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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 페이지인뎁”…‘조선2보’를 알랴주마
“노잼 페이지인뎁”…‘조선2보’를 알랴주마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6.22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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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한끗차, 온도는 천지차…한층 세진 드립력에 셀프디스도

[더피알=서영길 기자] ‘조선일보 짝퉁 계정인가?’ 

페이스북에서 ‘조선2보’ 페이지를 처음 봤다면 이런 생각을 할 법도 하다. 셀프디스, 병맛 사진, 강한 드립 뿐 아니라 초딩 일기 형식을 빌린 한 컷 만화 등이 그득하기 때문이다. 정체가 궁금해 페메(페이스북 메신저)로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이런 식. 

조선2보 페북지기와의 페메 대화.

정공법으로 취재한 결과, 세상없이 까불까불하는 해당 페이지는 조선일보의 서브 계정이 맞았다. 조선일보와 조선2보의 이름은 한끗 차이지만 운영의 온도는 좀 과장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형님격인 조선일보의 기존 페이지가 막강 드립력을 과시하다 최근엔 다소 점잖아졌다면, 그 틈을 타 아우인 조선2보가 한층 센 포맷을 들고 나왔다. 덕분에 개설된지 4개월여 만에 2만2000여명의 적지 않은 팔로어를 확보했다. 

조선2보 페이지 메인화면.

조선2보는 글의 양식이나 소재 등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언론사에서 운영하는 계정이 아닌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파격노선을 걷는다. 윗선(?)에서도 조선2보의 운영 방침에 딴지를 걸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례로 전원책 변호사가 TV조선에 기자로 입사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그럼 2017년 기수네? 마와리 돌아야지ㅋㅋㅋ 종로라인 가면 되겠네 딱이야”라는 글로 전 변호사에게 선배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을 천명한다. ‘마와리 돈다’는 수습기자들이 관할구역을 모니터링 한다는 기자 세계의 은어다. 물론 선배의 엄청난 ‘갈굼’이 동반된다. 

일보, 2보 페북지기들의 중독성 강한 드립 멘트들을 보는 것도 이 페이지의 재밋거리다. 2보 페북지기 댓글에 일보 페북지기가 나타나 “삐빅! 썩은 드립입니다”라고 꾸짖거나, 2보의 정보 게시물에 일보가 “이런게 있으면 진작 좀 알려주지 이 자식아 아오”라며 또 다른 댓글놀이를 펼친다. 이용자들도 “일보형 나쁘다” “일보, 2보 오늘 당직임?” “역시 갓2보”라며 대화에 참여하곤 한다.

일보와 2보 페북지기는 실제 기자 선후배 사이로, 현재 조선일보 소셜미디어팀에 속해 있다. 특히 조선일보 공식 페북에서 드립신공으로 나름 유명세를 떨쳤던 김주민 기자가 팀장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취재 요청에 “노잼 페이지인뎁” “암튼 시름” “빠잇”의 삼단콤보를 날린 팀원을 대신해 <더피알>과의 페메 인터뷰에 응한 김 팀장은 “조선(일보)의 올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재기발랄한 콘텐츠로 젊은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페이지”라고 소개하며, “경쟁사는 스브스뉴스도 비디오머그도 동그람이도 아닌 유머커뮤니티들이다”고 정체성을 확실히 했다.    

현재 조선2보 계정은 기자와 미디어경영직 사원 등 총 3명이 돌아가며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조선일보에서 <디테일추적>이란 꼭지를 맡아 쓰고 있는 문현웅 기자도 댓글 드립의 단골 손님으로 등장한다. 조선2보에선 ‘미스터 혼모노’로 알려진 문 기자는 일보와 2보 페북지기들과 ‘아무말댓글’로 후킹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유머를 지향한다고 해서 조선2보가 무조건 가벼운 콘텐츠를 다루는 건 아니다. 초등학교 그림일기 포맷을 따온 한 컷 만화가 있는데, 신문사들이 선보이는 시사만평의 페북 버전인 셈이다.

김 팀장은 “그림일기는 조선2보의 대표적 콘텐츠로, 그때그때 이슈가 된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기자 관점을 담아 삐뚤빼뚤한 글씨와 어설픈 그림으로 재치 있게 표현한다”며 “포토샵이 아닌 그림판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역작(?)”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B급스럽게 이름은 달리 했지만 조선2보 역시 조선일보에서 운영하는 페이지이다 보니 보수적 색채를 가진 젊은층이 많이 유입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 ‘일베 집합소’가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어떤 이용자든 조선2보를 찾아와 놀이터 삼는 건 환영하지만, 특정 커뮤니티를 위해 (조선2보가) 존재하진 않는다. 그들을 옹호하거나 선호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일베 집합소로 몰리는 건 억울한 면이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조선일보 페북지기이자 드립신으로 컴백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팀장이 돼 업무를 총괄해야 하다 보니 그럴 여력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조선2보에게 그 계보를 넘길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 어떤 가치보다 이용자 여러분들의 ‘꿀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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