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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계 인능비’에 관하여
‘홍보계 인능비’에 관하여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8.04.1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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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은퇴 인력의 적재적소 활용, 언론계는 되는데…
홍보와 관련된 일로 노후를 이어가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언론계와 같은 인능비 방안은 없을까?

[더피알=김광태] 지난달 모 언론사 사장과의 점심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다.

은퇴한 선배 기자를 현업에 활용하니 인능비(인건비 대비 능력)가 뛰어나 좋다는 것이다. 기자 생활 30년 이상 경력이니 데스크 거칠 필요 없고, 본인 스스로 알아서 입맛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고, 문제 발생 여지도 사전 예방하고, 무엇보다도 말귀가 통하니 조직의 장으로서는 최소의 인건비로 최고 능력의 부하와 함께 일을 하는 셈이라 했다.

물론 나이든 선배들이라 예의를 갖춰야 하는 점은 다소 불편하지만, 조직 생활 다 거쳐본 이들이라 그 부분도 알아서 배려해 준다고. 선배를 부하로 대해야 하는 마음의 부담만이 유일한 단점이면 단점이라 했다.

은퇴하고 계약직으로 다시 기자 생활을 하는 모 기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환갑 넘은 나이에 이 정도 월급 받으며 일할 수 있는 게 행운이라며 회사에 폐가 안 된다면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30년 이상을 취재 전선에서 뛰다 은퇴한 언론인과 기업에서 30년 이상 홍보 전선에서 뛰다 은퇴한 홍보인은 뭐가 다를까? 가장 차이는 언론계 출신은 ‘재활용’이 가능한 반면, 홍보 출신은 재활용 기회가 막혀있다는 점이다.

먼저 기자를 보자. 일단 은퇴하면 갈 곳이 많다.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 매체에서 근무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리고 현업 시절 관계 설정을 잘 해놓은 경우에는 언론 관련 단체나 위원회, 협회에 취업할 수 있고 기업체 사외이사나 국가에서 지원하는 대학교 3년 교수자리, 정치권 입성도 가능하다. 정년으로 그만두더라도 다니던 언론사 또는 타 매체에서 활동하고, 70세를 넘어서도 꾸준한 기고 활동으로 과거 자신의 모습을 지켜가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은퇴 홍보임원은 마땅히 갈 곳이 없다. PR협회, 광고주협회, PR회사 등을 손꼽아 보지만 규모도 작고 상대적으로 영세해 은퇴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 대학 강의 정도가 있는데 그 역시 현업 시절 학위라도 따 놓아야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창업을 해보려고 해도 돈을 쓰는 데 능하지 벌어본 경험이 많지 않아 사업 수완이 떨어진다. 또 홍보는 기업의 재무, 영업 등 다른 직종과 달리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논외의 기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퇴 홍보인들은 그간 직장생활에서 벌어 놓은 돈을 곶감 빼먹듯이 하며 살아가는 게 대부분이다. 현실을 일찌감치 깨닫고 시니어 시절에 재빨리 창업한 홍보맨들이 오늘의 몇몇 PR회사 오너들이고, 임원을 목표로 꾸준히 달려온 홍보맨들은 전직 임원들로만 남아 있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가 421만명으로 20대 406만명을 추월 했다고 한다. 6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에 홍보와 관련된 일로 노후를 이어가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극소수일 게다. 백세시대를 앞두고 현업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홍보인들이 생각해볼 문제다. 은퇴한 홍보인의 현재가 바로 미래의 자기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언론계처럼 인능비 방안을 제시해 본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현업에서 중요한 홍보 업무는 대언론 관계다. 이 업무의 성패는 언론인에 대한 자산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때 양과 질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은퇴 홍보인이다. 오랜 세월 부대끼며 다져진 스킨십으로 막역한 사이가 됐고 허물없는 소통도 가능하다. 그런 자산을 형성하기까지 회사는 물론 개인으로서도 유무형의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 그럼에도 귀중한 자산이 은퇴와 함께 사장되고 있다. 이 손실을 막고 인능비가 높은 관점에서 활용한다면 쌍방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요즘 후배들을 만나면 반(反)기업 정서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누군가가 목소리를 내줬으면 한다. 은퇴 홍보인들로 구성된 단체나 협회가 아쉽다. 사장돼 가고 있는 그들의 재능에 눈을 돌려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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