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만 파는’ 인스타그램 활용법
‘한 우물만 파는’ 인스타그램 활용법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9.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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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장소, 반려동물 등 관심사 따라 부계정 생성

[더피알=이윤주 기자] 요즘 인스타그램에는 한 가지 주제를 파는 덕(질)스러운 이용자가 늘고 있다. 본계정 외에 부계정을 열어 자신의 관심사만을 보관하는 창고로 삼는 것이다. 페이스북 등 다른 SNS와는 다르게 익명 운영이 가능하다는 플랫폼 특성에 기인한다.

(왼쪽부터) ‘버거 프린스 3세(burger_prince_3rd)’, ‘올라올라(olaola_1212)’, ‘따봉개구리(thumsupfrog)’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기업 홍보팀에 근무하는 S씨는 인스타 계정이 4개나 된다. 하나는 자신을 직접 드러내는 오피셜용이고 나머지 3개는 모두 관심사 하나씩을 담는 그릇이다.

우선 ‘버거 프린스 3세’(burger_prince_3rd) 계정이 있다. 평소 햄버거를 좋아하기에 자신이 먹은 햄버거를 인증하기 위한 용도다. 간혹 “개인적으로는 패티가 좀 얇아서 두 장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견해와 별점을 덧붙이기도 한다.

세상에 모든 베스트 계단을 찾는다는 취지의 계정도 있다. ‘올라올라’(olaola_1212)는 ‘루브르박물관 2층으로 가는 계단’, ‘경리단길 어느 구석으로 올라가는 계단’, ‘방콕시민들이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계단’ 등 계단 사진으로만 도배돼 있다.

이밖에도 맛있는 커피를 맛봤을 때, 웹툰이 재밌을 때, 기막힌 음식점을 발견했을 때, 엄지를 치켜 올린 개구리 피규어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는다. 이 계정은 ‘따봉개구리’(thumsupfrog)로 일상생활에서 마음에 든 모든 장소‧사람‧음식 등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S씨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휴대폰에) 사진이 많이 쌓여있다. 인스타가 사진 아카이빙 기능과 공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했다”며 여러 부계정을 운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반려동물의 모습을 모아놓은 '허니부(honey.booooo)'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승무원 J씨는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계정(honey.booooo)을 통해 일상 속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고 있다. 마치 자라온 과정을 사진으로 모아두는 성장앨범과도 같다.

어떻게 보면 귀찮을 수도 있는데 왜 굳이 부계정을 만들어 운영하는 걸까.

J씨는 “내 인스타 계정을 찾는 사람들은 반려동물 사진을 그렇게까지 보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반려동물이라는 주제만 가지고 계정을 새로 팠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겐 피로감을 줄 수도 있는 개인 관심사를 마음 놓고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면서 J씨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부계정은 취향이 비슷한 ‘동류’를 만나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관심사 키워드를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비슷한 사람들끼리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S씨는 “하나의 콘셉트로 계정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며 “팔로어는 적지만 재밌어 하는 분들이 많아 나름의 책임감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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