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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롸져댓’ ‘오빠야’ ‘1따봉’…“진짜 조선일보 맞나요?”페이스북 파격 운영하며 젊은층과 소통, 긍·부정 평가 공존

“이거 해킹 당한 거 아냐?”

[더피알=강미혜 기자] 조선일보 페이스북을 본 동료기자의 반응입니다.

그의 오해가 이해될 정도로 최근 조선일보 페이스북 페이지는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쉴 새 없는 ‘드립신공’으로 흔히 생각하는 ‘조선스러움’(?)을 쫙 뺐는데요.

조선일보의 파격은 최근 올라온 몇몇 게시물만 봐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 사진: 조선일보 페이스북 화면+이용자 댓글 캡처


‘햄버거에 홍차를 뿌려서 드셔보세요’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통역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모습과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덧. 
미국 요리문화의 상징인 ‘햄버거’+2006년 11월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전직 요원이 방사능 물질이 든 ‘홍차’를 마시고 목숨을 잃은 사건을 빗댐.

   
▲ 사진: 조선일보 페이스북 화면+댓글 캡처


‘오빠야’

→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이슬람국가(IS) 추정 트위터 계정 900여개를 공개하며 사이버 전쟁을 선포한 소식을 전하며

덧. 영화 <범죄와의 전쟁> 중 “오빠야, 어데서 굴러먹다 왔는지 내가 잘 모르겠는데 이쯤해가 그만두는 게 신상에 좋을 낍니다”는 대사를 차용.

   
▲ 사진: 조선일보 페이스북 화면 캡처


‘대법원 1따봉’

→ 인적이 드문 곳에서 여고생을 껴안으려다 미수에 그친 남성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은 것에 대해

덧. ‘1따봉’이란? 축구선수 박주영이 2014년 6월 18일 한국-러시아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패스를 받아내지 못한 뒤 멋쩍어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린 것을 놓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나돈 ‘0골, 0어시, 0슈팅, 1따봉’이라는 조롱조의 말에서 연유.

   
▲ 사진: 조선일보 페이스북 화면 캡처


‘헤헤 잘 알겠습니다’

→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공동 지도부 구성에 실패하면 ‘사퇴 불사’라는 설(說)이 나돈 것과 관련, “본질을 흐리는 주장만 나온다”고 비판한 안철수 전 공동대표 전화 인터뷰를 단독보도하며

   
▲ 사진: 조선일보 페이스북 화면 캡처


‘Show! 끝은 없는거야’ 

→ 강용석 변호사가 세월호 유족 대리 소송 기사에 달린 악성댓글을 방치한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카카오(옛 다음) 대표를 모욕방조죄로 고소한 사건을 전하며

덧. 90년대를 풍미한 가수 김원준이 1996년에 발표한 노래 ‘쇼(Show)’ 가사 인용.


촌철살인의 ‘간접화법’을 구사하고 있는 가운데 돋보이는 드립력입니다. 이 외에도 ‘진짜 조선일보 맞나’ 생각할 정도의 아슬아슬한 표현들이 많습니다.

단, 인터넷·모바일 문화에 익숙지 않은 이들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함정. (사실 저도 해석하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조선일보 페이스북의 톤앤매너가 달라지기 시작한 건 1~2주 남짓입니다. 정확히는 11월 첫째 주부터 바뀌었다고 하네요. 그 전엔 그야말로 ‘포멀(formal)’과 ‘노멀(normal)’의 운영 스타일을 보여줬습니다. (관련기사: ‘소셜 독자’ 움직이는 기사는 따로 있다)

조선일보는 왜 이같은 급진적 변화를 꾀한 걸까요? <더피알>의 꽤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 하셔서 ‘조페지기’(조선일보 페이스북 운영자를 칭하는 단어로 쓰임)에게 물어봤습니다.

페이스북 톤앤매너를 확 바꾼 이유는.
최근 페이스북 관리 인원의 절반 정도가 바뀌었다. 알다시피 페이스북 이용자는 10대, 20대, 30대가 많다. 뉴스를 딱딱하게만 접근하기보다 젊은 그들 눈높이에 맞춰서 커뮤니케이션하면 친밀도가 높아지고 기사 클릭수도 늘 것이라고 본다.

페북 관리 인원이 몇 명인지 궁금하다. 말투나 구사하는 어휘를 보면 나이대가 20,30대 같다.
1명은 아니다. 정확하게 밝힐 순 없고 복수(複數), 집단이라는 정도만…

좀처럼 보기 힘든 파격 시도인 만큼 조선일보 내부적으로 뚜렷한 목표나 방침을 세워놓았을 것 같은데.
특별한 방침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운영자 한 사람에 전적으로 맡기기보다 합의 하에 (페이스북 멘트를) 내보내고 있다. 가벼운 콘텐츠의 경우 개인 재량으로 하기도 하지만.

페이스북 운영에 있어 뉴스룸과 협의를 거치는 건가.

조선일보 자체가 편집국과 디지털뉴스본부가 같이 있다. 디지털뉴스본부 내에 소셜미디어팀과 디지털편집팀이 있는데 여기서 협의 하에 페이스북을 운영한다. 소셜미디어팀의 경우 편집국(뉴스룸)을 포함한 여러 부서에서 차출된 인력들이 있다. 취재와 편집을 해봤던 사람들이라 여러 의견을 갖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

조선일보스럽지 않은 페이스북을 접하는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떻나.
(운영 방향성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댓글을 보면 조선일보 페이스북 운영자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관심을 보인다. 그들과 댓글로 주거니 받거니 하고, 이용자들끼리도 댓글을 통해 서로 놀고 대화한다. 

정리하면 젊은층과의 소통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조선일보는 ‘유연한 페이스북’을 지향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과 부정의 시선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선 긍정적 평가부터.

디지털 미디어 분야 전문가인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디지털전략팀 차장(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다수의 젊은 이용자들이 (변화에 대해) 저항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선일보의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과론적으로 페이스북 순위 등 정량적 수치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온라인 위기관리 전문가인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컨설턴트

“콘텐츠가 대단히 간결해졌다. 장황한 설명조 대신 핵심 키워드로 심플하게 표현하는 건 요즘 커뮤니케이션 트렌드에 맞다. 페이스북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조선일보가 젊은 이용자 속성이나 SNS 현상에 대해 적응을 마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냈습니다. 취지에 공감한다 하더라도 그 방식이 너무 과도하다는 건데요.

한 마디로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평가입니다. 그래서인지 긍정적 기대효과와 비교해 조금 더 할 말이 많아 보였습니다.  

최진순 차장

“조선일보 페이스북 멘트를 보면 다소 위험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뉴스의 소재, 다뤄지는 내용이 가벼운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맞지 않음에도 무작위로 (드립을) 하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반말로 댓글을 달기도 한다.

국내 일등신문이란 위상에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품위가 떨어져 보이거나 가볍게 비춰질 수 있다. 그런 식의 브랜딩이 (조선일보에)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해외 유력 매체들은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는 과정에서도 자기 브랜드의 권위, 프라이드(pride), 사회적 경중 등을 충분히 인지하고 그에 맞게 톤앤매너를 가져간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우리가 알고 있던 매체 성격과 너무 다른 접근의 (페북)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디지털 세대와의 관계 개선 측면에서 보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언론 신뢰도라는 큰 그림을 놓고 보면 대단히 리스키(risky)하다.”

송동현 대표 컨설턴트

“기사의 논조와 페이스북의 톤앤매너가 완전히 달라 혼란스럽다. 컨셉은 안 보이고 드립에만 의존해 품격이 없어 보인다. 특히 운영자의 댓글 플레이가 과도하다. 페이스북도 조선일보의 공식 채널인데 너무 연성화로 가는 모양새다.

주목도와 유입률은 높아질 수 있겠지만 조선일보 기사 신뢰성에는 도움이 안 되는 듯하다.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았는지? 사람이 하는 일이니 언젠가 실수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엄청난 역풍이 불 수 있다.

무엇보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소통한다고 하면 콘텐츠 자체도 젊은층이 원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지금 스타일은 몸(기사)은 그대로인데 옷(페북 커뮤니케이션)에만 변화를 준 느낌이다. 어색할 수밖에.

더 큰 우려는 1위 신문사의 변화를 그대로 좇아 다른 언론사들도 이런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할까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조선일보 페이스북 운영자는 “신문이 갖는 논조에도 찬반이 있듯 모든 이들을 다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맞춰 가겠다. (변화를) 시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습니다.

젊은 층과의 젊은 소통을 위한 조선일보의 파격 노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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