으로 등장한 바 있는 임창정은 이번 광고에서 사장님과 알바생이 서로 지켜야할 매너에 대해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실생활을 광고에 매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반인을 내세워 공감도를 높이는 사례들도 많다. 전략적으로 경험자의 증언이 필요하거나 스타의 화려한 이미지보다는 생활의 공감요소가 더욱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광고들이다.

보건복지부의 금연광고가 대표적이다. 흡연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 실제 구강암에 걸린 50대 사례자의 이야기를 광고에 담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이웃 아저씨가 32년의 흡연으로 구강암에 걸려 혀의 3분의 1을 잃게 됐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이는 흡연자들이 ‘나’의 이야기로 느끼게 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집행돼 상당한 금연효과를 본 ‘흡연 경험자들의 조언(Tips from former smoker)’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LG유플러스는 기술과 공감을 키워드로 일반인 모델을 내세운 광고를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청각장애인 바리스타와 그의 어머니의 진심을 담은 홈IoT 서비스 광고, 버스기사였던 아버지가 오가던 길을 달리며 휴대폰 실시간중계 서비스로 아버지에게 보여주던 영상, 13남매 대가족을 통해 소개한 멤버십 전용 쇼핑몰 U+패밀리샵 등… 주변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낸 광고 스토리는 많은 공감을 샀다. ▷관련기사: 차가운 기술, 웃음·감동으로 따뜻하게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반인 모델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감동 코드가 더해져 ‘그들’이 아닌 ‘우리’의 일상이라 느낀 이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제 기술의 발전을 넘어 기술이 전달할 수 있는 따뜻한 가치를 브랜드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세요

광고의 리얼리티 바람 속에서 백문이 불여일견,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는 대신 실험으로 진짜 성능을 보여주는 영상이 주목을 끌고 있다. 과거 홈쇼핑의 뷰티제품이나 IT블로거 등이 제품 장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색실험을 진행하던 것을 광고에 차용하는 케이스다.

LG전자는 24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한 LG ‘올데이’ 그램의 배터리 성능을 강조한 동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아티스트 5명이 애니메이션 제작에 도전, 약 18시간 동안 이어진 작업과 휴식 시간을 포함 총 24시간 동안 제품이 ‘On’ 상태임을 보여준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그램 15’의 가벼움을 강조하기 위해 종이로 실제 노트북을 재현하거나 역시나 휴대폰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거미줄 위에 떨어트리기도 했다. 또 드럼세탁기 위에서 카드를 높이 쌓아 저진동을 시각적으로 어필했으며, 청소기 흡입력만으로 고층빌딩 등반에 도전하는 등 제품의 특성을 어필할 수 있는 도전기를 꾸준히 그려왔다.

쌤소나이트 역시 가벼우면서도 내구성 강한 신소재를 소비자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했다. 가방을 껌으로 벽에 붙이는가하면, 드릴에도 끄떡없고 중장비가 밟고 지나가도 원상복구되는 복원력 등을 모델 안재홍과 함께 독특하게 연출했다.

뷰티제품에서도 실험은 효과적이다. 커버력을 강조하기 위해 메추리알 위에 화장을 하거나 모공 끼임을 보여주기 위해 오렌지 위에 제품을 바르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XYZ크림’은 보습력을 어필하는 이색실험을 진행했다. 겨울철 난방기구로 인해 건조해지는 피부를 빵과 과일에 비유하고, 빵과 슬라이스 한 과일의 한 쪽면에만 제품을 발라 각각 토스터기와 건조기에 넣어 마르는 정도를 보여줬다. 특히 연출되지 않은 실제 장면임을 강조하며 제품 특성을 효과적으로 이야기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같은 리얼리즘 광고가 대두되는 것에 대해 범상규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리얼리티는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드라마틱한 코드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그 동안은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정형화된 틀에 맞추다보니 활용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범 교수는 “이제는 4대 매체에서 벗어나 소비자에 의한 광고·PR 효과가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기에 그들이 관심을 갖고 확산시키고픈 콘텐츠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매체의 개인화·다변화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쟁 속에서 남보다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과장이 만연했던 정보비대칭 시대의 소비자들은 광고에 현혹되기 쉬웠다”며 “하지만 정보과잉이 된 현재의 고객들은 과장을 뻔하다 여기며 피로해한다”고 달라진 상황을 진단했다. 꾸밈에서 날것으로의 광고 스토리 진화는 소비자 변화에서 기인했다는 설명이다.

퀄리티보다 리얼리티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반인들의 진짜 사용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파워블로거나 전문 리뷰어들의 이야기도 상업적 활동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소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진짜 ‘리얼후기’라는 점이 신뢰도를 더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일반인 리얼 후기를 내세운 페이스북 페이지.

일반인 콘텐츠는 주변 사람들과 정보나 이야기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특히 활발히 유통된다. 페이스북에서 전문가 손길이 아닌 투박한 스타일의 리뷰를 보고, 온라인 카페에서는 광고성 게시물이 아님을 인증하기 위해 구매 영수증이나 온라인 주문 내역을 함께 올리며 실사용 후기를 남기기도 한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여준상 교수는 “요즘의 소비자는 사실에 입각한 본래 모습에 가치를 부여하고 집중하며, 또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선 스스로 검증에 나선다”며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 실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자기공개(Self-disclosure)에 더욱 이끌리고 오히려 차별적으로 보이는 시대가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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